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의 ‘당심 쟁탈전’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새 정부 국정과제 실현 등 방향성에 있어 궤를 같이했던 두 후보가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고리로 입장이 갈리면서다.
특히 강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기 17분 전 박 후보가 SNS에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며 ‘명심(明心,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박 후보에 기운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후보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누군가는 꼭 해야 될 말”이라며 “이재명 정부 인사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개적인 사퇴 요구에 앞서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강 전 후보자가 사퇴할지) 전혀 몰랐다”고 일축하면서도 “분명한 건 명심은 국민에게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박 후보는 “지금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며 국민과 정부의 메신저와 같은 ‘여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부각했다.
반면 다수의 갑질 논란과 무단 결강 논란에도 강 전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엄호했던 정 후보는 이날 SNS에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인간 강선우를 위로한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하고, 이번 논란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를 위로한다”고 적기도 했다.
또 “아무리 어려워도 오직 당원, 당심만 믿고 간다”며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원 이기는 정당 없다”며 결집을 호소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민심에 중심을 둔 박 후보와 당심에 중심을 둔 정 후보의 정무적 판단을 놓고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은 이번 일이 전당대회의 변수가 될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에 민감한 국민들은 (박 후보와 이 대통령 사이에 교감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연의 일치라도 해도 박 후보 측에서는 그러한 게 싫지 않을 것이고, 정 후보 측에서는 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후보는 민주당 지도부 등과 함께 이날 가평을 찾아 수해 현장 복구 작업에 집중했다. 정·박 후보는 오는 27일 후보자 2차 토론회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