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양을 물어 죽인다고 소리친 양치기 소년이 있었다. 기겁한 동네 사람들이 달려갔지만 늑대는 보이지 않았다. 소년이 장난으로 그런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뒤 늑대가 나타나 소년이 소리쳤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소년은 양들을 잃고 말았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비슷한 얘기가 서주(西周) 때도 있었다. 유왕(幽王)은 포사(褒似)에 홀려서 왕후와 태자를 폐위시키고 포사를 왕후로, 그녀의 소생인 백복(伯服)을 태자로 삼았다. 포사는 평소에 절대로 웃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유왕은 그녀를 웃게하는 사람에게 금화 천량을 주겠다며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포사의 성미를 잘 아는 괴석보가 적의 침입이 없는데도 거짓 봉화를 올려서 수도 근처의 제후들이 군사를 이끌고 달려오게 한 뒤 사실이 아닌 것을 알고 어이없게 돌아가게 하면 포석이 웃을 것이라고 제의했다. 유왕은 여산의 별국에서 포사와 술을 마시다가 봉화를 올리게 했다. 아닌게 아니라 제후들이 달려 왔지만 왕이 장난삼아 한 것임을 알자 어이없는 표정으로 돌아갔다.
포석은 손뼉까지 치면서 깔깔 웃었다. 유왕은 약속대로 괴석보에게 천량의 상금을 주었다. 얼마 뒤 폐위된 왕후의 아버지가 오랑케 견융족(犬戎族)을 끌어들여 수도를 공격했다. 허를 찔린 수비대가 봉화를 올렸지만 제후들은 달려오지 않았고, 유왕은 오랑케의 칼에 맞아 죽고 말았다.
양치기 소년은 양을 잃었지만 어리석은 유왕은 목숨을 잃었다. 천금을 주고 억지 웃음을 웃게 하였다해서 천금매소(千金買笑)라 했다.
엊그제 동해에서 우리 어선 한척이 월북했다. 해군은 위협 사격까지 하면서 월북을 저지했지만 실패했다. 유왕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우리 안보에 구멍이 뚫린 것만은 분명하다. 밤중도 아닌 대낮에 그것도 포성을 무시한 채 월북했으니, 어이없기는 유왕 때와 같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