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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상권’ 옛말…아파트 단지 상가 공실 확산

기흥·잠원·고덕…수도권 곳곳 공실
"가격 현실화 없인 돌파구 없어"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잇따라 공실에 시달리며 한때 ‘황금 상권’으로 불리던 명성이 무너지고 있다. 고정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 임대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배달앱·온라인 쇼핑 확산, 한정된 업종 구조에 막혀 고전 중이다.

 

28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입주가 진행 중인 용인 기흥구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단지 내 상가는 총 27실 가운데 불이 켜진 점포가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분양 안내문만 붙은 채 비어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분양률은 약 50% 수준”이라며 “연내 완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단지 상가는 올해 초 일괄 매각 과정에서 첫 입찰이 유찰됐고, 기준가를 10% 낮춘 뒤에야 간신히 낙찰자를 찾았다.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 단지 내 학원시설 상가는 다섯 차례 입찰에서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 기준가가 127억 원대에서 75억 원대로 40% 가까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미분양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기도 집합상가 공실률은 5.75%로, 전 분기(5.42%) 대비 상승했다. 임대가격지수도 같은 기간 100.04에서 99.46으로 하락했다. 공실이 늘면서 임대수익률 악화로 직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지 내 상가가 구조적으로 업종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진단한다. 편의점, 학원, 약국, 부동산 등 필수 업종 외에는 높은 임대료와 제한된 고객층을 감당하기 어렵다. 외부 유입이 적어 매출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 소비 습관 변화까지 겹쳤다. 과거 단지 상가에서 외식·쇼핑을 해결하던 수요는 배달앱·온라인 쇼핑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사실상 온라인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업종만 남고 있다”며 “단지 상가는 ‘자영업자 무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사업장은 분양가 인하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광명2구역 재개발 조합의 ‘트리우스 광명’은 3.3㎡당 3000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분양가를 제시했다. 이는 동탄·미사 신도시에서 평당 1억 원대 분양 후 공실 사태가 이어진 점을 의식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아파트 브랜드와 입지에만 의존해 상가 투자를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분양가 현실화, 업종 특화 전략 없이는 공실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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