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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농담] '개인 초지능'과 닫혀버린 오픈소스의 문

 

지난 7월 30일,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보낸 편지에는 “개인 초지능(Personal Superintelligence)”의 비전이 담겼다. 편지에서 저커버그는 초지능 시대가 멀지 않았으며, 그것이 인류 발전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낙관한다. 그는 초지능이 개개인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 건강, 문화의 진보는 개인의 열망이 모였을 때 가능하며, 이 때에 초지능은 그 열망이 창작·경험·소통으로 발현되는 ‘더 큰 주체성의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러하다. 소수가 진보를 계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하이에크가 이야기한 ‘치명적인 자만’에 불과하다. 개인이 자유롭고 호혜적인 교환을 통해 자생적으로 드러내는 창발성 속에서 비로소 진보의 문은 활짝 열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저커버그는 자신이 주장한 ‘활짝 열린’ 주체성의 문을 곧바로 닫아버린다. 그는 초지능이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무엇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무엇을 공개하지 않을지” 메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의 기준과 공개 범위는 “모두의 힘을 북돋우는 초지능을 믿고, 거대한 인프라와 자원, 전문성을 갖추었으며, 수십억 명에게 새로운 기술을 전할 능력이 있”는 메타가 정할 몫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그간 Llama 모델을 오픈소스로 배포해 왔던 메타는 변화를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메타의 AI 모델 폐쇄가 수익화 가속을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모델 Llama4의 미진한 성과와 딥시크 쇼크로 초조해진 메타는 초지능 연구소를 꾸리고 업계 최고의 인재를 모아 초지능 연구소를 꾸리는 등 공공연히 오픈AI를 앞지르겠다는 집착을 드러내고 있다. 오픈소스로 공개했던 Llama 모델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정책 변화 암시는 이러한 메타의 집착을 배경으로 한다.

 

AI 경쟁은 정보 공유지를 점차 축소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독립 개발자들은 대기업이 공개한 오픈소스 모델을 바탕으로 실험과 응용 서비스를 만들어 왔다. 오픈소스 모델이 폐쇄되면 소규모 주체들은 연산 자원과 데이터, 고급 인력을 직접 확보하거나, 유료 모델을 활용해야 한다. 자원이 부족한 국가의 AI 역량은 더욱 제한된다. 이는 기술 혁신의 다양성과 속도를 떨어뜨리고, 초대형 플레이어 중심으로 권력과 자원을 집중시킬 위험이 있다.

 

폐쇄형 AI 모델이 제시하는 불길한 미래는 불행히도 “자국 AI 모델이 있어야 국내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멈춘 폐쇄된 경쟁은 세계 각국과 기업들로 하여금 자체 AI 모델 개발에 나서도록 자극한다. 세계 각국이 전기, 물, 연산 자원, 인력 등 필수 자원을 AI 개발에 쏟는 ‘AI 주권’의 시대가 도래한다. 전지구적 관점에서 이는 거대한 비효율이다. 지구상에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AI 말고도 산적해 있다.

 

개인의 것이라는 초지능의 미래는 어째서인지 소수의 기업과 국가의 손에 달린 듯하다. ‘개인 초지능’의 약속은 유효할까. 혹은 ‘선택적 개방’의 장벽 안에 갇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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