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김위근의 언론 돞아보기] 미디어 바우처 제도 도입을 고려할 때

 

낮은 저널리즘 품질, 지나친 상업화, 정파성이 강한 보도 등 현재 언론매체에 대한 수많은 비판이 존재한다. 이러한 평가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언론매체 자신에게 있다. 언론산업의 어려움이 나태한 저널리즘의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 생존을 위한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부 현상이라는 핑계도 가능하겠으나, 언론매체의 핵심 가치와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면 궁색한 변명이다. 언론매체의 생존과 언론산업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자기반성이 먼저다.

 

사회의 공기 혹은 제4부로서 언론의 존재 이유는 두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현실은 언론산업의 경제적 위기 구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에 민주주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어, 늦지 않게 언론산업 붕괴를 막을 사회적 조치가 필요하다. 공익을 실현하고 수준 높은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언론매체에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현실에 맞는 새로운 언론정책이 개발돼야 한다. 이에 조금이나마 언론산업의 경제적 위기를 감소시키고 언론매체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미디어 바우처(media voucher)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 바우처는 일정한 과정을 거쳐 조성된 재원을 가지고 뉴스 이용자에게 일정 액수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면, 뉴스 이용자는 자신이 판단하기에 좋은 언론사나 좋은 뉴스 기사에 이를 후원하는 제도다. 이는 산업 조직으로서 언론의 정체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디지털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시장 실패 문제를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서 제안됐다. 뉴스 이용자의 후원 형식을 띠고 있지만, 자발적 후원과 달리 다수 뉴스 이용자가 참여하고 재원도 일정 규모로 안정된 것이 특징이다.

 

미디어 바우처 제도를 통한 언론 후원의 근본 목적은 언론사 재정난 해소가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건강하고 신뢰받는 저널리즘 생태계 구축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지급 받은 미디어 바우처로 후원할 만한 언론사나 뉴스 기사를 비교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뉴스 이용자는 저널리즘 품질이나 그 기준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이용자가 어떤 뉴스 기사나 언론사를 신뢰하고 높게 평가하는지 알려지면, 언론사나 언론인은 그러한 보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게 된다. 이로써 언론사나 언론인은 고품질 저널리즘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 제도 제안의 취지 중 하나로 디지털 환경에서 언론사의 광고 수익 모델 붕괴를 들 수 있다. 이는 미디어 바우처가 부분적으로나마 언론사의 광고 수익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 언론사의 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도움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재원 충당이 가능한지 등은 미지수다. 또한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므로 무엇보다 국민의 이해와 동의가 우선이다.

 

미디어 바우처 제도는 고품질 저널리즘을 위한 기존에 없었던 창의적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시행된 사례가 전무하고 여전히 제안 수준에 머물러 있어 더욱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이는 바우처 개념 적용의 타당성 여부, 미디어 바우처 제도의 취지 문제, 플랫폼 환경에 대한 고려 문제 등과 관련된 문제를 포함한다. 그럼에도 사회적 실험으로서 논의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고품질 저널리즘을 위해 작은 아이디어라도 도입이 시급하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