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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소] 뒷담화가 가져온 우울감!

 

직장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한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근무하는 직장에서 나름의 전문성으로 최선을 다해 일한다고 했다. 그러나 늘 들려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뒷담화라 심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다. 직장 내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마주치기만 해도 ‘저 사람도 내 뒷담화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되도록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하며, 점심도 혼자 먹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비단 이 여성이 아니더라도 종종 듣게 된다.

 

영국의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는 소문과 뒷담화가 인류 진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행위에 대한 정보 교환이 필수적이고, 뒷담화는 그 기능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인간의 언어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또한,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 로랑 베규(Laurent Bègue)에 따르면, 성인끼리의 대화 중 약 60%가 그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대화 중 그 자리에 없는 타인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을 건강하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이나 사회의 문제개선이나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이 아닌 우리가 생각하는 뒷담화, ‘남을 헐뜯는 행위. 또는 그러한 말(네이버 국어사전)’로 정의되는 뒷담화는 긍정적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생활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하나의 목적을 향해 일하는 곳이기에 업무상이나 대인 관계에 있어 여러 갈등이 존재할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뒷담화를 개인 차원에서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사회적 행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뒷담화는 화자와 청자 사이에 권력관계와 가치 판단을 포함한다. 따라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 대한 단순한 비난만이 아닌, 집단 내 위치와 관계를 재편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뒷담화가 무성한 조직은 직원 간 신뢰가 무너지고, 심리적 안정감이 저하된다. 더 나아가 조직 내에서 다른 부서와 교류하지 않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인 사일로 효과(Silo Effect)까지 발생할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뒷담화의 당사자에게 크나큰 정신적 피해가 생겨, 우울, 불안, 자존감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잘못된 뒷담화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발전한다.

 

실제로,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와 전북노동조합이 최근 발표한 전북지역 직장인 300명 대상의‘전북지역 직장인 근무환경 진단 온라인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219명)가 직장에서 괴롭힘 발생 위험 요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주변 사람이 당한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요소로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을 퍼트리는 경우(26.3%),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롱하는 행위(23.2%) 등이 조사됐다.

 

뒷담화 근절을 위해 우리 모두 스스로 대화법을 성찰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타인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게 좋다. 또한, 조직 차원에서는 공식적 토론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공식 소통 구조의 강화가 필요하다. 투명하고 개방적인 피드백 채널이 존재할 때, 뒷담화는 자연스레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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