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가 만든 문화적 호감이 식탁으로 옮겨가며 K-푸드가 글로벌 외식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치킨·버거처럼 보편적인 메뉴에 한국식 맛과 문화를 더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현지화를 무기로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최근 몽골과 싱가포르에서 잇따라 프랜차이즈 로드쇼를 열고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는 현지 바이어와의 상담회가 집중적으로 진행됐고, 17일 싱가포르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 프랜차이즈 박람회 참가를 통해 신흥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 경험자의 65.4%가 1년 내 한국 음식을 소비했으며, K-푸드 호감도는 73.4%에 달했다. 콘텐츠로 형성된 친밀감이 곧 외식 수요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해외 1호 매장 ‘미드윌셔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한국 전통미를 가미한 인테리어와 서빙 로봇·협동조리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수제맥주 ‘문베어’를 미국 내 매장에서 처음 선보이며 ‘K-치맥’ 문화를 확산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토종 버거 브랜드의 역공도 눈에 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풀러튼에 1호점을 열었다. 불고기 버거, 비빔 라이스 버거 등 한국식 메뉴를 전면에 내세운 결과, 사전 운영 기간 하루 500명 이상이 몰렸고 오픈 당일에는 새벽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일본 시부야에 진출한 맘스터치는 불고기 버거와 ‘명동 토스트’ 같은 현지 맞춤형 메뉴로 지난해 매출 50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연간 방문객 70만 명을 끌어모으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세계 최대 관광지인 하와이 와이키키에 세 번째 매장을 열었다. 치킨뿐 아니라 크림·치즈 떡볶이 같은 퓨전 메뉴를 함께 내세워 글로벌 관광객을 겨냥했다.
업계는 현지 소비자가 매장에서 “드라마 속에 나온 그 메뉴”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한다. 문화 콘텐츠와 외식 소비가 맞물려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K-푸드의 글로벌 진출을 단순한 외식업 확장을 넘어 K-컬처 전반과 연결된 산업 동력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 전략과 한국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이 결합할 때 K-푸드는 글로벌 외식 시장의 질서를 새롭게 짤 수 있다”며 “한류가 만든 문화적 친밀감이 결국 소비자의 식탁까지 확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