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소액결제 피해 사건 피의자로 체포된 중국 국적 남성 2명이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상선'에 대한 수사에 힘을 쏟고 있다.
24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오는 25일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중국 국적 4대 A씨와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및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중국 국적 40대 B씨를 구속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5일부터 지난 5일까지 새벽 시간 자신의 차량에 펨토셀을 싣고 광명시와 서울시 금천구 등 수도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KT 소액결제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피해가 발생한 지역 모두 A씨의 주거지에서 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지난 22일 기준 경찰 추산 피해자 214명 피해금 1억 3650여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KT가 자체 집계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2명에 피해금 2억 4000여만 원이다.
B씨는 해당 피해액을 현금화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모바일 상품권과 교통카드 등을 여러 차례 교환하면서 백화점 상품권을 취득한 후 현금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해액 중 1000여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국내 환전소를 통해 중국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해당 환전소 업주인 60대 C씨를 불법 자금으로 의심되는 돈을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로 입건했다.
A씨와 B씨는 서로 일면식이 없으며 각자 합법 체류자 신분으로 일용직으로 일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A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5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다. 그는 '상선'으로부터 "사람이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로 가라", "신호가 잘 잡히는 새벽 시간대에 돌아다녀라"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따랐지만 정작 본인은 해당 작업이 무엇인지 파악하진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그는 검거 후 경찰 조사에서 펨토셀 장비 시연을 했으나 작동 빙식 및 원리 등은 모르는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A씨와 B씨를 체포했으며,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거 당시 A씨는 범행에 사용한 펨토셀은 소지하지 않았다. 경찰은 그를 추궁해 그가 사용했던 불법 펨토셀을 평택항에서 발견해 입수했다. 다만 해당 펨토셀을 작동시켜 활용하기 위한 노트북과 범행에 사용한 대포폰은 이미 지난 13일 중국으로 반출됐다.
경찰이 평택항에서 입수한 불법 펨토셀은 박스 2개 내 네트워크 장비가 포함된 총 27개 물품에 같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범행을 지시한 상선을 특정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