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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에 정신 건강 ‘빨간불’ 기댈 곳 없는 현장 경찰관들

지난해 마음동행센터 상담 1인당 3건 진행
접근성 및 상담사 부족…“확충 등 대안 필요”

 

현장 경찰관이 겪는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한 장치가 부족해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일선 경찰관이 심리 상담 및 치료를 받는 데 있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에서 경찰관 대상 심리 상담이 이뤄지는 ‘마음동행센터’가 운영 중이다. 마음동행센터는 경찰관의 직무 스트레스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예방하기 위한 상담 및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음동행센터에서는 2024년 1만 6923명, 3만 8000여 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경찰관 1명이 1년 동안 평균 3건의 상담만 받은 셈으로, 장기적인 심리 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한계는 접근성 문제에서 기인한다. 마음동행센터는 각 지역 경찰청마다 단 1곳뿐이다 보니, 지역 경찰서 일선 경찰관들이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가령 경기남부경찰청의 경우 소속 경찰관 약 1만 8000여 명이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내 단 한 곳의 마음동행센터만 이용할 수 있다. 양평과 여주 등 먼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방문 자체가 쉽지 않다.

 

상담사 인력 역시 36명에 불과하다. 경기남부청은 약 3명의 상담 인력만 배정된 것으로 알려져 심리 상담을 감당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은 2021년 24명, 2022년 21명, 2023년 24명, 지난해 22명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2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근무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처음 목격한 사건·사고 현장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며 “목숨을 잃거나 부상 위험에 놓이는 것도 모자라 끔찍한 현장을 반복적으로 마주하지만 심리 치료를 꾸준히 받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마음동행센터 상담은 2019년 6183건에서 2024년 3만 8000여 건으로 급증했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찰관이 늘고 있는 만큼 센터 확충과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심리학과 교수는 “심리 상담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주 1~2회, 6개월에서 1년 이상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스트레스 고위험 직군인 경찰은 전문적인 장기 치료가 필수적인 만큼 상담 체계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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