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을 접수할 때 내세운 통치 명분은 ‘일국양제(一國兩制)’였다. 바꾸어 말하면 한 지붕 두 가족제도인 셈이지만 살림은 A와 B가 따로 했으니 아무래도 일체감은 덜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려나 통합 직후만 하더라도 중국과 홍콩은 양제(兩制)의 기본인 중국의 사회주의와 홍콩의 민주주의를 당연시 했고, 서로 이해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지붕 두 가족체제가 말처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고, 마침내는 민주주의 실천을 부르짖는 대규모 홍콩 시민시위가 벌어지면서 중국과 홍콩의 밀월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둥젠화(董建華) 홍콩 특구 행정장관이 얼마전 뚜렷한 이유없이 돌연 사퇴한 것도 시위사태와 아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의 현 체제는 입법의원이 홍콩의 대통령격인 행정장관을 간선제로 선출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 입법의원의 과반수는 중국공산당이 뽑고, 나머지를 홍콩 시민이 직접선거로 뽑는다. 결국 행정장관 선출은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저들 입맛에 맞는 인물을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것이다. 홍콩시민들이 ‘홍콩기본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콩에서는 요즈음 이런 정치 불안을 풍자하는 이솝 우화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즉 배고픈 사자는 눈앞에 있는 소를 보고 군침을 흘린다. 그러나 사자는 소의 우람한 뿌리가 겁난다. 사자는 궁리 끝에 꾀를 냈다. “당신의 건장한 모습에는 머리를 숙입니다. 또 당신의 사지(四肢)는 감탄할만합니다. 다만 머리 위에 얹고 있는 무거운 짐(뿌리)을 내려놓으면 얼마나 편안하시 겠습니다. 오늘날과 같이 동물세계가 평화를 누리고 있는 시대에 그런 흉측한 뿌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겁니다.”
소는 사자의 말을 믿고 뿌리를 내려놓았다. 그 순간 소는 사자의 뱃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