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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년차 맞이한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전문 예술단으로서 발돋움할 것"

경기예술인을 소개합니다-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여자친구 예린과 '나의 하늘을 담아' 음원 발매 호응
음악 소풍 '뮤크닉', 자유 지향하는 정체성 선보인 무대

 

“아무래도 4월 10일에 열린 첫 정기연주회였죠. 시간을 할애해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를 응원하러 와주신 관객들의 발걸음이 무엇보다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지난 26일 경기아트센터 리베라 오케스트라 연습실에서 만난 박성호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박모세 악장, 강예혁 첼리스트는 2025년 한 해를 되돌아보며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순간으로 이같이 입을 모았다.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장애인이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전국 최초의 인재 양성형 오케스트라로, 올해 2년 차를 맞았다. 장애 예술을 동정의 시선이 아닌 전문성의 영역으로 확장하며, 도민에게 열린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10일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첫 정기연주회를 열고 도민과 만났다. 창단 이후 처음 선보인 이 무대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오케스트라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가수 여자친구 예린과 협업한 음원 ‘나의 하늘을 담아’를 발매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음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해온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이러한 행보에 담긴 비하인드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인 박성호 지휘자는 예린과의 협업 과정에서 상호 시너지를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지휘자는 “리베라 오케스트라가 출범 초기인 만큼 기성 오케스트라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경우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고민이 있었다”며 “예린 씨의 맑은 음색이 오케스트라의 메인 사운드와 같은 음역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원들과 또래인 예린 씨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연스러운 교류가 젊은 에너지를 더했고, 고음 악기 위주의 편성 속에서도 오케스트라 고유의 색을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박성호 지휘자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젊은 층을 겨냥한 대중음악 프로젝트를 비롯해 동요와 국악 크로스오버 등으로 레퍼토리를 확대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단원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었다. 

 

 

이날 연습실에서 만난 강예혁 첼리스트는 “오케스트라와 아티스트의 협업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 감회가 새로웠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모세 악장 역시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협업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고, 함께 연주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만의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무대로는 ‘뮤크닉’ 공연이 꼽혔다. '뮤크닉'은 무게감 있는 레퍼토리 대신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도내 장애인 가족과 지인들이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박성호 지휘자는 “뮤크닉은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인식을 바꾸는 자리가 아니라, 장애인이 장애인을 위로하는 무대였다”며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관객과 단원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이 리베라가 지향하는 ‘자유’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단원들과 함께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단 한 번만 들어도 오래 기억에 남는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장애 예술단’이라는 틀을 넘어 전문 예술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해가고 있다. 기성 예술단과는 다른 운영과 콘텐츠로 도민과 직접 만나는 문화 플랫폼을 지향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오픈 클래스와 나눔 공연 등을 통해 참여의 문턱을 낮추고, 장애 예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해 나갈 예정이다.

 

박준영 경기아트센터 문화교육팀 주임은 “올해는 초청을 기다리는 방식이었다면, 내년에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문화·복지시설과 특수학교 등 현장과의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16인조 챔버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규모와 장소, 협업 방식에 다양성을 둔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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