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조 추첨이 진행되면서 벌써부터 월드컵 열기로 후끈하다. 축구에 대한 인기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월 북한 17세 이하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하였다. 녹화 중계된 경기에도 거리응원으로 평양이 들썩였고 귀국 후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북한 U-17 여자 대표팀은 결승에서 네덜란드에 3-0 대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는데, 조별리그를 비롯해 16강 전부터 결승까지 7연승하며 ‘전승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2008년 U-17 여자 월드컵 초대 대회 우승팀으로 2016년과 2024년 대회에서도 우승했던 북한은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여자축구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후 북한은 FIFA 랭킹 28위로 북한보다 한 수 아래인 러시아 여자 축구 대표팀을 초청하여 평양에서 공동훈련을 진행하며 친선경기를 가졌다. 축구 외에도 조선중앙통신은 체육성 초청으로 러시아 연해주 17세 이하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북한 대성산체육단 U-17 남자 아이스하키팀과 공동훈련과 친선경기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2024년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이후 러시아와 밀착해 온 북한이 작년 11월 러시아와 ‘체육교류의정서’를 조인하고 스포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의정서 조인 당시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2025년부터 격년으로 러시아와 북한이 번갈아 가며 하계 체육대회를 열자”고 제안하였고, 북한도 찬성했다고 밝혔었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지난 몇 년간 전쟁까지 불사했던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는 차갑게 외면하면서 러시아, 중국과 협력하며 국제사회 정상국가의 길로 걸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남한이 끼어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통일에 대한 무관심은 물론 남북교류도 필요없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북한도 싫다는데 굳이 왜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하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남북 갈등과 단절은 미국 단일패권이 무너지고 다극화 되어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남북한 모두를 주변국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희생양으로 만든다. 이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남한에게 더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는 북한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하다.
그러나 불신의 벽이 높은 ‘적대적 두 국가’ 상황은 그동안 남북을 이어주며 관계 개선에 물꼬가 되었던 스포츠 교류마저도 쉽지 않은 지경이 되었다.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남북의 직접적인 스포츠 교류도 어려울 전망이다. 한때 유소년 축구로 평양을 직접 방문도 했었던 필자로서는 북한과 공동훈련과 친선경기 자리에 우리가 아닌 러시아가 있는 기사를 보게 돼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북한은 2026년에 아시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해 놓고 있다. 어렵게 유치한 이 국제대회를 남북이 현명하게 이용한다면 관계 개선에 중요한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여 교류 재개와 한반도 평화에 물꼬가 트이길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