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사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표적 실학자들의 학문적 연구와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이라고 할만한 실학자들이 여럿 있어서 다행이다.
그 가운데 한 분으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1936)를 들 수 있다. 단재의 실학사상과 연구업적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워낙 내용이 심오한데다 범위가 광범위한 탓도 있지만 범인(凡人)으로서는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단재의 자존심은 유명하다. 그는 평생동안 고개를 수그리고 세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얼굴을 반듯하게 들고 세수를 하다보니 웃도리가 젖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고, 옷이 젖으면 뒷수발을 부인이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는 그 까닭을 신(神) 앞이라면 모를까 세수나 하자고 고개를 숙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니까 그 자존심은 비길데가 없었다.
단재는 ‘20세기 신국민’이라는 논설에서 “신국민의 이상기력(理想氣力)을 분흥(奮興) 하여 국민적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여 실력을 장(長)하며 세계 대세의 풍조를 선응(善應)하여 문명을 확(擴)하면 가히 동아일방(東亞一方)에 건립하여 강국의 기를 과(誇)할지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나라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글이다. 1919년 동경 유학생들이 2.8독립선언을 발표했을 때 이승만과 정한경은 한국의 위임통치 청원서를 미국 월슨 대통령에게 보낸바 있다.
이 때 단재는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 먹었지만 이승만은 우리나라를 찾기도 전에 있지도 않는 나라를 팔아 넘긴 자.”라고 통렬하게 비난한 바 있었다. 단재의 지적이 아니었더라도 이승만의 신탁통치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한 시대의 어른이었던 단재의 고매한 선비정신 앞에 고개가 수그러진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