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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로 私腹 채운 국책연구원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로 대학교수 등 9명이 구속되고, 다른 관련자 11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 사건은 두 가지 면에서 질적으로 나쁘다. 첫째는 해당 연구기관이 다름 아닌 국책연구기관이었다는 사실이다. 국책이란 국가가 세운 정책으로, 한국포장개발연구원은 국가정책 수행을 위해 설립한 정부기관이다. 때문에 이 기관은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고, 종사자 역시 준 공무원 대우를 받을 것이다.
그런데 주요 연구기관이 하라는 연구는 하지 않고 산자부로부터 지원받은 12억원의 연구비를 마치 연구비로 쓴 것처럼 날조해 뒷돈을 챙겼으니 이는 국민과 정부를 기만한 악덕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둘째는 구속된 피의자 가운데 포장개발학 전문가로 알려진 대학 교수와 연구원 말고도 또 다른 대학교수 및 직원 다수가 불구속 입건된 점이다. 연구원은 유형을 불문하고 전문분야에 대한 학술 및 기술을 연구하는 두뇌의 본산으로, 그들의 연구결과 여하에 따라 우리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정부는 막대한 재정 부담을 무릅쓰고 국책연구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그 연구원이 하지도 않은 연구를 한 것처럼 꾸며 연구비를 빼내 사복(私腹)을 채웠다면 연구기관의 명예와 전문학자로서의 권위를 포기한 거나 다를 것이 없다. 특히 연구 대상 업체 모르게 기업체 이름을 도용해 연구비를 타내고, 기업체에 사업비를 타게 도와주고 뇌물을 받은 것 등은 그 방법이 시중잡배들이나 할 수 있는 사기 행각 같아서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9년부터 산자부로부터 400여 차례에 걸쳐 70억원을 지원받아 12억 8천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쯤 되면 연구비 횡령은 바깥에서만 모르고 있을 뿐 안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것도 관행처럼 저질러온 그들만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도 남는다.
경찰은 이번 일을 기회삼아 한국포장개발연구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국의 국책연구원에 대해 일제 조사를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연구원이 썩으면 연구 자체가 썩을 것이고, 마침내는 우리 산업이 몰락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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