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29일 오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체육관에서 거행된 '서해교전 전사자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숨진 아들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18명과 참수리정 승조장병 20여명, 해군 장병 1천여명 등 1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0여분간 진행된 추모식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유족들의 흐느낌이 이어졌다.
특히 장승학 해군2함대사령관이 추도사에서 숨진 장병 6명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자 유족들은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또 헌화에 나서서도 영정을 어루만지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유족들은 추모식이 끝난 뒤 서해교전 전적비로 이동해 전사자들의 얼굴이 새겨진 청동부조를 정성스레 어루만지며 그리움과 아픔을 달랬다.
고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52)씨는 부조상에 얼굴을 가져다댄 채 "후원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울먹였고, 고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도 "엄마 왔는데..말이 없네..엄마왔는데.."라며 연신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64.해군사관 18기.예비역 대위)씨는 "눈감을 때까지 가슴속에 품고 살아야지.."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고, 울음을 쏟다 지친 유족들은 아들이 숨진 서해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했다.
서해교전에서 부상한 이희완 대위도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참석, 당시 북한경비정과 교전했던 참수리정 승선 장병들과 함께 고인들 앞에 경례를 올렸다.
이어 참수리정에 오른 유족들은 아들이 숨졌던 자리에 주저않아 또다시 눈물을 쏟아냈고, 승선장병들도 참수리정 곳곳을 돌아보며 교전 당시 급박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호국의 일념으로 최후의 순간까지 물러서지 않았던 용사 여러분을 국민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 숭고한 희생을 기념하고 명예로 지켜드리는 일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승학 해군2함대사령관은 "꽃다운 청춘을 국가와 해군에 바치고 장렬히 산화한 그대들의 애국정신과 살신성인의 군인정신은 뼛속깊이 각인돼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며 고인들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