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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테러 훈련 분위기...'안전 불감증 여전'

"대테러 훈련이라고요? 그게 뭡니까?"
15일 오후 두 시, 수원역 애경 백화점 앞 광장.
주5일제로 이어지는 주말을 맞이해 복날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이윽고 올해 들어 처음 실시하는 민방공 대피훈련의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한다.
시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어리둥절하다가 대피지시를 내리는 경찰의 지시에 꾸물꾸물 건물과 지하역사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동차와 버스 등의 운전자들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20분을 멈춰 서 있어야 하니 고역이라는 반응이다.
이번 민방위 훈련은 최근 영국런던의 지하철(리버풀역) 연쇄 폭탄 테러와 같은 안보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됐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무관심한 표정이다.
경찰과 안전요원이 지시하니 대부분은 따르지만 '연례행사'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대세다. 중간에는 가는 길이 바쁘다며 종종 걸음으로 광장을 가로지르는 '용감한(?)' 시민도 있다.
훈련 종료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기 직전, 참지못하고 다시 도로 위를 누비기 시작한 차량도 있다.
아스팔트 위에서 20분 정도 멈춰 서 있어야 했던 한 버스기사(54)는 "멈춰 세우니 설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며 "날도 더우니 쉬었다 가라는 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전지하상가의 한 아주머니(48)는 "민방위 훈련이야 연례행사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수원 세무서에 볼 일이 있어 천안에서 올라왔다는 한 여대생(23)은 "빨리 돌아가야 해서 기차표를 예매해 두었는데 황당하다"며 잠시 당황해 하다가 광장을 가로질러 기차역으로 뛰어 가기도 했다.
수원시 정자동 아파트 단지 내도 마찬가지.
사이렌이 울리자 한동안 정적이 흘렀으나 아파트 단지내 분수대에서 10여명의 아이들이 천연덕스럽게 물장난을 쳤다.
한 주민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사이렌이 들리지도 않는다"면서 "그냥 민방위 훈련이 아니라 대테러 훈련이었냐"고 되묻기도 했다.
대테러 훈련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도내 31개 주요 시,군의 공공기관 또한 업무와는 무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지방법원은 하루전인 14일 오전부터 '민방위 훈련에 대한 협조를 부탁한다'는 방송을 내보냈으나 일부 직원들과 시민들은 듣는 둥 마는 둥 걸음을 재촉하거나, 업무를 처리하기에 바빴다.
수원, 안양, 시흥 시청등은 대피령에도 불구, 일부 사무실에서 업무가 많다며 그대로 자리에 앉아 사무를 처리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오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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