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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사, ‘범생이’일까 범상한 인물일까

손학규 경기지사가 언론보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다.
특히 정책이나 도정관련 기사보다는 개인 철학, 측근 인사, 능력 및 자질 검증 등과 관련된 기사에는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경기도지사 자리를 내놓고 대권 쟁취라는 어려운 목표를 선언한 손지사의 정치적 일정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도지사 임기는 10개월 남짓 남았는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중지지도는 하위권에서 떠오를 줄 모르고 있어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 긍정적인 손지사지만 긴장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내년 7월1일 도지사 퇴임이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선거전 혹은 정치권의 대분화가 시작되기 까지 형극의 길을 가야하고 자칫 발을 잘못 내딛으면 나락으로 떨어져 정치인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결연한 대권의지’에서 묻어나기도 한다.
지난 22일 오후 늦은 밤, 손지사 측근들이 긴급 소집됐다.
모 일간지가 대권후보 시리즈로 손지사를 다루며 “물에 물 탄 듯한 ‘왔다 갔다’ 범생이”라고 손지사의 약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기사에서 손지사는 ▲정치적 DNA가 부족하다 ▲대중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약하다 ▲각종 주요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 ▲민주투사에서 보수인사로의 변신이 어색하다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 고 표현됐다.
무엇보다 손지사측을 자극한 것은 “손지사는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사선을 함께 넘을 혈맹이라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는 한나라당 의원 인용기사와 “결단성 부족은 국가를 경영하는 자리에 올랐을 때는 치명적인 약점”는 지적이다.
손지사 측근은 “이같은 표현은 기사를 빌린 인신 공격”이라며 “몇몇 사람은 의도를 가진 기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도 했다”고 ‘음모설’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지사측은 이 기사가 대권후보군(群)에 대한 시리즈기사로 공식 대응할 경우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반론문 요구 등은 미루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손지사측은 “손지사는 ‘범생이’로 상징되는 유약한 인물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손지사는 ‘범생이’가 아니라 대통령이 될 만한 범상한 인물일까?
손지사는 3년간의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면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02년 7월1일 취임이후 세계 86개 첨단기업과 14조원에 이르는 132억9천만 달러를 유치했고 이를 통해 2만6천여 명을 고용하는 등 특정분야에서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 유창한 영어와 언변, 그리고 교수출신 다운 논리력은 경기도의 위상을 높이는데 한몫했고 국내 각 기관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영어마을’이라는 대박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손지사를 공격하는 언론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손지사를 접촉한 도내 인사들은 “무엇인지 2%가 부족하다”는 감(感)을 자주 이야기한다.
도내 기관장 모임을 통해 손지사와 빈번한 접촉을 가졌던 모 인사는 “손지사는 능력과 논리에서 탁월한 사람”이라면서도 “손지사와 몇 번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제는 만나지 않아도 어떤 말을 할지 감이 잡힌다”고 한다.
네모반듯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손지사의 장점이자 상상력과 창조력이 부족한 손지사의 약점이 오버랩되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인사는 ‘대통령 손학규’에 대해 “외치(外治)는 잘 할 것 같은데 정치적 포용력이나 읍참마속하는 결단력 부족으로 내치(內治)에는 어려움을 겪을 듯 하다”고 촌평한다.
무엇보다 손지사와 지근거리에 있는 공무원들은 “또 한명의 경기지사였을 뿐”이라는 말로 손지사를 평가한다.
‘범생이’가 아니라 ‘범상한 손학규’가 되기 위해서는 손지사가 주제별 탐색과 합리적 평가를 받으려 하기보다는 범인(凡人)들의 ‘잘못된 평가’도 의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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