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집 앞동산 나지막한 산길을 걸어 출근을 하면 언제나 수탉이 날씨에 관계없이 그 시간에 목청을 높인다. 그러면 건너편 수탉이 질세라 더 목청을 높인다. 이 산길 냄새는 닭울음과 함께 60년대 초엽 초등학교 시절 겨울방학 때 외갓집에 가면 수탉이 볏단 근처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 때의 시골의 찬 공기 냄새와 같아서 흐뭇하다. 언젠가 도올 김용옥 선생이 닭 찬미를 했다. 지금도 닭 찬미는 변함없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해는 닭의 해다. 2017년에는 제발 조류 인플루엔자만이라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또 죽어간 무수 무명의 조류들의 명복을 빌면서 새해를 맞이하려고 한다. 그동안 우리가 먹어치운 닭과 달걀이 몇 마리이며 몇 개나 될까. 옛날 집 안 마당에서 노란 새끼 병아리들을 몰고 다니며 먹이를 쪼아주던 붉고 노란 어미 씨암탉을 구경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지금의 닭은 대부분 공장에서 출하되다가 인플루엔자 한 번 돌면 생닭까지 포클레인에 의해 무참하게 땅 속에 묻히게 된다. 얼마 전까지 슈퍼에 달걀이 동이 났었다. 최씨 게이트로 민생문제를 예방하지 못한 정부의 탓이 크다. 성탄을 지내면서 베드로 성인이 떠오른다. 예수를 아냐는 질문에 베드로가 비
격랑 속에서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온 나라를 흔들다 못해 수렁에 빠뜨릴 것만 같았던 사건의 연속이라고 해도 세월은 언제나 같은 보폭으로 걷는다. 그런데 올 연말은 다른 때와는 뭔가 다른 것 같다. 언제나 들리던 캐롤도 들리지 않고 설렘 가운데서도 한 해를 돌아보게 하던 교회의 성탄 트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인근 교회도 십자가 등만 쓸쓸하게 어두운 하늘을 지키고 늦은 밤 취객들의 욕설이 섞인 떠들썩한 목소리도 모두가 깊은 침묵 속으로 가라앉고 세상에는 두 여인과 그의 측근들만 남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성탄 트리 대신 촛불에 눈길이 향하고 캐롤이나 송년모임을 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얼어붙은 경기에 움츠러든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대신한다. 병신년, 얼핏 욕설처럼 들리는 그래서 매사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하던 2016년이 이렇게 역사 속으로 묻히고 있다. 스포츠센터 로비에는 조화 벤자민 화분이 진짜보다 더 파릇한 자태로 사시사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매달고 각자의 소망을 하나씩 적어 붙이도록 했다. 처음에는 썰렁하던 나무가 색색의 종이가 달리면서 제법 예쁘게 변해간다. 나도 준비된 여러 가지 모양의 조그만 카
“물로 고문하고 모욕하고 때리고 온갖 심부름과 숙제를 시켰어요. 자살하자고 몇 번이나 결심했는데 그때마다 엄마 아빠가 생각나서 저를 막았어요. 엄마, 저 없이도 행복하게 사세요. 괴롭힘은 끝났지만 가족들을 못 본다는 생각에 벌써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2011년 12월,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대구 중학생 권모군의 유서이다. 학교폭력이 국가적인 문제가 된 계기는 권승민군 자살사건이었다. 권군은 가해자인 같은 반 친구 2명이 보내온 협박성 문자를 하루 평균 50통씩 수개월간 받았다. 새벽에 깨어나서 게임레벨을 올리도록 강요받고 금품을 갈취당하는 등의 피해를 당했다. 권군의 자살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10대의 나이에 친구의 자살을 눈앞에서 목격한 학생들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권군 사건 이후에도 학교폭력은 현재진행형이다. 2011년 12월 대전 모 여고에서 왕따를 당하고 담임교사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보복폭행을 당해 투신한 여고생, 2013년 3월 경산 모 고교에서 갈취 및 폭행으로 투신자살한 최군, 2015년 5월 초등학교 때부터 당해온 왕따와 SNS상의 언어폭력 및 신체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신자
오십대가 된 어느 가을날, 내 마음을 바라보다 문득 세 가지를 깨달았다. 이 세 가지를 깨닫는 순간,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지는가를 알게 되었다. 첫째는, 내가 상상하는 것만큼 세상 사람들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둘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줄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이다. 셋째는, 남을 위한다면서 하는 거의 모든 행위들은 사실 나를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내 가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도 아주 솔직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가족이 있어서 따뜻한 나를 위한 것이고,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우는 것도 결국 외롭게 된 내처지가 슬퍼서 우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기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행복한 것이고 그래야 또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좋은 인연으로 쉽게 즐겁게 살아가자. 혜민 스님이 쓰신 글이다. 결국 자신을 위하고, 자신이 행복할 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기적인 것이 가장 이타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된다. 만약에 남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면, 먼저 나를 사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면 먼저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검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라고도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분노를 넘어 참담함까지 느끼게 하는 비리들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본격 수사도 시작됐다. 특검팀은 1만명의 명단이 들어있는 블랙리스트를 청와대와 문체부 주도로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블랙리스트 작성에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먼저 최순실이 박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자, 박 대통령은 김 전 비서실장에게 해당 구상의 실현을 지시했고 정무수석실이 명단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 명단은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 실무자 등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1차관은 정무수석실에서 수석과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일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 장관을 블랙리스트 작성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특검은 26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LG와 KT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공식화했다. 삼성도 곧 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SK 최태원 회장 역시 이미 탈퇴를 선언해 재벌기업들의 전경련 탈퇴가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LG는 지난주 올해 말로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전경련측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LG와 KT는 내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서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회비 또한 납부치 않을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961년 설립돼 반세기 동안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한국 경제 도약의 상징으로 불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지원했고, 또 정부와 협력해 우리나라 산업화에 기여했다.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총리로 불릴 만큼 그 위세도 막강했지만 최근 몇 년새 회장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만큼 살림살이도 녹록치 않은데다 때로는 정부의 요구에 총대를 메야 하는 등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제 삼성·현대차·SK·LG 등 이른바 4대 그룹과 KT 등이 탈퇴를 통보했거나 탈퇴를 공언해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60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400억원의 회비를 걷어 운영돼온 전경련은 삼성이 가장
수원 음식문화축제와 국제자매도시 초청 음식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갈비·일식 음식축제협의회, 수원시 외식업지부가 28일 축제 수익금 700만 원을 수원사랑장학재단에 전달했다. 이는 수원사랑장학재단을 통해 청소년 인재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사진은 갈비축제협의회 전달식 모습. /수원시 제공
Q: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나요? A:사망 당시 그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가족에게 지급한다. 배우자, 만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자녀, 61세 이상의 부모 등의 순으로 최우선 순위자 대상이다. 유족연금은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분이 사망하거나, 노령연금 수급권자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의 장애연금 수급권자가 사망해 수급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그 유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지급하는 급여입니다. (다만 가입기간 1년 미만인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사망한 경우에 한하며, 가입기간 10년 미만인 가입자였던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가입 중 초진일 또는 가입자 자격상실 후 1년 이내의 초진일로부터 2년 이내에 사망한 경우에 한함) 유족연금은 아래 순위에 의한 최우선 순위자에게 지급됩니다. (법 제73조) 1. 배우자 2. 자녀(만 19세 미만, 장애등급 2급 이상) 3. 부모(만 61세 이상, 장애등급 2급 이상) 4. 손자녀(만 19세 미만, 장애등급 2급 이상) 5. 조부모(만 61세 이상, 장애등급 2급 이상) 따라서 이를 충족하게 되면 유족연
‘설레임’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고 듣는 말이다. 손으로 직접 짜 먹는 아이스크림 이름이기도 하고, 오래전 모 회사 냉장고 지면광고, 그리고 최근에는 자동차 방송광고에 ‘설레임’이란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설레임’이라는 문구는 우리의 마음을 두근두근 콩닥콩닥하게 만든다.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초등학교란 과연 어떤 곳일까?’라는 설레임으로 시작하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힘들었던 고등학교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대학캠퍼스 생활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하게 된다. 또한 미혼인 여성들에게는 결혼에 대한 설레임은 ‘또 다른 삶의 궁금증과 신비의 세계’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설레임의 문구는 올바른 말이 아니다. 설렘이 맞는 말이다. 기본형이 ‘설레이다’가 아니라 ‘설레다’가 맞는 표현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설레다를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로 정의하고 있다. 내 마음이 들뜨는 것은 내 스스로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지 누가 나에게 설레라고 강요해
인천환경원탁회의(의장 최계운)가 지난 12월15일 개최된 인천환경포럼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활동의 복원을 공식화했다. 인천은 수많은 환경문제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지만, 서로 정보를 교류하거나 입장을 조율하지 않음으로써 목적은 하나이나 실행부분에서 이견이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다. 2004년 대규모 개발의 소용돌이 속에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찾기 위한 변화의 길목에 서있던 인천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논리를 정립하기 위해 지역의 환경전문가, 환경단체 활동가 등 환경관련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순수한 민간조직인 ‘인천환경원탁회의’를 결성하게 되었다. 지난 활동의 주요성과로는 원탁회의를 통해서 동양화확 폐석회 적정처리를 위한 올바를 방향검토, 인천광역시 환경조직의 발전방향, 용현천 복개의 문제점, 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대한 문제점 등 지역 환경을 논의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등 충돌하는 가치에 대해 통합적이고 객관적인 방향제시 및 대안을 도출하였다. 또한 내년이면 몽골에 나무를 심은 지 10년이 되는 황사와 폭염의 발원지인 몽골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몽골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하였다. 2008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