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는 전통적으로 술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정서를 가지고 술로 인한 실수라면 웬만한 탈선행위도 쉽게 용서를 받고, 취중에 한 행동에 대해선 관용까지 베풀며 그다지 책임을 묻지 않는 게 보편적으로 만연해 있다. 근간의 쌀쌀해진 날씨와 연말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는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욱 조장하여 의외로 많은 음주운전자들이 단속되곤 한다. 그 저변에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음주문화가 그 한몫을 차지하고 있어 사회적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모든 대소 모임에서는 날이 새도록 취하게 마시는 것이 마치 큰 전투에서의 전과로 여겨지고 ‘어제는 몇차까지 술을 했다’느니 ‘술값만 몇 백이 나왔다’는 게 자랑거리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잘못된 음주문화 때문에 건강을 해침은 물론 인사불성이 되어 길에 누워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음주문화에 편승하여 공공연히 자행되는 음주운전은 마치 사지(死地)를 탈출한 투사의 무용담처럼 ‘어느 곳의 음주단속을 슬기롭게 피해 나왔다’느니, ‘새벽 몇시에 통과하니 경찰이 없었다’느니, 한술 더 떠서 ‘술
해마다 연말이 되면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새해의 시장을 전망하고, 투자자들은 귀 기울여 투자의 판단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삼느라 분주하다. 벌써 주식시장의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코스피지수 전망을 2300~25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업계의 2014년 부동산 경기 전망은 ‘2014년 1분기 정도까지 가격조정을 거치면서 부동산활성화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3~4분기에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할 것으로 짐작된다. 왜냐하면 부동산 관련 업계가 지난 몇 년간 내놓은 주택경기 전망을 보면 ‘내년 상승세 전환’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특히 ‘내년 전반기 저점 통과 후 하반기 가격 상승’이란 내용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이맘때쯤 각 증권사가 증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3년 투자 유망 종목을 추천했지만, 올해 증권사 추천 종목 45%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08년 이후 지속된 거래절벽과 가격하락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책부재도 문제지만 고령화와 저성장경제의
경기도내 공공청소년수련시설의 15%가 위탁기준 부적합 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1개 시·군에서 운영하는 총 82개의 청소년수련시설 가운데 90%인 74개소를 민간단체에서 위탁하고 있다. 이같이 청소년수련시설을 위탁 운영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청소년 육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청소년단체에서 위탁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 위탁시설 부적합한 단체는 문화재단 6개소, 시설관리공단 3개소, 도시공사가 1개소를 위탁해서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남양주 도시공사에서, 시흥·안성·의정부시는 시설관리공단에서, 고양·군포·화성·부천시는 문화재단에서 청소년 수련시설을 위탁해서 운영 중이다. 수련시설은 청소년들의 여가를 위해 꼭 필요하다. 학업활동을 비롯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은 수련활동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청소년수련시설을 만들어 가야한다. 청소년기에는 튼튼하게 신체를 단련하고 미래를 향한 마음을 수양해가는 시기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배운 이론을 시설환경을 이용해 체험적으로 단련시켜가는 일은 매우
‘다제내성 결핵’이란 게 있다. 항결핵제 중 가장 강력한 두 가지 약제, 즉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피신에 치료반응이 없는 결핵이다. 치료반응이 없다는 것은 두 약재에 내성을 가지게 됐다는 것으로, 치료 기간이 최소 18개월로 늘어나게 되며 치료 성공률도 떨어져 치료가 힘들어진다고 한다. 이 같은 다제내성 결핵이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는 부적절한 결핵치료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남한과 북한이 대화를 거의 중지하고 있는 가운데 결핵 퇴치에 힘써온 민간단체인 유진벨재단이 지난 4~5월 북한의 결핵요양소를 둘러보고 왔다. 북한 결핵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결핵약을 지원한 유진벨재단의 인세반 회장은 북한 주민들의 다제내성 결핵이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유진벨재단의 지원만으론 환자의 10%밖에 치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간재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도 적극 도와야 한다는 인 회장의 호소에 공감한다. 이런 실정에서 경기도가 유진벨재단과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사업에 나서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난 2일 유진벨재단과 북한의 다제내성결핵환자 치료사업 후원협약이 체결된 것이다. 경기도는 다제내성 결핵환자
지난해 오래된 친구가 세상을 떠나, 다른 이들보다 일찍 상가(喪家)에 앉아, 쪼그리고 앉아, 둘만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차마 돌도 되지 않은 핏덩이를 남기고 발걸음이 떨어지더냐, 부터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망자(亡者)와의 대화가 좋은 건 내가 끝내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컥컥, 무엇인가 목젖을 계속 쳤다. 여럿이 모여 망자보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열중하는 분위기가 싫었던 터라 다른 문상객이 오기 전 서둘러 자리를 떴다. 돌이켜보면 오래된 화두(話頭)였다, 죽음은. 적확한 삶의 진실인 그 벽을 넘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부처에게 기대기도 했다. 해탈의 달인이었으니. 그런데 그는 내게 답을 주지 않았다. 어차피 불립문자(不立文字)니까. ‘스스로 알아서 가라’가 다였다. 당신은 이미 강을 건넜으므로 너는 스스로 배를 만들어서 넘어오라, 뭐 그런 이야기겠다. 밤이면 죽음의 신이 올까, 두려워 거리를 떠도는 사람이 어디 나 하나 뿐일까. 그렇게 죽음은 생방송이었다. 이순(耳順)이 가까워서야 비로소 알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다가오는 임종(臨終)의 순간을 생방송으로 불립(不立) 아닌 문자(文字)로 중계하는 이가 있어
/허만하 나는 골목길을 택했다. 골목에는 녹슨 양철 처마와 불빛 꺼진 꾸부러진 창과, 팔짱 낀 발자국 소리의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 신의가 있다. 골목 끝에 간신히 그곳만이 환한 가게가 있다. 잠드는 일을 태만이라 믿는 반질반질한 사과 알들이 베개 맡 책갈피처럼 잠들지 않고 있는 심야의 가게. 지워진 어릴 적 기억 속 풍경의 한 단면이 망각의 깊이 밑바닥에서 정다운 오렌지 빛 삼투압을 띄고 조용히 수면 위에 떠오르는 별빛 얼어붙는 겨울 하늘 골목 끝. -- 허만하, 「시의 계절은 겨울이다」, 문예중앙 2013 우리 곁에서 자꾸만 사라지는 골목이 그립다. 꿈속에서도 복기되던 어린 날들의 골목이 사라지고 있는 도시가 퀭하다. 골목마다 끓어 넘치던 따뜻한 밥냄새, 양파조림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서 환하다. 어느 날 걸었던 북창동 좁은 골목길이 기억에 남아 있다. 좁은 길이 구부러지고 구부러져 막다른 골목에 조그맣게 달려있던 가게, 가게 옆 한그루 나무가 깃발처럼 서있던 모습이 오래된 편지에 붙어있는 우표 같이 반가웠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발자국 소리 정겨운, 고만고만하게 마주한 집과 어깨를 나란히 한 집에서 튀어나오는 하루와 마주치기도 하는 좁은 골목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 나는 외갓집이 시골이었던 관계로 방학이면 그곳에서 보낼 때가 많았다. 초등학교시절 어느 겨울방학 때 일이다. 역시 외갓집에 있었던 나는 ‘귀한 새끼’ 왔다는 외할머니의 호의(?)에 힘입어 과일이니 떡이니 연일 맛나게 먹었다. 그러다 어느 날 사단이 났다. 추운날씨에 급히 먹은 음식이 체한 것이다. 배가 아프다는 호소에 외할머니는 약을 찾는 대신 배를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중얼거리셨다. “할미 손은 약손, 할미 손은 약손.” 하지만 차도가 없자 실과 바늘을 가지고 와서 내 엄지손가락을 묶고, 바늘로 손톱 밑을 따셨다. 급한 나머지 민간요법을 동원한 것이다. 얼마나 아팠던지,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누구나 한번쯤 체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갑작스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음식이 목에 걸린 듯한 느낌을 동반하는데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그 증상의 고약함을 잘 모른다. 특히 명치 부위가 결리고 아플 때에는 식은땀까지 흐르며 견디기가 더욱 어렵다. 결국 약 먹고 누워야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는데 한동안 트림이나 메슥거림, 구역질이 지속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 체한 음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