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특히 권력을 향한 삶은 더욱 그렇다. 진퇴현은(進退見隱), 즉 나아가고, 물러나고, 나타나고 숨는 것을 무한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중 하나라도 선택을 잘못하면 패가망신을 할 수도 있고,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일찍이 이를 간파한 공자는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아가고 도가 없으면 은거하라’고 설파 했다. 군자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정확히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어디 쉬운 일인가. ‘오뉴월 겻불도 쬐다 나면 서운하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본심은 원래 이 같다. 아무리 하찮은 것도 옆에 있다 없으면 섭섭하기 마련 이어서다. 그러니 모두가 부러워하는 권한을 쥐고 있다 막상 그것을 내려 놓으려면 얼마나 어렵겠는가. 권력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중심에서 물러나는 일은 더욱 힘들다. 그렇지만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여가가지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서다. 욕심으로 물러날 때를 놓쳐 화를 입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며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 권력을 향해 맹진(猛進)하다 쌓아온 부와 명예를 하루아침에 잃기도 해서다. 결국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이름은 이름대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배창환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큰 꽃은 큰 꽃을 달고 작은 꽃은 늦가을에 죽을 힘 다하여 작은 꽃이라도 피워 올린다 (……) 어떤 이는 돈을 남기고 어떤 이는 남부럽지 않을 자식을 남기지만 또 어떤 이는 가슴에 그늘 깊은 나무를 심고 따뜻한 시를 남기고, 뒷사람이 찾아 밟을 눈길 위에 곧은 발자국을 남긴다 해 뜨면 곧 녹아 사라져 없어질지리도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가난한 이들은 어둔 밤 귀갓길 골목어귀에 낯익은 별무리 찾아 띄워 길을 밝히고 키 작은 담장아래 별살 닿는 자리마다 시간의 긴 터널 건너온 여문 꽃씨를 뿌려 거둔다 -배창환 시집 ‘별들의 고향을 다녀오다’ / 실천문학사·2019 피지 않아도 되는 꽃은 없듯이 가난하기 위하여 사는 인생도 없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한 노래로 풍성하다. 시인의 나라에서는 부요함이 가난함을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의 세상에는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꽃들은 꽃들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새벽을 깨우고 싹을 틔우며 어둑한 골목길 나선다. 햇살 쨍쨍한 낮이라도 사람들은 가난을 벗기 위하여 자신마저 벗는다.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부부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이다. 이것을 잊어버리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그렇다면 부부 사이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동물도 암수가 짝을 맺는다. 하지만 몇몇 동물을 제외한 대부분은 각자 생활하다 짝짓기 시기에만 함께한다.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각자의 생활로 돌아간다. 새끼를 낳고 기르기 위해 상대가 필요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동물에게 결혼이나 배우자라는 단어를 잘 적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동물과 다른 방식으로 배우자와 부부의 삶을 살아간다. 즉, 필요 이상의 무엇인가를 위해 부부의 삶을 선택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사랑은 상호적이고 상대방에게 좋은 것을 바라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함께 생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 따른다면 만약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이런 마음이 아니라면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 여기에서 인간과 동물을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좋은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부부 사이에 존재해야 하는 사랑은 감각과 이성에게 모두 좋은 것이어야 한다. 감각에만
몇 달째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눈을 꼭 감고 천을 세고, 만을 세도 정신은 또렷하다. 심야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며 해묵은 영화들은 본다. 재탕 삼탕 우려내는 영화도 지루하다. 책장을 넘겨보지만 집중은 되지 않고 눈만 아프다. 불을 끄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지만 그럴수록 달아나는 잠,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 벌떡 일어나 길 건너 아파트를 바라본다. 더러 불이 켜진 집도 있지만 고요하다. 저 네모난 상자 안에 사는 사람은 무슨 생각과 무슨 일을 하며 살까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행복에 조건이란 무엇일까 어디까지를 행복이라 말하고 어디서부터 불행이라는 이름이 붙여질까. 마음의 크기는 어디서 정하는 걸까. 넋두리를 쏟아내다 보면 지나던 달이 창문을 넘어와 거실 깊숙이 그림자를 남기고 이럴 때 시계의 초침은 더 요란하다. 그렇게 뒤척이다 새벽녘에 잠이 들고 아침준비 시간에 맞춰놓은 알람이 한참을 울고서야 비몽사몽 일어나 식사준비를 한다. 불면증이 생기기 전에는 머리만 땅에 대면 잠이 오곤 했었다. 잠자리가 바뀌어도 상관없고 심지어 커피 잔을 들고도 졸 때면 복 받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말이 달갑지가 않았다. 잠 안 오면 밤 새워
▲이상범(경기신문 의왕지역 담당 부국장)·이계욱씨 아들 희민군과 고현훈·김혜영씨 딸 미경양= 14일(토) 오전 11시30분, 엠타워컨벤션 6층 파티오볼룸(안양시 만안구 안양로 104) ☎010-9131-9915
2016년 전남 한 섬마을에서 주민 3명이 20대 교사를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도 벌어진 터여서 해당 섬은 한 때 ‘악마의 섬’이란 오명이 붙었다. ‘천사의 섬’ ‘섬들의 고향’ 등 관광명소의 꿈을 꾸던 이 섬은 사건발생 후 여행객이 감소하기도 했다. 2013년 경기도 한 도시 모텔에서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뒤 목을 졸라 죽이고 시신을 끔찍하게 훼손해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역시 ‘00살인사건’이라고 표기해 애꿎은 지역 사람들의 피해가 컸다. 그 옆 도시에서는 중국인 우위엔춘이란 자가 여성을 상대로 치 떨리는 잔혹한 살인범죄를 저질러 국민들을 경악시킨 바 있다. 그런데 경찰은 이 도시명과 동명을 앞에 붙여 수사상황과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도 ‘00시 여성납치 살해사건’, ‘0동 토막 살인 사건’ ‘00 살인마’ 등 지역명을 앞에 붙인 채 기사화해 시민들이 2차 피해를 당했다. 그 도시 시민도 아닌 외국인이 저지른 범죄인데 왜 해당 시민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입어야 하느냐는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당시 이 지역엔 인적이 끊어졌고 부동산 매매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도자재단(재단)에 새로운 선장이 탑승하면서 재단이 한국도자의 세계화를 위한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무늬만 한국도자재단 아니냐”는 일부의 비아냥을 말끔히 씻어내려는 의지가 곳곳에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5~8일까지 서울시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경기도자페어’다. 도자분야의 확장 가능성과 새로운 매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행사는 지난 3년 동안 진행했던 ‘G-세라믹페어’의 ‘한층 높은 판(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와 공모, 판매 행사, 다양한 이벤트 등 풍성한 내용으로 채워져 참가자들로 부터 호응을 받았다. 주제는 ‘공간을 담다’였다. 도자기의 빈공간에 예술혼을 담아 세상에 선보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시프로그램 ▲시·강연 프로그램 ▲경품이벤트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프로그램은 주제전과 테이블웨어 공모전, 글로벌 전략상춤 전시 등으로 마련, 생활공간의 가치를 높였다. 또 시·강연 프로그램은 생활도자와 도자 액세서리, 인테리어 도자소품, 도자 오프제 등 94개 도자 판매관 운영과 도자 명인과 분야별 전문가의 강연 등으로 꾸몄다. 이와함께 2천 명의 관람객들에게 다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