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중심을 흐르는 한내천의 산책로와 5일장 이용객들을 위해 설치된 사장교의 난간이 폭우 속에 작동되지 않아 교량에 대한 시의 관리·점검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9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시는 산책로와 5일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사장교를 설치했다. 시는 기존의 한내천 잠수교가 장마로 유실돼 신규로 사장교를 설치하고 다리 난간을 호우 시 수압에 의해 접었다 펼칠 수 있는 용도로 제작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들의 재난관리 대응 미흡과 관리 등한시로 지난 8일 포천지역에 내린 150㎜의 호우 속에 다리 난간이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안전 사고에 대한 주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호우로 떠내려 온 부유물 및 쓰레기가 다리에 걸려 앞으로 더 많은 비가 올 경우 다리 파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 A씨는 “다리 난간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에도 폭우 속에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시는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로 위험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하천담당자는 “설치한 지 오래돼 이물
한국 유도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27회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두 개를 추가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황예슬(안산시청)은 8일 타트네프트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70㎏급 결승에서 중국의 자오자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준결승까지 올랐으나 메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황예슬은 1년 만에 찾은 국제 종합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서 열린 남자 90㎏급 결승에서는 곽동한(용인대)이 몽골의 잰치브도르 분도르를 상대로 지도승을 거둬 정상에 올랐다. 한국 유도는 전날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조구함에 이어 두 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총 3개의 금메달을 일궈냈다. 황예슬은 “세번째 출전인데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라고 기뻐하며 “서로 열심히 했기 때문에 한국 유도가 벌써 금메달 3개를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 기계 체조에서는 ‘도마의 신’ 양학선(한체대)이 15.525점을 받아 1위로 도마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다. 김희훈(한체대)도 14.725점, 8위로 양학선과 함께 결선에 올랐다.
<서른 즈음에>. 가수 김광석이 1994년 발표한 곡이다. 19년이 흘렀으니 지금은 쉰 언저리가 됐을까. 발표 당시 이 노래를 듣고 공감하며 고뇌했던 젊은이들. 그들도 노랫말처럼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어느덧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고 탄식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인가. 최근 들어 이들과 같은 세대인 중년들의 문화적 욕구가 뜨겁다. 대중음악에서 영화 연극 뮤지컬 도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내재된 문화적 감수성을 폭발시키면서 중년의 힘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중년들의 반란(?)은 작년 초 서서히 일기 시작했다. 영화 예매에서부터 비중을 높이더니 어느새 문화계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고 올해 들어서는 그 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엔 젊은 여성이 주도한다고 알려진 뮤지컬 쪽으로까지 약진했다. 때문에 공연시장의 새 블루오션이라는 별칭도 얻었고, 기획사들은 흥행의 키워드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개최하는 공연마다 그들의 참여도가 30~50%를 넘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내면에서 싹튼 문화적 갈증 거슬러 짚어보면 중년들에게 문화적 욕구의 단초를
경기도 청렴대책반장조선 후기 문신 서유망이 성균관의 으뜸 자리인 태학장의(太學掌議)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임금이 성균관 문묘의 공자 신위에 참배를 할 때 성균관에서의 의례는 태학장의가 책임지도록 정해져 있었다. 이때 선열(先烈)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하마비(下馬碑) 앞에 이르면 모두 타고 가던 말에서 내려 예의를 표해야 했다. 하마비 앞에서 백관이 모두 말에서 내리는데, 어영대장(御營大將)의 말이 빨리 달리는 바람에 고삐를 제어하지 못해 하마비를 뛰어넘어 수십 보 안까지 들어갔다. 이에 서유망이 예에 의해서 그 마부를 잡아 가두니, 어영대장이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하였다. 임금이 이 사실을 듣고 도승지 서유문에게 명하였다. “어영대장이 경솔하기는 했지만 대장이란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는 바 갑자기 길에서 다시 임명할 처지가 아니다. 그러니 네가 달려가서 유망을 타일러 그 마부를 석방하게 하고 어영대장으로 하여금 그대로 봉직(奉職)하게 하라.” 서유문은 서유망과 사종형제(四從兄弟 10촌의 먼 친척) 사이로 임금의 간곡한 뜻을 서유망에게 전하였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법에 따라 행한 일이거늘 어찌해서 다시 그것을 거두란 말
흰죽처럼/김병기 딱딱한 몸이 풀어져 끓는 물에서 팔팔 살아서 그대의 상처 깊은 몸으로 아으, 풀어질 수 있다면 생생한 기억을 가진 지난날을 나를 위하여 추억으로 갖지 않고 그대를 위하여 응어리 하나 없이 으깨어져 착한 영혼이라도 된다면 나 이대로 죽으리라 그대 사는 게 나였거니 나 사는 게 그대였거니 흰죽 한 사발로 그대를 모시리 -김병기 시집 <오랜된 밥상> 시와에세이, 2013 몸뚱어리 으깨어 끓는 물에서 전혀 새로운 모양의 양식(糧食)이 변화되어 병자의 생기를 돕는 것이 흰죽이다.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의 으깨어진 희생으로 산다. 또한 누군가를 위해 으깨어져야만 하는 순환 섭리 속에서 생명으로 이어간다. 우리는 이 시에서 내 몸이 풀어져 하얀 죽이 되어 사랑하는 그에게로 들어가 그의 피가 되고 그의 살이 되고 마침내 그의 눈이 되고 삶이 되는 거룩한 죽음의 순환을 본다. 이기적인 시간들이 하얗게 풀어져 한 점 추억도 없이 응어리도 없이 착한 영혼으로 그에게 갈 수 있다면, 그대 사는 게 곧 나 사는 것이라 기뻐하며 흰죽 한 사발로 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이 시편은 지금 내 시간을 누군가를 위해 풀어줘야 할 시간은 아닌가 자꾸 질문하게
병자(病者)라는데, 시비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게다가 유전병이라는데 더더욱.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만성신부전증과 샤르코-마리-투스(Charcot-Marie-Tooth : CMT) 질환으로 건강이 몹시 위중하다는 소식이다. 신부전증의 심각함은 알겠는데 CMT는 낯설다. 하여, 찾아봤다. 유전성 질환이다. 인간의 염색체에서 일어난 유전자 중복으로 인해 생긴다. ‘손과 발의 말초신경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인해 중복돼 샴페인 병을 거꾸로 세운 것과 같은 모습의 기형을 유발한다’고 위키백과사전은 설명한다. 발생 확률 10만명 당 36명. 희귀성 신경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발과 손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모양이 변형된다. 환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거의 정상에 가까운 가벼운 상태에서부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걷기 힘들거나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심각한 정도까지.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가(三星家)의 유전병으로 알려졌다. ‘신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적용되는구나, 생각하니 무섭다. 각설하고. CJ그룹 측 이 회장의 지병을 공개한 것에 대해 ‘이 회장의 상태가 매우 심
혹시 이번에도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지 않고 살아남을까 우려스러워서 본보 지난 8일자 사설에 이어 다시 문제점을 짚어본다. 우선 초대와 2대 수원시 직선 민선시장을 지낸 고 심재덕 시장의 경우를 소개하겠다. 그는 나중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면서 정당을 선택했지만 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할 때는 무소속이었다. 그의 지론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까지 중앙 정치에 예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정치의 악습이라고 했다. 현재와 같은 이런 정치시스템 하에서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수원시장에 출마, 두 번 당선됐고 한 번은 워낙 거세게 분 여당 바람에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의 무소속 소신은 신선했다. 오랜 지방자치 역사가 있는 일본의 경우 거의 모든 기초자치단체장은 무소속이다. 중앙정치의 폐해 때문이었다. 미국도 대부분의 주요 도시에서 정당 공천을 금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고위 공무원이 모조리 바뀌는 폐해를 막기 위해서다. 유럽은 정당공천이 대세지만 주민인 당원들이 총회에서 지방선거 후보자를 직접 추천하고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우리 정치 풍토와는 많이 다르다. 우리 정치풍토? 민주당의 예를 들어보자. 왜 민주당을 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