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번째 구단을 유치하려는 수원시와 전라북도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절정이다. ‘수원-KT’, ‘전북-부영’으로 짜인 승부는 이르면 오는 11일에 결판난다. 양측의 장단점은 이미 언론을 통해 상세히 알려졌다. 다만 수원시가 10구단을 유치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혹은 가장 절실한 이유가 묻혀 아쉽다. 1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경기도의 거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역사창조를 위해 프로야구팀이 필요하다. 행정구역 단위가 아닌 진정한 경기도의 정체성을 갖기 위해 도민들의 유대의식이 절실하고, 유대감 형성에는 확실한 연고의식이 뿌리내린 프로야구팀만한 게 없다. 한 번이라도 야구장을 찾은 이들은 “같은 팀을 응원한다”는 동류의식이 주는 찐한 감정에 놀라게 된다. 눈인사를 나눈 옆자리 관객이 자신과 같은 팀을 응원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더 이상 좌석이 비좁지 않다. 3~4회 동안 응원할라치면 김밥을 나누고, 음료가 오간다. 5~6회가 지나면 은근히 맥주잔이 건네지고, 오징어를 씹으며 편파적 해설에 의기투합한다. 7~8회가 되면 파도타기응원에 이어 어깨동무를 한 채 목청껏 응원가를 함께한다. 그러다 9회 말, 끝내기 안타로 응원팀이 승리하면 이산가족 상봉과
미역국 끓는 소리 /문성해 방에 누워 부엌에서 미역국 끓는 소리를 듣는다 비릿한 미역줄기들이 커튼처럼 우리 집 창틀에 매달리는 걸 본다 그 속에 미역줄기 같은 머리를 감고 죽은 앵두집 아이도 보인다 그 아이의 심하게 접힌 다리가 이상하게도 펴져 있었다 저수지에 빠져 죽은 그 아이 그곳에선 앉은뱅이 다리가 쉽게 풀리더라고 부러진 의자들도 수초처럼 물결에 흔들리며 서 있다고 그곳에선 모든 것이 펄펄 끓는 춤이더라고 방안에서 듣는 미역국 끓는 소리는 다급하게 누군가 우리 집 지붕을 열려고 들썩거리는 소리 같다 장롱 속 이불들이 들썩거리고 옷장 속 개어진 옷들이 천천히 일어서고 저수지 아래 가라앉은 내 노래가 서서히 비등점을 향해 끓어오를 때 출처-시집 자라/2005년 창비 누군가 세상에 첫 울음 소리를 들여놓은 날을 기억하기 위해 미역국 끓이는 아침. 시인은 기억 속의 ‘저수지’로 걸음을 옮긴다. 그곳에는 어떤 비밀들이 있어서 모든 것을 풀어놓는지…. 아이의 심하게 접힌 다리가 풀리고, 부러진 의자들도 흔들리며 서 있다. 미역국을 끓이는 시인의 방안은 갑자기 들썩거리고 장롱 속의 이불과 옷들이 천천히 일어선다. 오래된 미역줄기처럼
“최악의 시간도 짧다.” 작년 연말에 오랜 친구가 보내 온 박노해의 詩 ‘동그란 길로 가다’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누구도 산 정상에 오래 머물 수 없듯이 골짜기에도 오래 있을 수 없으며, 괴롭다고 너무 좌절하지도 말고 좋다고 너무 기뻐하지도 말 것이며, 인생이란 동그란 길로 돌아나가듯이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듯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시인은 위로하고 있다. 연말연시에 누구나 한번쯤 음미해 볼 만한 詩라고 생각했다. 성장률 올라가도 체감경기 비슷 2013년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눈도 많이 내리고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가는 매서운 추위를 선보이고 있다. 춥다보니 올 겨울이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처럼 길고 추운 겨울도 곧 지나갈 것이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고 했던 시인의 말처럼 곧 따스한 봄이 오고 화사한 봄꽃들이 선보일 것이다. 2013년 우리 경제는 이처럼 추운 겨울의 꼭대기에 서 있는 것과 같고, 깊고 어두운 골짜기에 내려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은 마치 어두운 터널 속에서 빛이 보이지 않고 어디가 끝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되지만, 그렇게 절망하
유한양행은 ‘제10회 유일한상’ 수상자로 박해심(사진) 아주의대 알레르기 내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박 교수는 알레르기 분야에서 진료와 연구 역량을 겸비한 전문의로, 수많은 외래환자를 진료하며 쌓은 임상·연구로 국내 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일한상은 유한양행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됐다. 한편, 시상식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지난 연말 수원문화재단에서 올해의 수원문화예술인으로 화가이자 문학가인 나혜석(羅蕙錫·1896~1948)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아버지 나기정이 친일파라며 인물선정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였다. 더 나아가 나혜석이 당시에 혁신적이고 여성사적으로 선구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사회에 기여한 점이나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다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수원 하면 화성(華城) 등 조선 정조시대의 문화가 중심’이라는 시각의 편협함이었다. 수원은 화성만이 있는 곳이 아니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고 의미 있는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근현대사의 인물을 선정하는 것을 ‘뜬금없는 일’로 치부하는 것은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원은 경기남부의 중심지로서 오랜 역사와 인물을 자랑하고 있다. 수원은 200년 전 정조 때 축성한 화성만으로 특정될 수 없는 도시다. 그때가 가장 빛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후에도 한국을 빛낸 숱한 인물들의 땅이기도 하다. 그들에 대한 평가의 오호를 떠나서 수원을 빛냈던 사람들이 많다. 음악의 홍난파와 미술의 나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저지르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고등학생이 10명 중 4명이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최근 초·중·고교생 2천명씩을 대상으로 윤리의식을 조사한 결과, 이 질문에 초등학생은 12%, 중학생은 28%, 고등학생은 44%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기서 심각성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즉 교육을 받을수록 그 비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정직지수’를 산출한 결과, 초등학생 85점, 중학생 75점, 고등학생 67점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윤리의식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의 물건을 주워서 내가 가져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초등학생 36%, 중학생 51%, 고등학생 62%였고, ‘시험성적을 부모님께 속여도 괜찮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초등학생 5%, 중학생 24%, 고등학생 35%로 갈수록 많아졌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성적만 좋으면 된다는 식으로 경쟁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도덕 및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이러한 현상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죄의식 없이 이루어지는 학생들 간 폭력이나 왕따, 사이버상의 악성 댓글,
강추위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2월 31일, 수원여성회가 10여 년간 운영해 오던 화서희망지역아동센터의 마지막 송년회가 있었다. 목소리가 예쁜 두 친구의 사회로 플루트 연주와 오카리나, 합창을 부모님과 선생님들 앞에서 맘껏 뽐내며 시끌벅적한 송년회를 했다. 수원여성회는 1999년 IMF시기에 방과 후 아동보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무료공부방을 운영하였다. 방과후 지역아동센터는 경제적 여건이 어렵고 여러 이유로 방과 후에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지원하는 곳으로, 수원시에 40여 개소가 있다. 아동보호시설 중 지역아동센터의 여건이 가장 열악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도 남음이 있다. 지원금으로는 교사의 처우개선비와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이는 교사의 이직률을 높이는 등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지원을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아동센터는 공적 활동 영역임에도 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하여 주민자치센터 등 공적공간을 활용할 수 없어 공간 마련과 유지에 대한 재정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것은 정부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아이들은 센터에서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키우며 밝게 성장하고 있다. 화서희망지역아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대로 4대강 개발을 넘어 ‘한반도 대운하’가 건설됐으면 어떻게 됐을까? 거기에 대한 해답이 경인아라뱃길에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인천 서구 오류동~서울 강서구 개화동을 잇는 운하다. 길이 18km(주운수로), 수심 6.3m로 최대 4천500t의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조성됐다. 이 뱃길을 조성하면서 인천터미널(244만㎡)과 김포터미널(187만㎡)에 컨테이너 부두 및 물류단지가 조성됐다. 뿐만 아니라 서해와 한강에 갑문까지도 설치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개통한 경인아라뱃길의 물동량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개통일인 지난해 5월25일부터 연말까지 아라뱃길에는 총 29척의 화물선이 217차례 운항했다. 개통 7개월여 동안의 물동량은 컨테이너 1만4천TEU이고 일반 화물은 8만8천t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당초 예상했던 개통 첫해 물동량과 비교해 컨테이너는 7.9%, 일반 화물은 17.4%에 불과한 물량이다. 여객 수송 실적도 부진하다. 이 기간 동안 이곳을 운행하는 여객·유람선 3척을 이용한 승객은 총 12만5천명이었다. KDI는 30만명으로
경희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 시흥시 보건소장과 식품안전과장 등을 역임. 2006년 보건소장 당시 전염병관리사업 전국평가대회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