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지 1년여 만인 1998년 오늘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정-재계 6차 간담회가 열려 5대 그룹 구조조정 추진 합의문이 발표됐다.이 합의에 따라 5대 그룹은 2000년까지 주력업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계열사 수를 절반 수준인 130개 안팎으로 줄이고, 비주력 계열사나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20조 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함경북도 우리고향 아득한 마을 행준네 넓은 콩밭머리에 이 아침 장끼가 내렸는가 보아라 칙칙거리기만 하고 아직 못가는 기차 해는 노루골 너머에서 몇 자쯤 떴는가 보아다오 -시집 『느릅나무에게』, 2005년, 창 작년 구월 하순 김규동 시인의 부고를 접했다. 함북 중산에서 월남하여 일평생 민족통일을 애타게 노래하다 육신이 아니라, 영혼으로 고향에 드신 김규동 시인은 말년의 시집 ‘느릅나무에게’에서 모든 힘을 다 빼고 오직 자신의 고향을 애틋하게 노래하셨다. 1923년 태어나 청년기에 서울로 오신 선생님은 60여 년 단 하루도 당신의 고향과 어머니를 놓친 적이 없으시다. 그가 민족시인으로 불린 것은 그가 우리의 모국어로 우리가 하나임을 끊임없이 노래했기 때문이리라. 구순을 앞두고 당신의 눈앞에 아른거렸던 고향마을, 그 콩밭, 노루골. 아, 이 얼마나 비탄하고 답답한 그리움인가? 도대체 한 혈육이 하나로 만나야 되는 일 말고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통일, 통일, 칙칙거리기만 하고 아직도 못가는 기차, 누가 이 노시인의 그리움에 철조망을 치고 한 서린 죽음을 방치했는가, 이제 산자가 대
나혜석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 서양화가’라고 불린다. 또 시와 소설을 발표한 문인이자 여권운동가로 봉건주의 사회에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인간적인 권리가 있음을 주장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투옥되기도 했다. 그의 일생은 파란만장했다. 선구자적인 삶을 살았지만 불륜과 이혼 등 사회의 비난을 자초하며 말년에 비극적인 행보를 보이다가 행려병자로 일생을 마감했다. 지금도 나혜석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로 나뉜다. ‘뛰어난 예술가로서의 삶’에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부정한 여성’으로 보는 시각도 엄연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성이라는 것이다. 나혜석이 태어난 수원시에서는 나혜석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문화는 곧 재화(財貨)가 되는 현실에서 나혜석은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인계동에는 나혜석거리가 있고, 여기서는 연중 각종 축제가 벌어진다. 나혜석 미술대전이란 전국적인 여성미술공모전도 매년 열린다. 행궁동에 있는 레지던스(창작마을) 건물 벽면에는 1천42명의 시민들이 만든 타일을 붙인 대형 나혜석 자화상도 있다. 행궁동레지던스를 중심으로 이 동네 일원에서는 매년 예술제
대형마트의 영업과 출점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 합의로 지난 15일 국회 지식경제위에서 통과됐으나, 영업제한시간에 대한 새누리당의 문제 제기로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발목이 잡혔다. 개정안 원안에는 영업제한시간이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로 돼 있으나, 새누리당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로 조정하자고 주장했다. 돌연 입장을 바꾼 이유로 맞벌이 부부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을 들었다. 여야 간 이견이 더는 좁혀지지 않자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은 모두 퇴장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민주화 1호 민생법안’으로 불리는 유통법 개정안은 막다른 위기에 몰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영세상권 보호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지만, 영세상인과 대형마트 간의 이해가 날카롭게 맞서면서 그 성안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극심한 진통 끝에 지경위에서 여야가 가까스로 합의한 것이 의무휴업일을 ‘매월 1일 이상 3일 이내’로, 영업제한시간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로 한다는 안이었다. 하지만, 그 경우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대형마트들과 관련 납품업체들이 집단으
우리는 살아가면서 삶의 화두를 성장위주에 놓고 경제 발전을 거쳐 오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하면 된다’는 논리에 빠지며 인생의 성공을 꿈꿔왔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하면 된다’고 가르쳐온 우리의 위정자들이 이 시대를 대표하고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 슬픈 과거를 우리는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그러니 ‘무엇이 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통령, 판사, 검사, 의사 등 권력 지향적인 직업이 우선이요, 남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모습이 아니라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는 성공 모델을 중시하며 꿈을 키워왔다.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 교양을 쌓고, 철학적인 인생의 교훈을 얻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꿈꾸는 것이 사치로만 여겨졌던 시대에 우리들은 내몰려 있었다. 주변을 보지 못하고, 아니 보려고도 하지 않은 채 오직 나를 중심으로, 나만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달려온 지난 과거의 행적과 목표들은 고스란히 후손들에게까지 전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생이 세상사는 게 힘들
▲김선정(경기도교육청 기획예산담당관실 주무관)씨 별세·박은희(수원교육청 예산팀장)씨 남편상 = 5일 오전 7시, 수원시연화장, 발인 7일 오전 ☎(031)218-6500 삼가 명복을 빕니다
잠시만 참으면 세상이 평화롭다(忍一時風平浪靜)는 내용과 같은 말로 장자에 있다. 사기에는 한 걸음 물러서면 두 걸음 전진할 수 있다(一步後退 二步前進)는 말도 있다. 잠시만 참으면 바람이 가라앉고 파도가 고요해진다. 한 걸음 물러서면 바다가 더 넓어지고 하늘은 더 높아진다. 바닷가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바다는 그만큼 더 넓어지고 하늘은 그만큼 더 광활해지는 것처럼 양보했을 때 여지는 더 많아지는 것을 말한다. 조금만 참으면 심기가 화평하다(忍三分心平氣和)는 말도 여기에 부합한다. 채근담에 처세를 함에 있어 한 걸음 양보함을 높게 여긴다 했다.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은 곧 한 걸음 나아가는 기초가 되며, 남을 대접함에 있어 한결 너그럽게 하는 것이 자기에게 복이 되거니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은 실제로 자신을 이롭게 하는 기본이 된다(處世讓一步爲高退步則進步的張本 待人寬一分是福利人實利己的根基)고 하였다. 무조건 참고 무조건 양보하는 그런 식의 의미가 아니다. 항상 신중하고, 신중한 후에 결정하는 마음 자세를 가지라는 거다. 내가 양보하면 남도 양보하려는 마음을 끌어내기 위한, 그래서 겸손하고 사양할 줄 아는 사회를 그려보는 것이 과연 지나치다 할 것인가. 모든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는 24일, 수원역 앞을 지나는 행인들은 희한한 장면을 목격하게 될 전망이다. 오후 6시가 되면 흰색 옷을 입은 청년들과 빨간색 옷을 입은 처녀들이 양쪽에서 합류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솔로대첩’으로 명명된 미혼 남녀들의 공개미팅 행사다. 지난달 3일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님연시)’라는 네티즌이 장난처럼 올린 “솔로 형·누나·동생분들, 크리스마스 때 대규모 미팅 한 번 할까”라는 문자로 촉발됐다.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 어제 현재 참가의사를 밝힌 네티즌이 3만5천 명을 넘어섰다. 행사지역도 ‘님연시’가 제시한 서울 여의도 외 수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지로 확대됐다. 참가방법은 남성은 흰색 계통, 여성은 빨간색 계통의 옷을 입고 양편에 대기했다가 오후 6시 신호가 울리면 양쪽에서 쏟아져 나와 마음에 드는 이성의 손을 잡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 만남을 이어가면 된다. 짝이 없는 청춘남녀들이 외로움을 해소할 좋은 기회다. 이런 남녀들의 해방구는 고래부터 있어왔다. 부여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영고’라는 제천의식을 행했다. 중국 사서에도 “온 나라 백성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후 며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