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화면이 9일 공개됐다. 경찰이 사고 직후 회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복원한 30분 분량의 화면은 앞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희뿌연 연기 형태의 불산이 탱크로리 밖으로 새어 나오는 장면이다. 안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준다. 구미의 불산가스 누출사고와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통합당 김민기 의원은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감에서 현장 출동 경찰들이 사고 상황에서 부실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현장 출동 경찰들이 피해 상황이나 기타 징후에 대해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면서 “가스가 폭발했다면 동물들이 죽거나 이상 반응을 보이는지 등에 대해 보고해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으로 사고 발생 12일 만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결정은 지난 주말 현지에서 벌인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묻지마 범죄’가 확산되고 예측하기 어려운 범죄가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더욱 크다.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가 1만9천489건으로 지난해 대비 1천233건(6.7%)이나 증가했다. 폭력범죄도 31만1천944건으로 1만9천456건 늘었다. ‘묻지마 범죄’의 공통점은 사회적응 능력과 분노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흥분 상태에서 약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 난입해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두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묻지마 범죄의 근본적인 예방과 대책은 무엇일까? 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 등 거시적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프랑스는 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5년만에 윤리를 부활시키고 있다. 한국도 어린아이 때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인권·법치는 물론 인성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환경·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패자가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며, 사회 공동체가 더불어 사는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이성정부를 전제 조건으로 감성정책도 함께 펼쳐야 한다. ‘묻지마 범죄&rs
케네디(JFK) 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으로 미국 국민들뿐 아니라 전 세계민에게 기억되고 있다. 케네디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2년여에 불과했지만 소련과의 미사일 갈등, 쿠바침공 등 많은 정치 현안을 처리했는데 역사가들에 의해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미국 평화봉사단’의 창설이다. 미국 개척시대 광야로 향했던 개척자들의 정신으로 다시금 무장한 ‘뉴 프로티어(New Frontier)’들이 평화봉사단의 깃발을 들고 지구촌 곳곳으로 흩어져 인류를 위한 고귀한 봉사에 들어갔다. 1961년 설립돼 현재까지 20만명이 넘는 봉사단원들이 140여개 국가에서 활동 중이다. 이는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며 후진국들로부터 제국주의 혹은 신(新)식민주의로 낙인찍힌 미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누구도 그 정신과 헌신에는 이의를 달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세계에 자랑할 젊은 파이어니어(Pioneer)들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 소속의 젊은 봉사단원들이 그들이다. KOICA는 개발도상국에 한국정부가 개발원조를 제공하는 전담기관이다. 지난 1991년 창설돼 개발도상국의 인재
지난주 토요일 새벽 1시쯤 지하철역 맞은편 유흥가 골목길, 이곳은 여느 주말과 같이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의 천국이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술취한 조직폭력배가 일면식도 없는 또래 젊은이 2명이 째려봤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에 있던 우산대로 목부위를 찔러 긴급 출동한 형사들에게 현장에서 체포됐다. 요즘 들어 이런 사건을 묻지마 범죄라며 척결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수도권 유흥가 골목길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골목조폭 사건은 범인을 검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 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치안의 현주소를 숫자로 보면 경찰관 1명이 인구 501명을 담당하며, 범죄 신고가 몰리는 주말 야간의 폭주 시간대에는 1∼2분에 1건씩의 신고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언제든지 범죄가 도사리고 있는 이런 골목을 안전하게 유지하자며, 골목조폭과의 전쟁을 벌인지 3개월이 됐다. 경기경찰은 그동안 3천명의 골목조폭을 검거해 생존위험에 몰린 영세상인, 노점상 등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이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힘겨운 삶의 고갯길을 함께 가자며 치안현장을 누비는 경찰관의 어
선거와 관련된 돈의 수수(收受)선의의 부조금이라고?‘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드디어 긴장감 속에 길게 끌어온 곽노현 전 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판결이 한국교총과 뜻 있는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선고됨을 보고 환영의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양심과 법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해 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우리 대한민국은 법이 살아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삼권분립의 민주주의의 장점을 신뢰하게 됐다. 그 와중에도 곽 전 교육감은 사후매수죄(事後買收罪)는 위헌(違憲)이라고 항변했지만 그럴 때마다 법리(法理)를 모르는 국민들까지도 모이면 ‘세상에 저런 사람이 다 있을까’ 혀를 차기도 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선거와 관련된 돈의 수수(收受)인데, 그것을 선의의 부조금(扶助金)이라고 하고 하나님도 이런 자기를 칭찬할 것이라 했으니 이는 국민들과 학부모들을 우롱한 격이며 정직을 가르쳐야 할 교육수장(敎育首長)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까 걱정이다. 불의(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393개 기업을 대상으로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10개의 기업 중 8~9개 기업이 군 가산점 제도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시 군필자를 선호하는 기업은 90.6%였고, 선호 이유로는 ‘책임감이 뛰어날 것 같아서’(57%,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는 국민들의 제대군인에 대한 인식도와도 관련이 있으며 많은 부분 제대군인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제대군인에 대한 취업여건이 매우 미약한 편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전역한 중·장기복무 제대군인 2만9천 여 명에 대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취업현황을 조사한 결과, 재취업해 재직 중인 제대군인이 55.9%로 선진 외국의 제대군인 재취업률 90%에 비해 낮은 편이다. 아직도 제대군인이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장기복무를 마친 제대군인의 경우는 한창 일할 나이에도 취업을 못한 채 방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벽지·오지에서의 근무와 함께 빈번한 이동으로 자녀 교육, 내 집 마련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고, 유사시에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지난 4일부터 시작된 19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나흘째 계속됐다. 소관 상임위별로 진행된 올해 국감은 대선후보 검증과 증인채택 등을 둘러싸고 거친 공방과 함께 일부 파행을 빚는 등 초반부터 여야간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남경필(새.수원병), 김진표(민.수원정), 원유철(새.평택갑), 이우현(새.용인갑), 전해철(민. 안산 상록갑), 김민기(민.용인을), 윤관석(민.인천 남동을)의원과 최근 광명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손인춘(새.비례대표)의원.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에는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 비가 오고 …… 아득한 선로 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역처럼 내가 있다. 나를 스쳐가는 바람에게 묻는다. 바람아, 지금 너는 어디서 오는 거니? 무엇을 만나고 오는 거니? 바람아, 지금 너는 또 어디로 가는 거니? 찾을 무엇이 거기 있는 거니? 문득 시간은 급행열차처럼 지나가고 곁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푸른 불 시그널처럼 눈을 떴다 감으면 아,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생의 선로에 홀로 자그만 역처럼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부재 속에 고독한 존재의 쓸쓸한 초상을 본다. /이윤훈 시인 / 한성기
‘가을 크다. 가을은 올 시간보다 가버린 시간이 더 크다’ 이글은 고은 시인의 ‘회상’이라는 시 가운데 일부분이다. 지금 수원시청 정문 버스정류장 옆 담장에 가로 4.4m 세로 2m 크기의 판에 큼직한 글씨로 써 있다. 이 시가 있는 판은 이름해 ‘희망글판’이다. 수원시는 지난 8일 오전 염태영 시장, 노영관 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희망글판’ 제막행사를 가졌다. ‘뭐, 그저 시 한줄 써놓았구나’라고 지나치는 시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게 뭔가?’하며 유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그런 장면이 보기에 참 좋다. 이 ‘글판’은 ‘광화문글판’이 원조격이다. 20여년 전인 1991년 1월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외환 위기 후 희망과 위안의 메시지를 담은 시 구절을 소개하기 시작해 시민들 마음 깊숙이 뿌리 내렸다. 시의성 있고 정감 어린 글귀로 우리 사회에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제 광화문글판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서울의 문화 아이콘으로 정착됐다. 교보생명은 이 글판을 현재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에도 강남 교보타워, 천안 연수원(계성원), 대전, 부산, 광주, 제주 등 7개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