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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정방폭포 인근에 낯선 이름의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서복전시관’이라 붙여진 현판으로 미뤄 서복이라는 인물을 조명한 전시관임이 분명한데, 서복은 고대 중국인이다.

알려진 대로 중국 최초로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의 나머지 꿈은 불로불사(不老不死)였다. 천하에 부러울 것이 없고, 더 이상 성취할 것이 없는 시황제였지만, 죽음만은 피할 수 없는 게 못내 아쉬웠다. 시황제는 영생을 보장하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천하 각지와 외국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보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 무렵 시황제 앞에 도(道)에 정통한 방사(方士)임을 내세운 서복이 나타났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서불(徐市: ‘서불’로 읽는다)로 불리기도 하는 서복(徐福)은 시황제에게 “바다 건너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洲)의 삼신산(三神山)에는 신선이 사는데, 동남동녀를 데리고 가서 모셔오고자 한다”고 상주한다. 이를 크게 반긴 시황제는 60척의 배에 동남동녀 3천명을 비롯, 5천명이 넘는 장인들을 태워 보냈는데 서복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 개념상 사기를 당한 것이다. 또 당시 선단의 규모가 그 정도였다면 한반도 혹은 일본 등 어느 곳에 정착해서 소규모 부족국가 건립도 가능했으리라 추측된다.

어쨌든 그런 서복이 제주도를 다녀간 흔적이 있다. ‘파한집’, ‘해동제국기’ 등 우리 문헌은 정방폭포의 암벽에 새겨진 서불과지(徐市過之: 서불이 이곳을 지나가다)가 증거라고 주장한다. 또 서귀포(西歸浦)라는 명칭도 서복과 관련 있다고 하니 그럴싸하다. ‘지봉유설’과 ‘동국여지승람’에는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의 삼신산에는 불로초가 있어 그것을 먹으면 영생불사한다”며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서 영주산은 한라산을 가리킨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구진이 진시황의 꿈을 이룰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KAIST와 충남대 공동연구팀이 노화를 억제할 신물질을 발견했다. 라파초, 단삼 등 식물에 고농축된 천연화합물인 ‘베타-라파촌’을 이용하면 노화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역시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미 노화된 생쥐들에게 ‘베타-라파촌’을 먹인 결과, 3개월 후 이들의 운동기능과 뇌기능이 모두 향상됐다. 따라서 ‘베타-라파촌’이 소식(小食)이나 별다른 운동 없이 노화억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 신물질은 암, 치매,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큰 효험이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이라는 진시황의 꿈이 우리 손에 잡힐 듯하다./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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