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들 /정호 생은 지우개도 없는 문장이다 도돌이표도 없고 누가 대신 필사해 줄 수도 없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써내려가지만 뜻대로 써지지도 않는 불립문자다 오로지 각자의 호흡에 따라 단문으로 짧게 끊거나 길게 이어지기도 하는 만연체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문엔 표절금지도 없지만 복사본 하나 나온 적 없는 생기체다 이순 넘어 되돌아보는 내 문장 되짚을수록 부끄러운데 누구에게 일독을 권하랴 그래도 마지막 구절 하나는 깔끔하게 마무리 하겠다고 한두 자씩 끄적거리며 오늘의 여백을 메꾸고 있는 이 흐릿한 글씨체를 온몸으로 밀고 간다 시 쓰기 자체를 성찰하는 메타시이다. 시인은 “생은 지우개도 없는 문장”이라고 상징적으로 정의한 뒤 “불립문자”, “만연체” 등에 비유하다가 급기야는 “생기체”라는 멋진 조어를 만들어냈다. 시인은 시 쓰기가 “되짚을수록 부끄럽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마지막 구절 하나는 깔끔하게 마무리 하겠다”며 결의를 보이기도 한다. “흐릿한 글씨체를 온몸으로 밀고”가는 노력이 시인 자신의 존재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난 10월 22일, 광교신도시 내 6천824㎡ 부지에 1천344억8천만 원을 들여 4만㎡ 규모(지하 4층, 지상 5층) 대표도서관을 건립하는 안건을 예산 낭비와 규모의 적절성 등을 문제 삼아 심의를 보류했다. 도서관 시설이 4만㎡이면 서울의 국립중앙도서관보다 큰 규모다. 그런데 왜 의회에서 재심의를 집행부에 요구하는 일이 일어났을까. 아마 그것은 대표도서관의 실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실제로 선진 외국의 광역자치단체 공공도서관을 보면 대부분 100년 이상 오랜 기간 자료를 축적하면서 운영해 왔다. 그렇게 되면 기존 도서관 시설의 한계가 오고, 새로운 도서관을 건립해야 하는 명분이 생긴다. 인구 9백만 규모의 일본 오사카부(府)의 경우도 1996년에 면적 30,770㎡ 규모의 중앙도서관을 건립하였다. 그 시기 새로운 도서관을 건립한 것은 이미 1904년부터 축적된 부립도서관 자료가 120만 규모가 넘어 대형 보존서고가 필요하였고, 동시에 부립도서관 기능 강화 목적도 있었다. 또 최근 중국 상해 푸둥 지역에 건립하는 새로운 상해신도서관도 시설면적이 10만㎡가 넘는 초대형 도서관이지만 장서가 5천만 권이나 되어 건립의 타당함을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우리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에서 넘어 온 것들이 주를 이루지만 우리나라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심각하다. 주로 화력발전소, 공장이나 경유트럭이, 버스 등 중·대형 차량 등에서 발생한다. 모두 미세먼지 저감이 시급한 1순위 대상이다. 이에 경기도와 도내 몇몇 지방정부들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전기버스 도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에서는 김포시 선진운수가 최초로 전기버스 25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어 수원여객이 100대, 성남시내버스가 20대를 신청했다. 특히 수원시는 전기버스 시범도시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지속가능한 도시교통을 위한 전기자동차 도입 활성화’ 주제 발표를 통해 “수원시는 2022년까지 친환경 전기버스를 1천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기버스 도입은 시내버스 운송사업자들도 찬성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18일 경기도내 인허가 시내버스운송사업자 62개 업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면서 전기버스 도입의사를 질문한 결과 전체 업체의 83.8%인 52개 업체가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에 3기 신도시가 건설된다. 남양주 신도시는 1천134만㎡로 분당(1천964만㎡)·일산(1천574만㎡)보다는 작지만 평촌(511만㎡)·산본(420만㎡)보다는 배 이상 크다. 하남 신도시(649만㎡)는 위례신도시(677만㎡)와 맞먹는 크기고, 계양 신도시(335만㎡)는 하남 신도시의 절반 정도다. 남양주 6만6천 가구, 하남 3만2천 가구, 계양 1만7천 가구 등 3곳 신도시에서만 11만5천 가구가 공급된다. 중규모(155만㎡)로 개발되는 과천에도 7천 가구가 건설된다. 이들 4곳은 서울 경계로부터의 거리가 2㎞에 불과해 10㎞인 2기 신도시와 비교하면 서울 접근성이 좋다. 또 서울 등에 장기 미집행 유휴지나 군부지 등을 활용한 중소 규모 택지 37곳이 조성된다. 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및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서울과 인접한 곳에 신도시를 건설하면 서울 집값 안정에 분명히 도움을 줄 것이다. 신도시 외에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자리(5만3천㎡),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7천㎡) 등에도 비교적 큰 규모의 택지가 공급돼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 집값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요즘 광주시에서는 ‘시정혁신기획위원회’가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신동헌 광주시장이 지난 10월 민선 7기 시정과제 및 주요시책에 대한 심의·자문을 위해 출범시킨 ‘광주시정혁신기획위’는 교통·문화·교육 등 4개 분과 1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민선7기 출범 당시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민간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신 시장이 최근 초월·오포·퇴촌·직동·곤지암 등에 건립돼 운영중이거나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물류단지로 인해 광주시의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으로 ‘광주시정혁신기획위’를 통해 ‘물류단지TF’를 구성, 이러한 난제들을 알아보고 투명하게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광주시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광주시정혁신기획위원회’에서 ‘물류단지조사 및 대책TF’를 만들어 광주시 전체 물류단지에 대한 인허가 과정의 적정성 조사, 물류단지 난립 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며 활동에 나섰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이들
말은 많은데 진실한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고 웅변은 화려한데 설득력이 없고 토론은 많은데 명쾌한 해답이 없고 약속은 많은데 신뢰성을 찾기 힘들고 지도자는 많은데 좋은 지도자를 찾기 힘든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복잡하고 짧은 시간에 거쳐 다변화하는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현실에서 자신의 모습과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수직, 수평적 관계 가운데 서로에 대한 신뢰와 어울림을 통해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서로의 도움 속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 그리고 가치를 실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관계의 근본이라는 신뢰와 도움이 상부상조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지기보다 힘의 균형에 따라 형성 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 중에는 ‘권력, 돈, 그리고 자리’라는 것이 있다. 첫째 권력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 된 힘’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권력이 주어지는 절차와 방식이 본인 혼자의 노력과 절대적 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절차를 거쳐
지푸라기41 /박덕은 풀씨는 남이나 북이나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단다, 애야. 첩첩 산중 절벽 위에서도 보란 듯이 야무지게 뿌리내릴 수 있단다, 애야. 먹구름 안개구름 아래서도 무서워하지 않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단다, 애야. 애야, 금기(禁基)선에 갇혀 있는 애야,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애야. 두려움에 억눌려 있는 애야. ‘풀씨’가 되어보지 않으렴. ‘풀씨’가 되면 ‘남이나 북이나/가리지 않고 자유롭게/드나들 수 있단다.’/무서워하지 않고 당당히/살아갈 수 있단다.’ 박덕은 시인은 시대의 한계선에 갇힌 주체의 심리를 퇴행의 현상으로 감지하고, 분단의 현실에 놓인 민중을 어린아이로 호명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김춘수의 시 ‘꽃’처럼, 시인의 눈짓하나로 지푸라기는 의미있는 존재성을 획득한다. 그가 지푸라기를 보았을 때 시인의 세계도 또한 변화성을 갖는다. 이 둘은 서로를 상승하는 사랑의 존재가 된다. 시인의 시선(視線)으로 지푸라기는 민중을 대신하게 되고, 지푸라기의 발견됨(見)으로 시인은 시대를 껴안는 존재가 된다. 그는 11번째 연작시집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