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흰나비 애벌레 /문정영 고치벌은 배추흰나비 애벌레의 몸에 알을 낳아 기른다. 애벌레들은 애벌레의 몸속을 갉아먹으며 자란다. 고치벌 애벌레들이 몸을 뚫고 나올 때까지 배추흰나비의 애벌레는 날아가는 몽상을 한다. 내 숨을 먹고 자란 별빛들아, 너희들은 날아 또 다른 몸에 수태할 때까지 너희들은 내가 기른 목숨이다. 내 속이 까맣게 타고 뱃가죽이 딱딱해져도 내가 날아야 할 한 평의 배추밭마저 너희들에게 나누어주마. 아프리카 수단 4만 명의 유괴된 아이들아, 내 몸속에 너희들의 계절이 푸르게 남아 있구나. - 문정영 시집 ‘그만큼’ 우리의 생명은 언제부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왜 여기 이 자리에 와서 왜 또 가야만 하는 것일까. 신의 섭리인가. 수십억 년 전 유전자의 이기적 행태인가. 아무리 따져 물어도 우리는 우리 생명의 근원을 알 길이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우리의 생명에 대하여 애원과 절망을 섞어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 기쁨과 서러움을 섞어, 우리의 목숨을 내어주며 별빛을 기를 수밖에 없다는 것. 속을 태우면서, 유괴된 아이들과 가난한 친구들과 남루한 인류에게 한 평의 마음밭이나마 내어줄 수밖에 없다는 것.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이란 게 있다. ‘이그’는 ‘있을 것 같지 않은 진짜(Improbable Genuine)’의 약자다. 현실적 쓸모에 상관없이 발상의 전환을 돕는 이색적인 연구에 수여하는 상이다. 미국 하버드대 유머과학잡지에서 과학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해 1991년 제정한 일종의 ‘패러디 노벨상’이다. 알려진 바로는 노벨상의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친척 이그나시우스(Ignatius) 노벨의 유산으로 이 상을 창립했다고 한다. 매년 노벨상 발표 한 달 전쯤 수상자를 발표 하는데 부문은 평화·생물학·의학·수학·경제 등 10개다. 수상자들은 트로피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짐바브웨 달러’로 10만 달러(미국돈 40센트의 가치)를 상금으로 받는다. 반면 시상식 참가비는 각자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일부 과학계에서 과학을 희화화한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진짜 노벨상 수상자들이 기꺼이 논문 심사와 시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반인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지난 9월14일 “커피 든 잔을 들고 뒤로 걸을 때 컵 속의 액체 슬로싱(sloshing·용기의 진동에 따라 액체가 떨리는 현상)을 연구한 한국인 한지원씨가 ‘이그노벨 유체
헌법 개정에 관한 주제를 다루려니 좀 무겁다는 느낌도 들지만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이번 기회에 꼭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일이므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본다. 이 분야에 있어 가장 관심이 많고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국회에선 한법 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정할 헌법의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책자 형태로 파일을 만들어 공개하였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주요 의제에 대한 개정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나름대로 방침을 확정한 부분도 있다. 그동안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와 이를 막기 위한 권력구조의 개편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와 같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헌 내용은 대통령에게 집중된 각종 권한을 어떻게 분산시킬 것인지, 국회 구조도 바꾸어 지역 대표를 고려한 양당제를 도입할 것인지, 지방분권을 어느 정도 선까지 조정할 것인지,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을 누가 어떤 검증 과정을 통해 선임할 것인지 등등이다. 나는 일반 국민들이 이와 같은 국회의 개정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국회에서 각 지방을 순회하며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토론회를 열고 있을 때
보면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손자를 보며 아내는 연실 싱글벙글 한다. 지난 토요일에는 가족 나들이를 유명산으로 갔다. 요즘 젊은 엄마 아빠들이 주로 쓰는 띠를 이용해 손자를 앞으로 안 듯이 업고 두 시간 정도를 산책을 했다. 처음으로 오랜 시간 손자를 품에 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아들놈은 잘못한 것이 많아도 장가를 가면 모두 용서된다는 이야기는 결혼이 늦어 걱정을 하다가 각자의 살림을 하는 자식에게 이거 저거 챙겨주며 하는 재미에서 아내가 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런 말도 슬쩍 한 적이 있다. 아니 딸도 아니고 아들 며느리를 뭘 그렇게 챙겨 주냐고 딸이 친정에 와서 바라바리 챙겨간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이리 챙겨주는 것은, 여기까지 말하다 며느리에게 시집에 온 것이 아니라 친정에 온 것 같다 했더니 네 하며 웃는다. 보기 좋은 현상이다. 시 자만 들어가도 싫다며 시집에서 주는 것은 돈 빼놓고는 모두 싫다는 며느리들도 많다는데 이거 주세요 저거 주세요, 하는 것은 보기만 해도 좋다. 늙은 총각이 넘쳐나는 시골에서 살겠다고 하는 큰 놈, 장가 못 보낼까봐 걱정이 많이 되어 며느리 감 추천을 해도 인연이 안 되고 하여 부모로서 보통 걱정
최근 정치권에서 ‘청렴’이라는 단어가 화제다. 이 ‘청렴’이라는 말이 각 정부 부처로, 이어 우리 경찰 조직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탐욕이 없는 것’이다. 그 뜻을 음미해보면 ‘청렴’이야말로 나랏일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덕목이 아닐까. 오늘날 대부분의 경찰공무원들은 각자 맡은 위치에서 친절·공정하게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그릇된 행동으로 우리 조직 전체를 오염시키는 몇몇의 내부의 적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렴에 대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청렴은 곧 친절’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잃어버린 애완견을 찾아주거나, 치매노인을 안전하게 귀가 시킬 때 경찰관이 베푼 친절은 국민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고마움으로 다가갔다는 것이 경험상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경찰관으로 제복을 입고 근무하면서 우리가 맞이하는 사람은 수없이 많지만, 국민들이 평생 살아
1994년 미국 뉴욕에서는 검사출신 ‘루돌프 줄리아니’가 시장 자리에 앉는다. 그 당시 뉴욕의 범죄율은 악명이 높아 과연 새 시장이 이를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시장으로 부임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지하철의 낙서를 지우는 일이었다. 시민들은 낙서를 지우는 것이 범죄율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비난했지만, 수년이 걸려 낙서를 지운 후 뉴욕시의 범죄율은 80%가 급감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낙서를 지우는 것이 범죄율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를 뒷받침해주는 이론이 있다. 바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이 이론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범죄가 발생했을 때 처벌하지 않으면 더 큰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낙서를 지우는 것은 이 이론을 환경개선의 방법으로 적용한 것인데 이 것을 셉티드(CPTED) 범죄예방 환경설계라고 한다. 셉티드의 방법을 통해 사람들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지게 되고 잠재적 범죄자들은 범죄 억제 심리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인천연수경찰서에서는 안심주차장을 지정해 CCTV의 설치를 늘리고 LED등을 설치함으로써 조도를 개선하고 있다. 특히 심야 시간대에 여성들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것을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구구조 변화를 살펴보는 것인데 우리 사회의 가장 특징적인 변화는 고령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2025년이 되면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게 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화 속도는 빨라지는데 기업에서의 퇴직연령은 오히려 낮아져 최근에는 평균 51세라고 한다. 특히 우려스러운 사실은 베이비 부머 세대(55년~63년 출생)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약 700만명으로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퇴직을 하고도 계속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모님을 봉양하고 취업 못한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낀 세대로 정작 자신의 노후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중년의 생계형 취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중년의 고용의 질은 다른 세대에 비해서 현저하게 열악한 상황이다. 자영업, 비정규직, 단순노무직의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것은 재취업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자영업을 선택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정규직
한국등잔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능원리에 있는 한국등잔박물관엔 우리 조상들의 밤을 밝히면서 크고 작은 사연을 간직한 등잔, 촛대, 서등, 제등 등 다양한 전통 등기구가 전시돼 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의 독특한 시설물 가운데 하나인 공심돈을 옮겨온 듯한 형상의 박물관은 모두 3층인데 지상 1층과 2층은 주 전시실, 3층은 특별전시실이다. 이 박물관은 지난 1997년 문을 열었다. 의사이자 사진작가로서 수원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른이었던 수원 출신 고 김동휘 선생(1918-2011)은 사비를 들여 평생 옛 등기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던 수원의 보구산부인과 병원 2층에 등잔 전시장을 설치했다. 선생의 등잔수집 소문이 널리 퍼져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1968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두 차례 공동특별전을 개최했으며 1971년에는 등잔으로만 단독으로 당시 수원여성회관에서 전시회를 했다. 1991년 가을 롯데월드에서 소장품전을 열었는데 인기가 높아 전시기간을 두 달이나 연장했을 정도였다. 앞에서 선생을 ‘수원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른’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수원문화원 기초를 다지고 수원예총, 그
정부가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발맞춰 전국 4년제 국공립대가 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금을 폐지하고 이번 수시모집부터 전형료도 인하하기로 했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지난달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제3회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 협의회는 전국 50여 개 4년제 국공립대 가운데 고등교육법을 바탕으로 설립된 41개 학교 총장들이 구성한 협의체로 경북대·부산대·서울대·전남대·충북대 등 지역 주요 국립대(거점국립대) 10곳, 군산대·금오공대·부경대를 비롯한 지역 중소 국립대 19곳, 교육대학교 10곳 등이 참여하고 있다.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지난 8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입학금 폐지는 시기상조”라며 “대학 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입학금을 폐지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의 사립대 입학금 사용용도를 분석한 것을 보면 이같은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나타내준다. 사립대학 입학금 가운데 입학관련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은 14%뿐이라는 것이다. 일부 대학은 100만 원에 육박하는 입학금을 받으면서 일반 운영비로 43.9%, 홍보비로 22.5%를 사용했다고 한다. 잇속 챙기기에만 골몰
한국범죄학연구소 염건령 교수가 1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성희롱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통합예방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