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타파는 조선일보의 자회사 조선뉴스프레스의 기자가 비보도 부서로 전직되었고,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를 부당전직이 아니라고 판정한 사건에 관해 보도했다. 소속 기자를 비보도 부서로 발령한 것은 부당한 인사이동이고, 언론사가 기업 자본의 요구에 순응하여 위와 같은 인사이동을 한 정황이 있어 더욱 부당하다는 것이다(관련 기사: 일그러진 언론, '조선'에 기자는 무엇인가). 주간조선에서는 사건의 시시비비와는 별개로, 뉴스타파가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조선’ 전체를 동일시하며 일반화하고, 주간조선을 비판하면서도 주간조선 기자들에 대해서는 취재하거나 반론권을 보장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관련 오피니언: 뉴스타파 보도에 대한 주간조선 기자의 입장문). 언론사도 기업인 이상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른 기업으로 보내 소속 자체를 변경하는 ‘전적’, 소속 자체는 유지하면서 일정 기간 다른 기업으로 옮겨 노무를 제공하도록 하는 ‘전출’은 기업 간 인사이동이다. 소속 직원에게 다른 직종의 업무를 부여하는 ‘전직’, 기존 직책과 동일한 수준의 다른 직책을 부여하는 ‘전보’, 같은 사업장 내에서 직종의 변경 없이 이동 배치하는 ‘전배(배치전환)’, 근무 장소를 변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에서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사로잡혀 있는 감정은 “죄책감”이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내가’ 행위의 주체이고 결과의 원인이며, 그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고를 전제로 한다. Mea Culpa. 내가 아니라 타자, 가령 신들과 여신들이 행위의 주체이고 ‘탓’도 그들에게 있다면 죄책감도 없다. 그러나 놀란의 오디세우스는 자기가 생각해 낸 트로이 목마 계책으로 인해 제우스의 법(Zeus’ Law)이 무너지고 문명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여겨 죄책감에 시달린다. 문화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WEIRD’, 즉 서구의(Western), 고학력의(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 부유한(Rich), 민주적인(Democratic) 지역의 피험자들은 WEIRD가 아닌 피험자들과 구별되는 특징들을 보이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죄책감이다. WEIRD들은 비-WEIRD들에 비해 유달리 죄책감을 강하게 느낀다. 조지프 헨리크가 소개하는 연구 결과에 의하면 WEIRD 심리의 형성 계기 중 하나가 종교개혁과 인쇄술이었다. 활판인쇄술은 종교개혁의 성공을, 종교개혁은 활판인쇄술의 부활을 가능하게 했는데, 그 결과 북유럽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 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은 낮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시행될 것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에서 검사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형소법 제196조 제1항).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제196조 제1항이 삭제됐다. 검사는 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고, 영장청구, 보완수사요구, 재수사요구 등 법률에서 정하는 직무만 수행한다(개정 형소법 제196조 제2항). 개정 형사소송법은 총체적 난국이다. 도처에 물음표다. 하나만 언급하면 제245조의13은 신설 조항으로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권한을 정하고 있다.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 결정, 재수사요구 여부의 결정, 그리고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에 피의자, 사건관계인, 전문가, 경찰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 등 자료를 제출 받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제1항). 검사의 수사권을 없앤 대신 사실관계 확인 권한을 부여해 보완을 했다고 알려진 내용이다. 그런데 같은 조 제3항에서는 검사가 제1항의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취득한 진술·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경찰이 사건을 불송
일상적으로 ‘언론’이라고 할 때의 ‘언론’은 ‘엄밀한 개념’이라기보다는 ‘유형’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엄밀한 의미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경우는 기술하는 표지들을 완전히 진술함으로써 그것을 일의적으로 정의할 수 있을 때뿐이다. 그러한 정의는 개념의 전체 표지가 어떤 대상에 대하여 충족될 때에만 그리고 그 때에는 늘 이 대상이 개념에 포섭될 수 있음, 즉 그것으로 지시된 대상의 범주에 해당함을 뜻한다.(라렌츠-카나리스, 이동진 역, 법학방법론, 50면). 반면 ‘유형을 기술할 때 쓰인 표지들 또는 그중 몇몇’은 전부 다 존재할 필요가 없다. 그것들은 특히 서로 다른 정도로 존재할 수 있다…. 특정 사안이 유형에 귀속되는지 여부는 그것이 통상 보는 모든 표지들을 포함하는지 여부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 오히려 “전형적으로” 보는 표지들이 사안에 “전체적으로” 유형의 현상에 상응할 정도의 수와 강도로 존재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위의 책, 56-57면).‘언론’을 기술할 때 쓰이는 표지들이 있다. 언론이라고 하면 전형적으로 발견될 것으로 기대되는 특징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특징들 중 어떤 것들이 없더라도 여전히 ‘언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어법에서
오스트리아에서도 재선거가 실시된 적이 있었다. 대통령 선거의 당락을 바꿀 수 있는 규모의 표에 대한 선거법 위반이 발견되면서 헌법재판소는 재선거 실시를 결정했다. 오스트리아는 6년마다 대선을 치르며,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어느 후보도 과반득표를 하지 못하면, 1등 후보자와 2등 후보자만을 놓고 결선투표(Stichwahl)를 실시하는 것이다. 2016년도 오스트리아 대선의 1차 투표는 4월 24일 실시되었다. 오스트리아 사회민주당(SPÖ)의 루돌프 훈트슈토퍼(Rudolf Hundstorfer), 오스트리아 인민당(ÖVP)의 안드레아스 콜(Andreas Khol), 오스트리아 자유당(FPÖ)의 노베르트 호퍼(Norbert Hofer), 전직 대법관인 무소속 후보 이름가르트 그리스(Irmgard Griss), 녹색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 알렉산데르 반 데어 벨렌(Alexander Van der Bellen) 등이 출마했다. 1차 투표 결과 노베르트 호퍼가 최다득표를 했고, 반 데어 벨렌이 2등이었다. 결선투표에 앞서, 이름가르트 그리스와 루돌프 훈트슈토퍼는 반 데어 벨렌을 지지하는 선언을 했다. 이어 5월 22일 결선투표가 실시되었다. 반 데어
2025년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는 ‘게재자’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게재자’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정보통신망에 직접 제작하거나 선별한 정보를 게재해 유통하는 자를 말한다(제2조 제1항 제3호의 3). 게재자 중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 이면서 정보 게재 수, 구독자 수, 조회 수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알면서도 게재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가중해 손해배상을 할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제44조의10 제3항). 방통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어느 정도 구체화했다. 방통위는 지난 8일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보고하면서, 위에서 말하는 게재자의 범위를 “구독자 10만 명” 또는 “직전 3개월간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 10만 이상”으로 정했다고 알려졌다. 그렇다. 이 법의 타겟은 구독자 10만 이상의 유튜버나 3개월 안에 조회수 30만 이상을 찍은 콘텐츠다.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가중배상의 위험이 있다. 손해의 규모가 증명되지 않을 경우의 손해액은 5000만 원으로 판단될 수 있으니(제44
2026년 4월 3일 제22대 국회는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헌법개정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헌법 제128조 제1항). 이번 헌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을 제외한 6개 정당의 187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헌법의 제목을 한자에서 한글로, ‘大韓民國 憲法’에서 ‘대한민국 헌법’으로 바꾼다. ②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광주민주화 운동을 명시한다. ③ 계엄에 대한 헌법 조항을 개정해 비상계엄 요건을 강화한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고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계엄 선포 후 48시간 이내에 국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승인이 부결될 경우 계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의결한 때에도 계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 ④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의 의무를 명시한다. 대통령 연임제와 같은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내용은 이번 개정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헌법개정안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헌법 제89조). 대통령은 2026년 4월 6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 공고안을 심
게임업계에서 자회사의 분사는 일상적이다. 엔씨소프트는 2025년 빅파이어게임즈, 루디우스게임즈, 퍼스트파크게임즈, 엔씨큐에이(NC QA), 엔씨아이디에스(NC IDS) 등 5개사를 분사시켰다. 크래프톤은 2024년 인조이스튜디오를, 넥슨은 2024년 민트로켓을 자회사로 전환했다. 게임업계에서 자회사 분사는 계속될 수 있을까? 노란봉투법이 허들이 될 수 있다. 노란봉투법, 즉 개정 노동조합법은 노동쟁의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도 포함하고 있다. 기존 노동조합법에서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은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어서 단체교섭이 제한되었고,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쟁의행위의 목적이 불법이라고 판단되었다. 그렇다면 회사가 물적분할을 통해 특정 사업부문을 독립된 자회사로 분사하기로 결정한다면, 이것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이어서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고용노동부의 해석지침은 ‘기업투자, 합병, 분할, 양도 결정 그 자체로는 근로조건에 실질적,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워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신설
팔란티어의 창업주 피터 틸의 <제로 투 원>(한국경제신문, 2014)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람을 채용하려고 면접을 볼 때 내가 자주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정말 중요한 진실인데 남들이 당신한테 동의해주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13면) 좋은 대답은 다음과 같은 형식을 취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X라고 믿지만, 진실은 정반대예요.”(14면) 흔히들 믿고 있는 잘못된 믿음을 찾아낼 수 있다면 반대로 그 뒤에 숨겨진, 통념과는 다른 진실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21면). 잘못된 믿음인지는 알 수 없지만 흔히들 받아들이고 있는 믿음이 있다. 인공지능이 모든 전문직을 대체할 것이고, 법률가들도 대체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벌써부터 이러한 믿음에 따라 변호사 시장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다. 국내 10대 로펌의 신입 변호사 채용 인원이 작년에 비해 23.3% 감소했는데, AI 확산의 영향이라고 한다. 미국 노동통계국장도 “앞으로 법조계로는 절대 진로를 정하면 안 된다”, “로펌들은 인공지능에 리서치를 시키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한다(해럴드경제, 문과 전문직 ‘사망 선고’ 나왔다... “법조계 진로 절대 안돼”, 2026.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전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EU의 DSA(Digital Services Act)처럼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불법정보와 허위정보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는 법체계가 목표라고 제안 이유에서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개념을 도입하고, 허위정보와 조작정보의 개념을 도입하며,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허위조작정보에 관해 신고를 받고 각종 조치(삭제, 접근차단, 노출제한, 계정 정지, 수익화 제한 등)를 할 의무, 자율적인 운영정책을 수립할 의무, 투명성 보고서를 반기마다 공표할 의무, 불법촬영물 등의 유통방지에 관한 보고서를 매년 방미통위에 제출할 의무, 방미통위의 조사에 응할 의무, 사실확인단체와 협약을 체결하여 사실확인활동에 관한 보고서를 공표할 의무, 방미통위의 투명성센터의 감독을 받을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EU의 DSA에서 아주 큰 온라인 플랫폼(Very Large Online Platform) 또는 아주 큰 검색 엔진(Very Large Search Engine) 개념을 도입하고, 이들에게만 위험성평가(Risk Assessment)를 실시하고 위험성을 완화할 의무(Mit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