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김선일(33)씨의 피랍사실을 여러 경로를 통해 사전에 알고도 이를 묵살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각종 자료와 정황이 속속 제기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여야 정치권이 외교부 사전인지 의혹에 대한 청문회 추진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AP 텔레비전 뉴스(APTN)는 지난 6월 초 이라크에서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 김씨가 나오는 비디오테이프가 배달돼 6월초 AP통신을 통해 김씨의 신원 및 사실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테이프에는 김씨가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나이를 밝히면서 ‘미국이 싫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이 시점부터 외교력이 가동됐다면 김씨를 살릴 수도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 본부에 문의했다는 것인지, 주이라크 대사관에 문의했다는 것인지 사실관계를 AP통신에 문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테이프가 만약 외교부의 묵살 속에서 방치됐다면 자국민 보호를 우선 순위로 둬야할 외교부로선 업무태만과 무신경을 지적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김씨가 지난달 31일 실종되고 김씨의 고용주인 김천호 사장이 다음날인 6월1일 김씨와 전화연락이 두절되자 교통사고를 당한 줄 알고 주변 지역 경찰서와 병원
열린우리당 김원웅, 한나라당 이재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 여야 의원 50명은 23일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를 위한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당별로는 우리당 27명, 한나라당 6명, 민노당 10명, 민주당 7명이 서명했다.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 살해된 김선일씨 테러사건 직후 이들이 파병 재검토 결의안을 제출함에 따라 향후 파병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이라크 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로 인해 정부가 제안하고 16대 국회가 동의한 국군부대의 이라크 추가파견의 목적과 임무를 온전히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며 "특히 김선일씨 피랍 등 추가파병결정 전후 파병군은 물론 일반국민들의 안전마저 심각하게 위협당하는 상황속에서 평화재건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결의안은 또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이라크 추가파병을 유보 또는 연기하고 이와 관련된 일체의 실무추진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파병지인 아르빌의 안전 여부와 추가파병 타당성 조사 등 5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요구사항에는 특히 이라크 전쟁발발 후 외교통상부 등 파병 관련 부처의 정보왜곡과 부실조사 여부 등을
여야는 23일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돼 끝내 목숨을 잃은 김성일씨의 소식을 접하고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대책마련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여야는 "온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타국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을 당한 데 대해 충격과 비통함을 금할 길 없다"고 애통해 했다. 열린우리당은 김씨 피살사건과 관련, "민간인을 상대로 한 테러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 범죄"라며 "이 사건이 정부의 파병 방침에 영향을 줘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라크 저항세력은 김씨 살해를 통한 한국 내 파병반대여론 격화를 노렸을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당 지도부가 중심을 잡고 당초 결정된대로 파병계획을 확고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혁규 상임중앙위원도 "김씨의 죽음은 비통한 일이나 테러리스트의 잔혹한 행위에 굴복하고 국론이 분열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며 "국민들이 이번 사태와 파병을 구분해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긴급대책회의에서 "국무총리대행과 외교, 국방, 행자 등 관련 국무위원들을 출석시켜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김선일씨 구조에 최선을 다했으나 설마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는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구리)의 말로 그는 “악화된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최선을 다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씨의 사망을 소식을 접한 직후 본지와의 긴급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한국 국회의원으로선 처음으로 알 자지라 방송에까지 출연해 구명활동을 펴왔던 당사자로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된 김선일씨가 결국 피살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와 민간인들의 국제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피살된 데 대해 깊은 충격과 함께 비통함을 느낀다. 특히 나름대로 김씨 구명활동을 펴왔던 당사자로선 더욱 가슴이 메인다. -이라크 추가 파병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이라크 상황은 항상 변수가 많으므로 항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파병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따라서 이라크 파병은 국회 동의안 내용에 의거 평화재건 목적을 위한 파병이 돼야 하며, 만일 이를 어길 경우 재검토는 물론 철군도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정부가 김씨 피납문제 처리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의견과 외교능력의 한
노무현 대통령은 "반인륜적 테러행위를 통해선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또 결코 목적을 달성케 해선 안된다"며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무고한 민간인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같은 테러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결심"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리의 파병은 이라크나 아랍국가에 대해 적대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복구와 재건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이미 서희.제마부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밝혀 정부의 파병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거듭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안전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우리 교민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정부가 최선을 다해나가겟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기도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소식을 전하게 돼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인의 명복을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후 살해되기까지의 과정을 둘러싸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의혹를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이문제가 자칫 정치 쟁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당의 일부 의원은 `김선일씨 피살의혹' 해소를 위한 청문회 실시 등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규명을 주장하고 있어, 이라크 파병 재검토 논란과 더불어 정국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의 핵심은 김씨의 피랍을 사전 인지한 미군이 우리 정부에 관련 정보를 신속히 통보했는지 여부에 있다. 미군이 상부 보고를 거쳐 피랍사실을 우리측에 통보하지 않았다면 동맹국에 대한 기본적인 신의 위반에 해당하는 문제라는 지적을 받을만 하다. 또 일부의 주장대로 김씨가 지난달 31일 납치됐다면 그가 소속된 가나무역측이 이 사실을 20일 이상 숨긴 채 정부에 알리지 않은 이유와 배경도 의문거리이다. 이와 관련, 김원기 국회의장도 23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미국의 정보망이 대단한데 모르고 있었나"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 정확한 정보파악이 안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개인회사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해도 대사관이나 정부 쪽에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수원 영통)은 22일 한나라당이 '신행정수도 건설 재검토'를 주장한 것과 관련, "이미 국민적 합의가 끝난 사항에 대해 편가르기를 시도함으로써 정치적 잇속을 챙기려는 저급한 정치공세"라고 혹평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응 논리를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미 16대 국회에서 결론이 내려져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재검토 요구는 철저히 정치적인 것"이라고 폄하했다. 김 의원은 특히 "정부도 이젠 보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신행정수도 건설이 필요한 이유를 계량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행정수도 이전으로 현재 수도권의 모습과 삶의 질이 어떻게 바뀌고 나아지는가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해선 결국 수도권 주민들의 여론이 중요한데 행정수도 이전 후 이 지역에 대한 비전이 분명하게 제시돼야 수도권 주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신행정수도 특별법은 16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수도이전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국민대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지난 97년 대선후보시절 '대전행정수도'를 공약했던 장본인이 '한입으로 두말'하고 있다"며 공방을 별였다. 한나라당 김덕룡 대표는 2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이 3부를 옮기는 '천도'로 둔갑해 있지만 다수 국민들은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해 당혹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국민대토론을 통해 "'수도이전 시기와 범위-비용', '타당성과 효율성', '안보영향, 통일대비상황', '국민투표여부' 등을 점검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본격적인 공론화로 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진 수도이전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국회 내에 행정수도문제를 논의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는 한나라당 제안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이 의장은 "수도이전은 국민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고, 그래서 국회에서 철저한 검증절차를 밟자는 차원에서 특위구성을 제안했다"며 "이에 대해 여당이 답해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만약 여당이 특위구성을 반대할 경우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은 22일 "미국측이 가나산업 직원 김선일씨의 피랍사실을 17일께 파악했는데도 이를 우리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면 한.미 동맹 차원에서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우리당 국방.통외통 분과 연석 간담회에서 정부측 관계자들에게 "가나산업 김천호 사장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7일 가나산업에 김씨 피랍 사실을 통보해 줬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21일이 돼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면서 "미국정부가 우리 정부에는 안 알리고 개인인 가나산업에 직접 연락했다면 큰 문제다. 한 미 동맹이 공고하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임종석 의원도 "만일 그 인터뷰 보도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면서 "빨리 확인해서 정확한 사실을 보고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김씨의 인터뷰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 "면서 "일부 언론에 그렇게 났지만 그 대목이 정확하지 않아 현재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우리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이 18일날 있었다"면서 "만일 17일 우리 정부가 미국측으로부터 이같은 정보를 입수했다면 우리의 결정이 신중할
7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진료비 가운데 6개월을 기한으로 환자 본인이 내는 액수를 300만원 이내로 한정하는 본인부담상한제가 실시된다. 정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 중증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복지부는 본인부담상한제가 실시되면 20만명 정도가 혜택을 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암과 백혈병 등 중증질환자의 건강보험 적용 대상 진료비가 1천만원이 나오더라도 환자는 300만원만 내면 된다. 정부는 또 한달간 진료비가 120만원이 넘을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환자 부담액의 50%를 지원하는 진료비 보상제는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본인부담상한제가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만큼 소급적용은 하지않는다"면서 "상한제와 보상제가 별개로 운영됨에 따라 고액의 진료비를 집중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고액.중증환자의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