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3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39명에 대한 검찰간부 인사는 매우 이례적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 문제가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수사팀 지휘 라인을 모두 바꾸었기 때문이다. 검찰내부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를 심상치 않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명품 백 수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의혹 등 김여사 관련 수사를 지휘해 왔던 송경호 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중앙지검의 1. 2. 3. 4 차장 전원을 교체해 검찰총장을 식물총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주요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5월 11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 고위급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장관은 이를 묵살했다. 검찰청법(제34조)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되어 있다. 이 내용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검창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행한 인사를 적법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검찰간부 인사는 이원석 총장의 의지와는 다르게 법무부 장관의 일방적인 인사 전횡에 가까웠다. 앞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가 의문이다. 왜냐하면 수사를 직접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도 끝났다. 국회의원이라는 공직담당자를 뽑는 선거인데도 국민의 정서는 대체로 양극단으로 나누어졌다. 지역으로 보면 여당은 영남을 석권했고, 야당은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충청도, 호남지역에서 많은 지지표를 얻었다. 두 개로 나누어진 지역적 편향성은 한국사회가 병이 든 사회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는 1세기 동안 한국사회가 겪었던 분단의 역사와 경제의 압축성장과정에서 수반된 부산물이며 그동안 쌓였던 적폐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국가체계를 지탱하고 있는 제도적 장치와 행정관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국가자원의 배분이 민주적이지 않았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사회의 제반 분야에서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맞이하게 됐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혁신과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는 정책수립과 정치과정에서는 지도층의 민주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즉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막강해진 검찰과 경찰권력의 전횡, 국회 입법과정에서의 비타협, 여당과 야당의 상호 적대의식, 보수와 진보세력 간의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영남과 호남지역 간의 대결양상은 한국의 민주주의
한류가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인들이 한류의 매력에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신바람과 흥(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문화가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한 SNS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파급됐다. 인터넷을 통해 K-POP이 전 세계적인 유행이 됐다. 콘텐츠의 내용도 다양해져 K-POP, K-드라마, K-영화는 물론 K-푸드, 한복, 한옥, 한글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은 한류를 체험하려고 한글을 배우며 한국에 오고 싶어 한다. 이는 한류가 세계인들에게 그만큼 관심을 끈다는 표징이다. 예를 들면 2012년에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가수 싸이(PSY)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재미있고 따라 하기 쉬워 세계적 유행을 낳았다. 또 BTS(방탄소년단)는 ’다이나마이트(Dynamite)‘에서 “내 안의 불꽃들로 이 밤을 찬란히 밝히는 걸 지켜 봐” 라고 노래부른다. 이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처럼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사운드로 구성된 노래는 빠르게 귀에 착착 들어온다.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포함한 매력적인 이미지, 패선
우리는 예로부터 학문과 덕망이 있는 지도자를 ‘선비’라고 말하였다. 선비는 교양, 인품, 지조 등을 갖추며 도덕적 실천을 중요시하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러한 ‘선비사상‘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선비들은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관직에 나가서 자신의 이념과 도학을 실천하며 일생을 살았다. 그러나 세상이 어수선고 혼란스러울 때, 또는 자신의 뜻을 펼 수가 없다고 여길 때 선비들은 고향에 내려가 학문에 전념하면서 향촌사회의 풍속을 진작하며 제자를 양성하곤 했다. 이처럼 높은 학문을 하였지만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자신의 뜻을 지키며 떳떳하게 살았던 선비를 ’처사(處士)’라고 불렀다. 처사의 예로 꼽을 수 있는 이는 남명 조식(曺植) 선생이다. 남명은 16세기 지리산 근처 덕산에서 산천재(山天齋)를 짓고 학문하며 숱한 제자를 양성했다. 퇴계 이황(李滉)과 동갑이었던 그는 “경상좌도에는 퇴계요, 경상우도에는 남명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둘은 쌍벽을 이루었다. 남명은 60세가 되었을 때 김해를 떠나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마을인 덕산으로 옮겨 왔다. 그곳 산천재에서 남명은 학문과 제자 양성에 전념하면서 국가의 안위(安危)와 고통스런 백성의
오는 4월 10일은 제22대 총선이 실시된다. 여당은 어떻게든 여소야대의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야당은 다수당을 사수하기 위해 선거전략을 짜기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의 총선과정을 보면 정당의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하여 지지를 받기보다는, 상대 후보의 약점과 비리를 폭로하든가 모함하는 네거티브전이 횡행했다. 선거는 정책과 능력을 중심으로 대결하여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것이 정당 정치의 기본이다. 그러나 선거철이 다가오면 지역구 공천과정에서 자기편 사람만을 추천하며, 여기서 탈락된 사람들은 다른 당으로 옮겨가는 행태가 반복되어 왔다. 이 때문에 한국의 정치는 정책중심으로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지자에 둘러싸여 독선과 아집으로 이전투구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학연·혈연·지연과 이념에 따라 갈등과 대립으로 귀결되는 파당(派黨)정치로 볼 수 있다. 이 파당정치는 조선시대 당쟁(黨爭)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당쟁은 사림정치가 전개되면서 선조 때에 동서분당이 생겼고, 동인에서 다시 나누어진 남인과 북인이 있고, 숙종 때에는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졌다. 이것이 사색당파(四色黨派)인 것이다, 이러한 파당의 초기에는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부패를 방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