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 맑음동두천 10.5℃
  • 맑음강릉 14.7℃
  • 맑음서울 13.8℃
  • 맑음대전 11.6℃
  • 맑음대구 14.8℃
  • 맑음울산 13.0℃
  • 맑음광주 13.6℃
  • 맑음부산 15.2℃
  • 맑음고창 9.1℃
  • 구름조금제주 14.2℃
  • 맑음강화 10.1℃
  • 맑음보은 9.4℃
  • 맑음금산 8.6℃
  • 맑음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1.9℃
  • 맑음거제 14.3℃
기상청 제공

[세상만사] 파당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오는 4월 10일은 제22대 총선이 실시된다. 여당은 어떻게든 여소야대의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야당은 다수당을 사수하기 위해 선거전략을 짜기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의 총선과정을 보면 정당의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하여 지지를 받기보다는, 상대 후보의 약점과 비리를 폭로하든가 모함하는 네거티브전이 횡행했다. 선거는 정책과 능력을 중심으로 대결하여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것이 정당 정치의 기본이다. 그러나 선거철이 다가오면 지역구 공천과정에서 자기편 사람만을 추천하며, 여기서 탈락된 사람들은 다른 당으로 옮겨가는 행태가 반복되어 왔다. 이 때문에 한국의 정치는 정책중심으로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지자에 둘러싸여 독선과 아집으로 이전투구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학연·혈연·지연과 이념에 따라 갈등과 대립으로 귀결되는 파당(派黨)정치로 볼 수 있다.

 

이 파당정치는 조선시대 당쟁(黨爭)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당쟁은 사림정치가 전개되면서 선조 때에 동서분당이 생겼고, 동인에서 다시 나누어진 남인과 북인이 있고, 숙종 때에는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졌다. 이것이 사색당파(四色黨派)인 것이다, 이러한 파당의 초기에는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합의제적 의정부와 삼사(홍문관, 사헌부, 사간원), 그리고 이조낭관(吏曹郎官)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왕권과 신권이 균형을 이뤄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하였다. 상대세력의 공존과 소수당의 존재가 허용되었으며 상호간의 공개적인 비판과 견제가 기능하였던 파당정치가 17세기 말 서인이 집권하면서 남인을 철저하게 탄압하였다. 1689년 남인이 재집권하면서 서인에게 보복하였으며, 1694년 갑술년 정권변동으로 남인이 실세하고, 1720년대까지 노론과 소론 간 정권장악이 반복되었다. 이 과정에서 왕실과 외척이 관여했던 특정가문이 권력을 독점하게 되는 세도정치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영조와 정조대에는 이 파당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탕평책을 시도했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소수 외척의 세도정치가 마침내 조선왕조를 망하게 하는 커다란 요인이 되었다,

 

오늘날 한국정치는 나쁜 파당정치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듯하다. 이 파당정치를 타파해야 한다. 여당의 주장이 반드시 옳다는 법이 없고, 야당의 주장이 모두 틀렸다고 볼 수 없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군자는 두루 통하고 파당을 짓지 않으며, 소인은 파당을 짓고 두루 통하지 못한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라고 말씀하셨다. 정당은 국민을 의식하고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안하고, 국민은 진영논리를 초월하여 정당의 정강정책을 보고 지지정당과 인물을 선택하는 정치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그런 희망을 걸어볼 수가 없다. 파당정치의 악순환을 끊고 민주적인 선거문화를 형성해야 하는데 언제 이런 세상이 올지 걱정이 태산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