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우리나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살된 후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 터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 군의 대응은 적정했는지, 청와대의 대처는 타당했는지를 비롯한 갖가지 논란이 확산 중이다. 우리 국민이, 그것도 공무원이 북한군으로부터 사살되고 불태워진 끔찍한 사태다. 자진 월북이냐, 아니냐 등 본질을 벗어나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너무 다른 남북당국 발표의 차이점부터 낱낱이 밝혀내는 게 급선무다. 우리 공무원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에 대해 북한이 25일 통지문을 통해 입장과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상당 부분 모순점들이 많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반인륜적 만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방식으로 국면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국방부가 발표한..
최근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는 ‘능력의 횡포(The tyranny of merit)’이라는 제목의 책 출판을 기념한 테드(TED) 강연에서 세계화는 깊은 불평등과 임금 정체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득 등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세계화 옹호자들은 비판했다. 여기서 능력(merit)은 실력이나 성과, 지능 등을 뜻하는 용어지만 능력주의(meritocracy)에는 많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받거나 능력 있는 계층의 지배층'이 운영하는 어떤 정부를 가리키기도 하고, 원칙 외의 뭔가에 차이를 두는 체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지금의 코로나 확산은 교육을 많이 받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수선공, 식료품 가게 점원 등과 같이 급여가 낮다고 무시하고, 존경하지 않던 일을..
살면서 지금과 같은 사태는 모두가 처음 겪는 것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현실은 상상 그 이상이다. 코로나 사태로 영화 제작일이 중단되고 방송사들도 신규 제작보다는 재활용을 하며 제작비 절감을 하고 있는데 적자의 늪에서 헤매는 악순환이 외주제작사로 전가되었다. 프로그램들은 손쉬운 예능 프로그램으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스페셜이라는 미명 아래 재방송을 하며 외주제작사들은 재편집료로 기존 제작비의 30%를 받는다고 한다. 이미 동료직원들을 다 내보내고 사무실 임대료와 기본 제작비를 겨우 맞추는 수준이다. 한 방송사가 계절마다 했던 공모도 줄어들어 겨우 수십 편에 이르던 외주공모가 3편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나마도 국내 취재 다큐 프로그램 30분 한 편에 500만 원이니 어떻게 제작을 하라는 것..
세대를 넘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로 슈워제네거가 주연을 맡아 미래 기계와의 전쟁을 그린 ‘터미네이터’(시리즈)가 있다. 그 가운데 1991년 개봉작 ‘터미네이터2’에 나오는 ‘액체금속 인간로봇’의 모습이 세월이 지나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슈워제네거의 총에 맞아 몸에 큰 구멍이 나도, 몸이 거의 형체가 없이 사라질 것 같아도 이내 원래의 상태로 복원된다. 불사조같은 로봇이다. ‘액체금속(형상기억합금)’은 일정 온도가 되면 기억을 찾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꿈의 소재로 알려져 있다. 그런 로봇과 싸우는 일은 상상하기 싫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상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바늘로 100차례를 찔렀다. 순간적으로 찌그러졌으나 바늘을 떼자 원래 모양대로 돌아왔다.” “섭씨 90도로 10분간 가열했지만 일부 스파이크(돌기)만 떨어졌고 전체..
국회의원의 이해충돌과 관련한 정치권의 ‘전수조사’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해충돌 문제에 관한 관심은 대량해고 사태를 빚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창업주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책임론과 피감기관의 수천억 원대 공사 수주 의혹 끝에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의원 사태에 의해 촉발됐다. 차제에 정치인 이해충돌 전수조사의 범위를 ‘지방의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이해충돌 여지에 대한 현황조사가 정쟁을 덧내는 불쏘시개가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정치개혁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남국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본적으로 이해충돌과 관련된 세부적 기준의 규정을 마련하고 이해..
코로나19 이후 하염없이 추락했던 주가가 최근 역대 최대폭으로 반등하면서 주식투자 인구와 자금, 거래규모 등에서 각종 신기록을 수립하며 주식대박의 무용담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장중 1439로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는 6개월만에 1천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며 2400선을 넘었고, 코스닥도 100% 이상 뛰어오르며 9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증시흐름을 주도하는 주체가 ‘기관과 외국인’에서 ‘개인’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내며 지수를 방어한 것을 빗대어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 무렵 증시로 유입된 개인투자자 자금은 무려 70조 원으로 여기에..
2019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여름휴가가 한창인 8월 1일 오전 의정부시 00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평일이라 많은 주민들이 출근을 하여 인명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경상자 2명, 연기 흡입자 수가 28명이나 되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내용은 공동주택 화재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해당 층 또는 위층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는 10층부터 20층까지 많은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원인을 보면 상부층 주민들이 세대 출입문과 계단 방화문을 개방한 채로 대피하여 계단실로 유입된 연기에 의한 다수의 연기흡입자가 발생하였다. 그러면, “공동주택 화재 시 슬기롭게 대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있다. 지금부터 상황에 맞는 적절한 피난 방법..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과정의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주문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좌절을 맛본 국민의힘은 그동안 ‘태업’전략을 써왔다. 그러나 이제 전략을 바꿔야 한다. 현행법에 따라 공수처 출범을 수용하면서 ‘독립성 확보’를 뒷받침하는 정치적 역할을 모색하는 게 맞다.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공수처법 개정안은 ‘백혜련안’과 ‘김용민안’ 두 가지다. 대략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여야가 각각 2명씩 추천하고, 총 7명의 추천위원 중 6명의 찬성으로 추천하도록 한 현행 야당의 견제권을 무력화(無力化)하는 내용이다. ‘백혜련안’에 따르면, 10일 이내에..
한미동맹이 또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식상하리 만치 단골이슈가 되어 오면서, 동맹유지의 당위성 보다는 이른바 ‘개혁적인 재조정’으로 방향이 잡혀가는 듯하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최근 미국을 방문하여 ‘한미동맹이 양국 관계의 근간’임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미덥지 못한 마음은 여전하다. 통일부 장관의 소위 ‘한미평화동맹’과 같은 말장난으로 치부되는 수사들이 수시로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집권한지 4년차가 되어가고 한미 양국 정상 간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집권층 일부는 현 시점까지도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 굳건한 한미동맹이 필수적인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미국 쇠퇴론’과 ‘중국 역할론’ 사이에서 갈지자..
“각종 감염병의 유행 상황을 설명할 때 인류 생존에 위협을 주는 전쟁에 비유하는데, 사실상 전 세계는 ‘3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최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심각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사상자가 많게는 7000만명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봤다”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집계된 환자만 해도 3000만명이며 사망자는 1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감나는 비유인 것 같다. 그의 말대로라면 코로나 3차 세계대전은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발발했다. 그리고 이제 9개월여가 됐는데 포연은 더 짙어지고 전장도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언제 코로나 싸움이 끝날지 예측만 할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 9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