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년사에서 2024년 화두를 용섭대천(用涉大川*겸손하며 덕을 갖춘 자가 큰 강을 건넌다.) 으로 정하고, 시민의 곁에 다가가는 현장 행정을 중심으로 국내외 판로개척과 자금지원을 통해 관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비전을‘기업애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수요자 중심 맞춤형 시스템 운영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활동 여건 개선’으로, 추진 방향을‘현장 행정, 밀착 행정, 체감 행정, 홍보 행정’으로 계획하고, 속도감 있게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추진했다. 1,236개 사업체의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해결 방안이 담긴 서한문을 발송했고, 경제 불확실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지원 시책이 담긴 책자도 발송해 주었다.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경기..
닥터헬기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응급환자를 신속히 이송해 생명을 지켜주는 반드시 필요한 의료서비스다. 응급의료가 취약한 지역의 중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면서 응급처치도 하기 때문 ‘하늘을 나는 응급실’ 또는 ‘에어 앰뷸런스(Air ambulance)’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 환자 발생시 10분 안에 의료팀이 전문 의료장비와 의약품 등을 갖추고 출동한다. 닥터 헬기는 현재 수원시 아주대병원과 제주시 한라병원 등 전국 거점 병원 8곳에 배치돼 있다. 닥터헬기는 아덴만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고, 판문점 귀순 북한군 오청성 씨 목숨을 구해낸 이국종 교수의 염원이었다. 그의 뜻이 받아들여져 지난 2011년부터 운행되기 시작, 지난해까지 무려 1만4000여 명의 환자를 병원으로 실어 날랐다고 한다. 이달 1일에도 제주..
‘부음알림’이란 문자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부고알림’도 꽤 있다. 한자어인 부음(訃音)과 부고(訃告)에 우리말 알림을 덧댄 말이다. 차츰 공식용어처럼 굳어지는 모양새다. 언론 등의 담당자들이 한자에 덜 익숙해서 빚어지는 상황이리라. 비슷한 사례, 장례의 절차인 발인(發靷)을 어떤 이들은 ‘발인식’이라고 ‘식’을 붙여 쓴다. 발인이 상여(喪輿)를 떠나보내는 의식(儀式)이니 좀 우스꽝스런 뜻(모양)이 됐다. 췌사(贅辭)나 췌언(贅言)이라고 한다. ‘췌’는 군더더기란 뜻. ‘역 앞’인 역전(驛前)에 ‘앞’을 덧붙인 역전앞 같은 말이 그것이다. 처갓집도 있다. ‘없어도 될 말’은 어쩌면 ‘옳지 않은 말’일 수 있다. 허나 언중(言衆)들이 자주 쓰면 ‘틀린 말’이라고 단번에 치부해 버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나 작가 등 언어를 생산하거나..
옷더미에 병들어 가는 지구. 그럼에도 대부분의 패션업계들은 유행을 선도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반기를 든 업체가 있다. 스페인의 에코알프(Ecoalf)다. 지속 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회사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2009년 창립한 이 회사는 재활용에 전념하며 이 분야의 선구적 역할을 주도한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많은 브랜드와 달리 에코알프는 생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 브랜드의 여정은 세 명의 어부가 한국산 트롤선(저인망어선)을 이용해 바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태국 등 60개 이상의 항구에서 약 3,500명의 자원봉사 어부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해저에서 쓰레기를 건져 올려 분류하고 재활용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원사를 생산해 낸다. 이들은 ‘지구에 B는 없다.’는 슬로건을 외친다. 하나 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에코알프는 더 높은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한다. 수익성이 환경 문제보다 우선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업계에서 생태적 가치에 집중하는 이 업체의 노력은 가히 칭찬해 줄 만하다. ‘에코알프’라는 회사명은 창립자 하비에르 고예네체가 두 아들 알프레도와 알바로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것이다. 후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그의 철학적 신념이 깃들어 있다. 고예네체는 재활용이야 말로 가장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라 여기고 팀원들과 자체적으로 재활용 소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대만에서는 플라스틱 병으로 카펫을 만들었고, 한국에서는 버려진 나일론 어망으로 원단을 만들었다. 처음에 에코알프는 경량 패딩과 백팩 컬렉션으로 공식 출범했다. 그 이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 현재 전 세계 이백만 개 이상의 소매점에 입점해 있다. 혁신에 대한 그들의 노력은 각각 독특한 질감과 스타일을 제공하는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원단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재활용 면 티셔츠는 부드럽고 약간 스펀지 같은 느낌을 주며,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원단은 광택이 나지 않고 무광택 마감 처리돼 있다. 고예네체는 지속 가능성은 단순한 원단 그 이상이며, 항상 상업적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예를 들면 에코알프는 일부 매출을 희생하더라도 프로모션, 할인, 과잉 생산을 피한다. 그리고 유행을 따르지 않는,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의 옷을 제공한다. 그런데 어인 일인가? 에코알프의 매출은 계속 급증하고 있다. 2021년에는 3,9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고 2022년에는 50% 이상 성장했다. 2013년 마드리드에 첫 매장을 연 이후, 바르셀로나를 포함해 6개 매장으로 확장했다. 2022년에는 밀라노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독일, 일본, 네덜란드 등 해외 여러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한 애플, 스와치, 데시구알과 같은 주요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더 높은 수익을 포기하면서 후세대를 위해 지구 보전을 선택한 에코알프! 그에게 신은 축복을 내리신다.
지구촌의 기후재난이 역대급 기록을 경신 중인 가운데 환경재앙을 막아내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평가받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의 추진이 너무 더디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으로 올해 총 529동을 지원한다고 밝혔고, 경기도는 51개 공공건축물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추진돼도 태부족할 판에 우리는 겨우 매년 공공건축물이나 몇 개씩 건드리고 있는 수준이다. 지구환경은 경각에 이르고 있는데 이 어리석은 태무심을 대체 어찌해야 하나. 경기도에서는 앞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도내 공공건축물 353개가 그린리모델링 사업에 선정됐다. 이 중 2024년 5월까지 270개가 준공했으며 76개가 설계, 공사 중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1530억 원으로 이 가운데 70%인 1071억 원이 국비다. 올해는 19개 시군 81개가 사업공모에 참여했으며 51개가 최종 선정됐다. 전국에서 선정된 529개 대비 10%,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서 선정된 93개 대비 55%에 해당한다. 용도별로는 어린이집이 7개, 보건소가 5개, 경로당 39개가 선정됐으며, 이 중 보건소 1개, 경로당 2개는 ‘시그니처’ 사업으로 선정돼 일반사업의 2배가량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그린 리모델링 랜드마크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6월 국비가 교부될 예정이며 하반기 지방비 예산확보를 통해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그린 리모델링은 탄소중립과 기후적응을 위한 기후 위기 대응의 필수 정책으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연간 기존 건물 2.5%를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의 경우 매년 50만 동의 노후 주거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린 리모델링 목표를 갖고 건축물에 에너지 효율 등급을 매기고, 일정 수준 이하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그린 리모델링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집행한다. 그린 리모델링의 핵심은 민간분야의 자발적 확산 유도다. 탄소중립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임에도 결국은 예산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60만 건 그린리모델링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세부 계획이 전혀 수립되지 않고, 그나마도 지자체의 보일러 교체사업에 의존하거나 민간의 자발적 창호 교체 등도 실적에 포함시키는 등 성과 챙기기에만 열심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정부 예산에서 그린 리모델링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 예산은 635억원이나 삭감됐다. 민간 그린 리모델링 이자 지원사업은 대안도 없이 아예 종료됐다. 국가 예산이 부족하면 효율적인 홍보를 통해 민간의 인식변화라도 유도하는 게 올바른 대응이다. 인류 종말을 압박하는 절박한 지구온난화 공포 앞에 우리는 지금 거의 ‘무대책’에 가깝다. 지구가 빠른 속도로 불덩어리로 변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하면서 올해는 12만5천 년 만에 가장 더운 해가 됐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폭우가 수시로 민생을 덮친다. 지구를 종말로 몰고 가는 환경재앙을 정말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가. 아이들에게 기어이 이 불덩어리 지구를 물려주고야 말 것인가.
1980년대의 은어로 여성들은 ‘돈키호테’를 좋아한다고 했다. 돈 많고, 키 크고, 호감이 가고, 테크닉 좋은 남자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사는 게 도무지 재미가 없고 흥미도 없는 사회적 현실 속에서 웃자고 한번 해 본 얘기다. 러시아는 전쟁 중이고 핵무기를 보유한 북쪽에서는 별별 괴상한 짓거리를 다 하고, 일본은 독도를 제 것이라고 그들의 교과서에 못 박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나라의 진정한 친구는 없는 것 같다.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요 우울한 사회가 되었다. 많은 사람이 혼자이고 경쟁자는 있어도 진정한 이웃은 없는 것 같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나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나이 든 분이 지상에 발표한 글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는 헬스장을 다니면서 코치(PT)에게 ‘회원님 오늘도..
농촌유학은 해외유학 가듯 도시의 학생들이 농(산어)촌으로 유학을 가는 것이다. 현재 전라남북도, 강원특별도와 농촌유학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농촌유학을 ‘서울 학생이 일정 기간 흙을 밟을 수 있는 농촌의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마을-학교 안에서 계절의 변화, 제철 먹거리, 관계 맺기 등의 경험을 통해 생태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2021년부터 올해까지 105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고 한다. 도시의 과밀, 과잉을 덜고, 지방의 과소, 결핍을 채우면서 도농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으로 그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경기도 상황은 어떤가? 초등학생 수는 2023년 기준 75만 명이 넘어 서울 학생 수의 2배가량이다. 경기도의 초등학교 학급 1인당 학생 수는 23.1명..
청소년이 도박에 빠져드는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와 교육계가, 그리고 정부 당국과 정치권이 번지르르한 백가쟁명식 대책들을 쏟아내지만,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다는 증거는 감감무소식이다. 이렇게 뜨뜻미지근한 대책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 현장과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청소년들의 가상계좌 이용부터 차단해야 한다.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 발본색원 말고는 대안이 없다. 이렇게 미적거릴 때가 아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 3월 31일까지 전국 시·도청 사이버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특별 단속을 펼친 결과 2925명(구속 75명 포함)을 검거하고 범죄수익 총 619억 원을 환수했다. 놀라운 일은 검거된 도박 사범 중 청소년(19세 미만)이 무려 1035명, 35.1%나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동(9세, 12세)을 포함하여 검거된 청소년들을 도박으로 유인하는 주요 수단은 스마트폰 문자메시지였다. 특히 도박 자금 관리 등에 사용된 청소년 명의 금융계좌 1000여 개가 발견된 일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87만여 명을 대상으로 사이버도박 위험성을 진단한 결과 ‘위험군’으로 분류된 청소년은 3.3%(2만 8000여명)나 됐다. 놀라운 것은, ‘위험군 청소년’ 비율이 고등학생(2.9%)보다 중학생(3.7%)이 더 많다는 점이다. 도박에 빠져드는 아이들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목격한 적이 없다고, 자기 자녀는 절대로 도박에 빠지지 않았다고 믿는 바보 어른들이 많다는 얘기다. 국가수사본부의 경고처럼, 도박은 불법에 인생을 베팅하고 사회적 고립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개인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동시에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다. 성장 중인 청소년이 도박을 게임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즐거움을 얻게 되면 중독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자신을 조절하지 못해 폭력 성향까지 생길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교육 당국마저 무슨 연례 행사 치르듯 이벤트만 주무르고 있는 인상이다. 문제가 제기되면 하고한 날 ‘강력대처’니 ‘검토’니 하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가상계좌를 엄격히 규제하고, 불법도박 사이트를 일망타진해야 한다고 외친다. 세계적 사이버 강국 대한민국이 왜 못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 범정부 대응팀’을 주축으로 온라인 불법도박 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도박사이트 개장 시 최고형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상향시키는 등 처벌 강화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불법도박에 이용된 계좌나 전화번호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이번에야말로 지옥 같은 도박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청소년들을 구해낼 해법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도박 문제의 심각성 이야기가 나오면 누구나 걱정을 보탠다. 그러나 백날 걱정만 하면 뭐 하나.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짠 법이다. 어림없는 ‘일확천금’의 유혹에 휘둘리는 청소년들을 그냥 두고서야 이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을 것인가.
제22대 총선은 4월 10일 실시되었다. 제22대 국회는 5월 30일 임기를 시작했고, 6월 5일 개원했다. 제1당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는 170석, 범야권 의석수는 총 192석이다. 민주당은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 과방위원장까지 11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했다. 민주당의 4선 정청래 의원은 제22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한 바로 ‘다음날’인 5월 31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국회에서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내용은 동일하고, 제안이유도 거의 동일한데,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로 인격권이 침해된 경우에 법원이 손해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배상을 명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의 첫 문장을 보면 그 글이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다. 제1야당이 개원도 하기 전에 발의한 법안을 보면 그 정당이 나아가려는 방향..
모든 기업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공익과 사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언론사는 특히 공익을 강조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대리하기에 언론의 자유를 누리며 사익 추구의 정당성을 갖는다. 제4부로서 언론사는 공익을 우선해야 하지만, 기업으로서 언론사는 적절한 수익이 필요하다. 언론사의 존재 이유인 공익과 존재 근거인 사익 사이에는 항상 딜레마가 있다. 저널리즘 가치가 강조되는 지점은 대부분 공익이다. 이를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기업으로서 언론사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매년 우리나라 언론산업 규모를 조사한다. 2023년 발표에서 2022년 기준 종이신문, 인터넷신문, 방송, 뉴스통신을 포함하는 언론산업의 사업체는 5774개로 파악됐다. 종사자는 63,475명, 이중 기자는 3만 7435명이었다. 매출액은 10조 7138억 원이었다. 여기에서 각각 종이신문은 3조 6703억 원, 인터넷신문은 8319억 원, 방송은 5조 8877억 원, 뉴스통신은 3238억 원으로 확인됐다. 5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해 보자. 2017년 언론산업 사업체는 4296개에 불과했다. 5년 동안의 극적 변화는 인터넷신문이 추동했다. 인터넷신문 사업체는 2017년 2796개에서 2022년 4322개로 54.6% 늘어났다. 2017년 언론산업 종사자는 6만 1073명, 매출액은 9조 1909억 원이었다. 5년간 사업체는 34.4% 많아졌지만 종사자는 3.9% 증가했을 뿐이다. 그나마 매출액 증가율은 16.6%였다. 평균으로 보면 1개 사업체당 종사자와 매출액이 줄어든 것이다. 언론산업 내 치열한 경쟁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언론산업의 상대적 열악함은 다른 산업과의 비교에서 더욱 눈에 띈다. 2022년 네이버 매출액은 8조 2201억 원, 카카오는 7조 1071억 원이었다. 두 기업 매출액 합은 15조 3272억 원으로, 같은 해 언론사 전체 매출액보다 43.1%나 많았다. 올해 1분기 네이버 매출액은 2조 52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성장률이다. 연말까지 10조 원은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언론산업 매출액이 10조 원 정도에 계속 머무를 것으로 가정하면, 올해 네이버 한 기업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언론사 전체와 거의 같거나 이보다 많을 것이다. 이러한 언론산업의 현실은 당연히 스스로 자초한 바 크다. 기업으로서 경쟁력 확보를 등안시하고 여러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 각 산업의 변화를 보도해 왔지만, 정작 자신은 이를 거부하고 안주했다. 외부 핑계를 찾아 원망하기에는 현실이 급박하다. 그럼에도 언론사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고품질 저널리즘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공익 실현을 위한 늦지 않은 지원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이제 언론 정책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