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인간관계’를 탐구하고 있는 서영이는 인터뷰 자료처리에 골몰하고 있다. 식단과 생활습관 분석으로 비만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활발하고 명랑하게 지내야 한다는 걸 주장하고 싶다. 선생님은 처음에 이 주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 해결하기에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고, 기간을 두 달로 한 계획도 무리라면서 석 달 동안 진행하자고 했는데 그새 두 달이 지났다. 서영이는 컴퓨터로 자료처리를 하기 전에 계산 원리부터 알아내려고 일주일째 궁리하고 있다. 어제는 덧셈과 곱셈, 뺄셈과 나눗셈의 관계를 발견했다고 환호성을 올렸다. 보고서 내용에 따라 멋있는 랩과 누구라도 빠져들 5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도 보여주겠다고 했다. 편집만 남았단다. 선우는 오전에는 정보도서실에서 지낸다. ‘코스모스(칼 세이건)’라는 책의 이름에 반하여 그 두꺼운 책을 읽고 싶어 했다. 사서 선생님은 초등학생을 위해 편집된 ‘코스모스’가 없다면서 담임 선생님과 셋이서 계획을 세우고 휴대용 디스플레이로 그 책 속의 우주를 탐험하게 해주었다. 지구를 떠나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
소화처럼 /문정영 흰꽃이라는 이름의 처녀 무당으로 너는 짧은 생을 살았지 흰나비의 소곤거림이 너를 깨웠다는 기록을 읽은 적이 있지 어떤 빛으로도 나눌 수 없어 흰빛으로 남는다고 했어 붉은 꽃이 되려고 제 심장을 빼냈다고 들었지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피어날 수 없어, 눈멀고 귀 닫혀 얼굴 붉힌 봄날은 가고 말았지 어떤 통증이 그 문으로 들어가 대신 붉어졌고 불에 탄 자국이 그곳에서 수만 송이 꽃이 되기도 했지 내가 너를 찾았을 때 너는 그 곳에 없었어 내 첫사랑도 한때 흰빛이었지 고백이 붉어지기까지 매일 여름이었어 뜨거워진 꽃술을 달래지 못한 소화처럼 내 살아도 결국 선홍빛 여름날의 짧은 기록이었어 ‘산만큼이나 높은 사랑들/ 골만큼이나 깊은 아픔들!’ 영화 ‘태백산맥’의 포스터 광고 카피가 아직도 생생하다. 소화는 태백산맥의 무녀 그 소화이리. 격동의 시대, 이데올로기의 혼란 속에서 핀 소화와 정하섭의 사랑은 여순사건으로 촉발된 소설 속 길고도 아픈 이야기의 시작으로서의 함축적 의미를 내포한다. 소설 속에선 ‘희디흰 갈꽃의 흔들림 같은 그녀의 슬픈 눈’으로 묘사된 그녀의 모습을 그려 시인은 벌교를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등 수도권은 우리나라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은 대한민국의 중심지다. 따라서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도권 주민들은 만성적인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렵게 도로를 뚫어 놓으면 금방 자동차로 가득 찬다.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은 촘촘한 철도망인데 희소식이 들렸다. 경기도를 남북으로 잇는 수원~양주 간 광역 급행철도GTX 노선 사업이 예비 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GTX 노선은 기획재정부의 예타 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B/C) 1.36, 종합평가 결과 AHP 0.616을 받아 사업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음으로써 사업 추진이 확정된 것이다. 이 노선은 지난 예타 조사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기존 노선 활용, 노선추가 연장 방식으로 변경, 수익성을 높임으로써 이번 예타에서 통과됐다. 국토부는 앞으로 민자 적격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 등을 거쳐 이르면 2021년말 착공,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GTX 양주~수원 노선은 양주 덕정~서울 청량리, 삼성~수원까지 74.2㎞를 잇는 노선으로, 정거장 10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지난달 취업자가 10개월만에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론 지난해 같은 달에 비교해 16만5천명 정도 늘었다. 취업자가 1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은 7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 증가수준이 지난해 월평균(32만명)이나 올해 정부 전망치(18만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 고용 개선 신호로보기는 어렵다. 15세 이상 전체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61.4%로 작년 11월과 같았다. 이 고용률은 올해 2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내려가는 등 하락세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지난달 67.1%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100만명을 웃돌던 실업자도 10월에 97만3천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11월에는 90만3천명으로 더 내려갔다. 겉보기에는 고용상황이 조금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또한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가 9만1천명,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 종사자가 6만9천명이 각각 줄었다. 게다가 경기도 하강국면에 접어들어 고용상황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달 취업자가 비교적 많이 늘어난…
낮은 운임과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앞세워 미국 최대의 국내선 업체로 발돋움 한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 델타 항공(Delta Airlines)을 제치고 미국인들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본사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으며, 오로지 보잉 737만을 운용하며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한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이다. 국내 저가항공사(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 티웨이, 에어서울, 에어부산)들의 롤모델(role model)이기도 하다. LCC(Low Cost Carrier)는 기존 항공사에 비해 저렴한 운임을 제공하는 저비용 항공사를 의미한다.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항공기 기종을 단일화시켜 유지 및 관리가 용이하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 도입, 저가 공항 이용 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해 기존 대형 항공사(FSC : Full Service Carrier)에 비해 70% 이하로 운임을 낮춘다. 1970년대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성공을 거둔 후 1990년대 초에는 유럽
“일을 처리하면서 과감하게 결단을 하는 것이 ‘용기’이다. 결단이 요구될 때는 주저하지 않고 결단을 하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서철모 화성시장이 12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서 시장은 1시간 가량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초지일관 화성시를 임기 내에 미래지향적인 100만 도시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먼저 서 시장은 일자리와 관련해서 재취업이 어려운 대상을 선별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임대업자들과 논의해 세입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위한 인사특전도 부여할 것이란 언급도 있었다. 우수 성과자에 대한 인사 특전을 확대해 읍·면·동장도 역량과 성과를 인정 받는다면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있다고 서 시장은 말했다. 이런 결정을 세우기 위해 냉정하게 상황을 읽고,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했다고 서 시장은 첨언한다. 무턱대고 돌진하는 ‘용기’라는 오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용기는 다시 말해 지혜라고 본다. 서 시장은 대화 내내 지혜가 느껴졌다. 상황을 정확하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맘때쯤, 계절적으로 건조하고 기온이 내려가서각종 난방기구 등 화기취급이 늘어나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최근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화재 발생 시 화재 취약계층(영유아·고령인·장애인·외국인 등)에 대한 화재안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제도는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10월 20일, 김해 원룸화재에서 고려인 3세 청소년이 “불이야~!” 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미처 대피하지 못해 사망하거나 다친 사례, 또한 지난 11월 9일, 종로 고시원 화재에서 고령의 사망자들이 많았던 사례처럼 재난약자에 대한 대피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장애인의 경우 장애유형을 고려하여 긴급대피를 위한 피난계획을 수립하고 장애인의 대피를 지원하는 인력은 이를 숙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노약자 및 영유아 등은 화재 상황 인지 및 자력 대피가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대피를 지원하기 위한 인력 배치 및 이동 능력 향상을 위한 지원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비교적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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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기부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비록 유대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지만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유대인 부모들이 자식에게 어려서부터 가르친다는 자선 기부의 등급은 모두 8단계다. 가장 낮은 단계는 ‘불쌍해서 주는 것’이다. 바로 윗단계는 ‘마지못해 주는 것’이다. 가장 높은 단계는 ‘받는 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기부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정체를 모르게 하는 것’이다. 익명성을 중시한 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존심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등급에 관계없이 기부는 뇌 전두엽의 도파민 등 신경전달 물질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돈을 받을 때 못지않게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이름을 알리지 않고 남을 도와줄 때 이런 행복감이 더해진다는 심리학자들의 분석도 있다.대커 켈트너 미국 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는 ‘선(善)의 탄생’이란 책에서 “돈을 기부하면 자기 자신을 위해 썼을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진다”고 주장했다. 이런 현상들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 부른다. ‘남을 도울 때 느끼는 최고조의 기분’을 의미하는 정신의학 용어다. 미국의 내과 의사 앨런 룩스가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내가 탄 버스는 시골길을 덜컹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차 안은 한산하였다. 마침 시골 장터가 서는 날인 모양이다. 오일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 노인들 몇 명이 좌석 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때 내 맞은편 좌석에서 힘들게 기침을 하고 있는 젊은 여자에게 눈이 갔다. 여자는 첫눈에도 병색이 완연했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입은 옷도 초라하였다. 거기다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통을 악다물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여인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이마 위로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보다 못해 그 병이 든 여자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어디 아프세요?” 나의 물음에 여인은 간신히 손을 내저으며 고맙다는 웃음을 지어 보이려고 했다. “많이 아프면 읍내 병원으로 가세요.” 나의 말에 여인은 띄엄띄엄 자신의 병세를 설명했다. 여인은 폐병말기였다. 시골살림에 제때 제때에 병원 약을 먹지 못했다. 그러자 차차 균들이 내성을 길러갔다. 해가 갈수록 처방약의 단위수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도 병은 낫지 않았다. 여인의 폐병은 그 어떤 약에도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처방할 약이 없다고 의사가 최후선고를 했다는 얘기였다. 여인은 힘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