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 나는 길입니다.// 감사만이 보석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으면/ 삶은 어느 순간/ 보석으로 빛납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 ‘감사예찬’ 中-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감사는 표현할 때 비로소 기쁨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감사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인정하고 말과 행동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감사를 느끼고 표현할수록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행복해진다는 미국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감사를 표현하면 낙관, 열정, 활력 같은 긍정적 감정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왼쪽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어,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뇌가 ‘Reset(재설정)’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합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주 평범한 일상이지만, 감사하기 시작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부족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한 것을 발견하면 두려움을 내려놓고 다시 웃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를 감사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곡예사와 새 /최서진 곡예풍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동안 공이 사라진다 외줄을 타는 거룩한 밤 아슬아슬한 나의 묘기 줄을 타면 브레이크가 고장 난 밤처럼 나는 떨어지는 걸 멈출 수가 없다 새와 바람 때문에 하늘을 날 수가 없어요 나의 소원은 떨어지지 않는 것 공중에서 멈추는 것 그곳에서 아침을 맞는 것 길을 공중에 만들어야 하니까요 곡예풍의 흥겨운 음악이 울린다. 폴카의 빠르고 경쾌한 박자는 곡예사는 물론이고 그 멋진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손과 발을 들뜨게 한다. 곡예사는 손에 딱 맞는 공 서너 개를 공중에 던지며 온갖 기예를 펼치는데, 갑자기 공이 사라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곡예가 마술로 변하는 순간의 그 환호는 관객이든 곡예사든 전율이다. 시의 전반부는 그러한 사태를 간결하게 담았다. 그리고 이제, 시점이 변해 시를 주동하는 주체인 ‘나’가 등장하고 두 번째 공연인 외줄타기와 함께 은밀한 고백이 시작된다. 공중에 그은 직선은 동아줄이다. 굵고 튼튼하게 꼬아야 곡예사의 하중을 견딜 수 있고, 또한 그 무게의 변곡을 줄 전체에 나눠줄 수 있다. 외줄을 타는 거룩한 밤이고 사람들은 아슬아슬한 ‘나’의 묘기를 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5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예상했던 대로 교육, 국방, 산업통상자원, 고용노동, 여성가족부 장관을 교체했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논란을 낳거나, 정책 수요자인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부처, 장관의 존재감이 약했던 부처들이 대상이었다. 사회 부처의 신임 장관은 여당 국회의원을 기용해 개혁 기조를 유지하고, 경제 부처의 경우 경제관료들을 포진시켜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용이 짜였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 과정에서 혼선을 빚고 논란을 자초하면서 정책 신뢰도를 실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고, 진보·보수 교육단체 양쪽에서 장관 퇴진을 요구받아온 터라 새 출발이 요구돼왔다. 재선 국회의원인 유은혜 장관 내정자를 발탁한 것은 교육 정책의 개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교체 여부가 고심이었던 국방부 장관을 바꾼 것은 어수선한 ‘군심(軍心)’을 하루빨리 정돈하고 안보에도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하는 차원에서 잘한 결정이다. 해군 출신 송영무 장관의 바통을 공군 출신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넘긴 것은 육군 중심으로 짜인 군 기득권을 깨는 개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새 장관은 육·해·공군사이에 벽을 쌓는 ‘
노인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고령범죄자(65세 이상)는 2013년 7만7천260명에서 5년 뒤인 2017년 11만2천360명으로 45%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살인·강간·방화 등 강력범죄자는 2013년 1천62명이었는데 꾸준히 증가해 2017년 1천808명으로 70.2% 급증했고, 상해·폭행 등 폭력범죄자는 2013년 1만4천216명에서 2017년 2만350명으로 43.1% 늘어났다. 노인범죄자들의 범행 동기는 무엇일까? 지난해의 경우 부주의가 13.5%, 우발적인 경우가 13.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기타 25%(2만8천194명), 미상 38.3%(4만3천44명)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노인 절도범죄의 상승률이다. 노인의 절도범죄는 2011년 3천746건에서 2016년 8천747건이었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체 절도범죄자 중 노인의 비중이 8.22%나 된다. 노인 범죄가 증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오랫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지켜 온 노인빈곤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높은 노인빈곤율이 재산범죄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나타난 여러 유형의 노인
1997년 OECD에서 제안한 인간의 역량 기준 프로그램으로 ‘DESECO(Defining and Selecting Key Competencies)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 사람이 생애를 사는데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핵심역량과 그 요인을 분석한 것이다. DESECO 프로젝트의 3가지 역량은 지적도구 활용역량, 사회적 관계역량, 자율적 행동역량으로 한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도구를 사용하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흐름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인 것이다. DESECO 프로젝트의 연구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핵심역량’이라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하는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그동안 한국의 초·중·고 교육은 학생을 서열화하였고, 학생이 알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평가하는 결과 중심적인 평가를 지향하였다. 또한 교육과정, 교수·학습(수업), 평가, 기록의 연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위와 같은 문제점 해결과 핵심역량 함양을 위해 등장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다. 넓은 열차 칸에 덩그러니 혼자라면 어떠할까. 덜컹거리는 철로의 마찰음이 예전보다 크게 들리고, 지나가는 들과 건물과 나무들이 외로움으로 다가서서 부르르 몸서리치지 않을지. 아니, 반대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곳에서 오페라 가수처럼 무게를 잡고 노래 부를 수도 있을 것이고, 어느 정치 후보자처럼 허세부리며 큰 소리로 연설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가된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기에. A.G 가드너는 런던에서 미들랜드로 가는 마지막 열차인 완행열차를 탔다. 출발할 때는 손님들이 찼었지만, 교외 정거장에서 열차가 멈출 때는 하나씩 둘씩 내렸으며, 런던의 외곽을 등 뒤로 돌렸을 때쯤 해서는 혼자였다. 그래서 일종의 자유의 향연으로 창문을 계속 열거나, 반항의 자극 없이 그것을 계속 닫거나 할 수 있고, 찻간 어느 구석도 차지할 수 있는 즐거운 마음을 누릴 수 있었다. -우리 중 누가 먼저 열차를 탔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담뱃불을 붙여 다시 주저앉아 독서를 시작하였다. 내가 동료 여행자를 발견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는 다가와서 내 코 위에 앉았다. 그는 우리가 모기라고 부르는 날개가 달리고, 거만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곤충 중의
1980년대 초반까지도 여름의 끝자락에 접어들면 전남 서남해안 지역에서는 흉흉한 괴담이 돌았다. 이시기 치사율이 높은 풍토병이 여지없이 창궐했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수 없는 병으로 해마다 20~30명이 희생됐다. 주로 어패류를 생식한 사람이 오한, 발열, 전신 쇠약감의 증상을 보이고 36시간 정도 지나면 괴사 등 피부이상이 나타나며 사망에 이르는 원인불명의 병이었다. 특히 간에 이상이 있거나 음주습관이 있는 사람은 거의 100%의 치사율을 보이는 치명적 괴질이었다. 주민들과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 풍토병은 3년 뒤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밝혀졌다. 원인을 규명한 사람은 프랑스에서 5년간 ‘안티 박테리아’를 연구하고 귀국한 당시 41세의 젊은 의학도 정선식 전남대 의대 교수였다. 그 후 감염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며 비브리오를 파헤치기 시작했고 1995년 마침내 이 병의 원인균을 밝혀냈다. 2003년 2월엔 ‘불니피쿠스균’의 천적인 ‘박테리오파지’를 분리한데 이어 인공배양으로 대량 증식하는데 성공했다. 그 이후 개발한 백신으로 치사율 100%였던 비브리오 패혈증은 50%이하로 낮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희생자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 비브리오 균이…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있었다. 가족 상봉이 이루어진 금강산호텔은 눈물바다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금섬(92) 할머니는 상봉장에 도착해 아들 리상철(71)씨의 자리에 오자마자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다. 이렇게 수십 년을 잊지 못하고 기다려 만난 사람들도 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아픔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다. ‘1년만, 아니 여덟 달만 빨랐더라면…’ 87세 김진수 할아버지는 끝내 여동생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슬픈 소식을 들어야했다. 상봉 신청자 절반 이상이 이미 사망했고 생존자 85% 이상이 70대 이상의 고령이다. 이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남북 협력을 통해 정례화가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산가족 상봉 때면 나도 마음이 울컥할 때가 많다. 돌아가신 우리 시아버님도 고향을 북에 두고 홀로 월남하신 실향민이다. 가끔 며느리인 나에게 고향과 부모님에 관해 말씀을 하셨다. 몇 해를 그렇게 지나시다 어느 날엔가 새벽에 티브이 소리가 커서 들여다보니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뉴스를 접하시고 망연하게 앉아 계셨다. 아무 말씀도 못하시는 얼굴을 적시는 눈물이 브라운관에서 나오는 빛에 빛나고 있었다. 그 일이 있은 뒤로 아버
대학교육은 장차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인간을 길러내는 데 그 최종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대학교육 4년 또는 6년의 과정을 거쳐 사회에 나서는 한 인간이 그 사회와 민족 내지는 국가, 인류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인간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대학교육의 목적이요, 그 목표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대학교육은 이 목적 내지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편으로써 두개의 채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전공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교양교육이다. 이 두 채널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인가? 그것은 스위스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페스탈로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직업인이 되기 전에 인간이 되도록 교육하라.’는 것이 대학교육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양이란 무엇인가? 교양 있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인격에 품위가 있어야 하고, 언어가 고상하고 행동에 예절이 있어야 한다. 대학은 지성적 교양인의 집단이며 문화인의 요람을 말하는데 좀 특정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여 취업을 도모하게 하는 직업학교와는 달리, 대학생활의 전 과정을 통해 이상적 가치관과 인생의 목표를 눈앞에 바라보면서 함께 토론하고 함께 추구하는 가운데 스스로 고매한 인격을 형성해…
송이풀 -이별- /문효치 그때 어둠은 왔지 으아리꽃이 왔다가 가고 어둠은 내 살 속으로 뚫고 들어왔어 어둠이 오는 소리는 천둥소리 같았어 어둠이 오는 소리에 잎사귀들이 모두 떨어지고 몸은 마구 아팠어 지구를 흔들면서 왔어 그때 어둠은 왔지 어둠의 덩어리들은 와서 내 몸에 뿌리를 박은 채 피를 빨고 있었어 때로는 총이고 칼이었어 나를 뚫고 베었어 풀꽃을 통해 세상살이를 느끼고 만날 수 있는 재미까지 쏠쏠한 문효치 시인의 풀꽃 이야기가 가득 들어 있는 시집 ‘모데미풀’에서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이별’의 부제를 달고 있는 ‘송이풀’이었다. 어디서나 흔하디흔하게 볼 수 있는 풀꽃 하나에서 이렇듯 장엄한 아픔을 체취한 시인의 혜안이 놀라울 뿐이다. 이별은 아픔 중에서도 가장 큰 아픔이다. 얼마나 아팠으면 지구가 흔들리고, 매일 마주하는 어둠은 천둥소리를 내고, 그 소리에 세상의 모든 잎사귀들은 떨어지고, 또 어둠은 덩어리가 되어 “내 몸에 뿌리를 박”고 온 몸의 피를 빨고 있다. 고 쓰디쓴 독백을 한다. 피는 생명이다. 멀어져가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은 피를 다 쏟아내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