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이난희 네 살 아이가 라면을 먹는다//두 눈까지 흘기며 결연한 다짐이라도 하겠다는 듯, 뚝 면발을 끊는다 집게손가락은 정오의 태양을 찌른다 -쟤가 안 비켜 줘요 밥상의 위치는 아이 혼자 힘으로 이룬 영토 그러니까/비켜서지 않아도 될 아이의 권리 밥상을 지켜 내려는 천진한 저항에 태양은 문지방을 넘지 못했다 잔뜩 배부른 아이는 햇살을 베고 낮잠에 들고 - 이난희 시집 ‘얘얘라는 인형’ 중에서 아이들에게는 선거권이 없어도 분명 주권은 있다. 주권은 한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으로써 최고의 절대적 힘과 자주적 독립성을 가진다. 시인은 네 살. 어린 아이가 라면을 먹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하나의 시적 모티브를 얻어 낸다. 밥상이라는 작은 영토에 거대한 태양을 끌어들여 어린아이의 밥상 영토를 지키게 하는 기발한 발상 참으로 경이롭다. 결국 ‘태양은 문지방을 넘지 못했다’라며 거대한 정부라도 사회적 약자의 주권은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암시하고 있다. /정겸 시인
10년 동안 표류하던 화성시 남양읍 신외리 일대 418만9천㎡ 부지에 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송산그린시티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지난 2007년 수자원공사와 화성시가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프로젝트를 발표함으로써 공식화됐었다. 그러나 사업 시행자와 토지 소유주인 수자원공사 간에 땅값 다툼이 발생함으로써 지지부진했다. 당시 사업자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코리아(USK)가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됐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경기도와 화성시 수자원공사가 국제테마파크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손을 잡고 협약서에 서명함으로써 성공적 추진을 다짐한 것이다.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은데는 정부가 이미 관광분야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유치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또 지난 2월 정부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 추진방안에 반영됨에 따라 재추진 동력을 확보한 것. 이 사업은 사업지 3조원에다 부대비용까지 합히면 5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송산국제테마파크에 한류테마파크,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골프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그래서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의 주요 테마파크와 경쟁하는 한국의 대표적 테마파
우리나라 서해안 천일염의 품질은 매우 우수하다. 이는 서해안이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경사가 완만해 다량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양질의 갯벌을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품질이 세계 최고의 명품 소금이라 불리는 외산 소금보다 뛰어나다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도내 생산 천일염에서 세계 최고의 명품 소금이라는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보다 3배 이상, 뉴질랜드나 호주산 천일염 대비 약 100배 이상 미네랄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도 산 소금 17건과 외국산 소금 15건의 미네랄 함량을 분석한 결과다. 국산 천일염의 염화나트륨의 순도도 정제염이나 수입염과 비교했을 때 80~85%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외국 명품 소금보다 못하지 않다. 그런데 이 천일염을 생산하는 서해안 염전이 자꾸 사라지고 있다. 원래 경기만은 전국 제1의 천일제염지대로서 오래 전부터 질 좋은 소금을 많이 생산해왔다. 지금은 특히 시화지구 간척사업과 남양만 간척사업 등으로 염전은 대폭 감소하고 있고 국산 천일염은 위기를 맞고 있다. 품질이 뛰어난데도 생산과 판매환경이 매우 열악하기
인간에게 주어진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은 건강하고 많은 재산을 소유하며 명예를 갖는 것일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치 있는 일에 삶을 집중하는 것일 것이다. 또한 사람은 행복한 삶의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건강을 위해, 부의 축적을 위해, 명예로운 일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이 가운데 몇 개는 자신을 위한 것이고, 몇 개는 다른 사람과 사회를 위한 배려의 행동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말을 한다. 이 말의 뜻은 지능을 가지고 진화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보다는 남을 생각하고 배려함으로써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자에서 사람을 의미하는 인(人)은 2개의 개체가 모여 조합된 완벽한 의미의 글자이다.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고등 사고 능력을 활용하여 부족함을 메워주고 좋은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人)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본인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배려와 희생정신이 바로 인간의 모습일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교육과 학습을 통해 사회가 행복을 같이 누릴 수 있는 방
학교에서는 교사, 교육행정직 공무원, 교육공무직원 이렇게 다양한 구성원이 공존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여 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여러 직종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상호 협력과 함께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현재 많은 학교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현안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의 중식 제공 문제다. 그 배경은 처우개선비 인상에서 비롯됐다. 교육공무직원의 처우 개선은 완벽한 해결은 아니지만 노사가 힘을 모아서 고용 안정과 처우개선비를 지속적으로 증액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근속수당과 명절휴가비를 비롯한 여러 항목이 인상되었고, 그 중에 하나인 정액급식비가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되면서 조리종사원들의 중식비 납부 문제가 불거졌다. 그동안 조리종사원의 중식비 징수 면제 여부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매년 심의를 거쳐서 결정되었다. 하지만 올해 처우개선비 인상과 정액급식비가 타 공무원과 동일하게 지급되면서 대부분의 학교에서 다시 고민하게 됐다. 그동안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이 다른 직원들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일을 하면서도 정액급식비가 현실화되지 않아서 많은 학
유화물감은 화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해왔던 재료였고, 그들의 대표작 역시 대부분 유화로 남겨져 있다. 드가 역시 빼어난 유화를 셀 수 없이 많이 남겼지만, 필자는 그의 파스텔화를 훨씬 더 좋아한다. 드가의 파스텔화에서는 화가의 감성과 재능이 유화에서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곤 한다. 1880년작 ‘무대 위에서’에서는 신비로운 공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무희들의 모습이 보인다. 화가의 손놀림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청녹색의 스커트는 번지는 듯 날리는 듯 하여 무중력 상태의 포즈가 지닌 아름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감추어지지도 다듬어 지지도 않은 날것 그대로의 파스텔 실루엣은 발레나의 팔을 더욱 우아하게 보이게 한다. 혹자는 드가가 냉혹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드가의 작품들 역시 그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드가의 파스텔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가 차가운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진다. 화면 안에서 작가의 감성이 풍요롭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감성이란 매우 청량하고 자유로운 것인데, 파스텔을 매우 선호했던 드가였기에 그런 느낌이 잘 살아났을 것이다. 드가는 유화보다는 파스텔이 자신이 마음속…
식곤증 /유 희 비켜갈 수 없는 절벽이다 우회할 수 없는 막다른 길이다 자전의 중심으로 빨려 드는 무기력증 이승과 저승 사이에 휘청이는 갈대인 듯 연옥의 나루터에 출렁이는 뗏목인 듯 나를 잊고 너를 모르는 무뇌의 동상인 듯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까무러지는 순간이다 먹물 번지듯 세상이 어둡다 돌아갈 길 잊는 몽환의 순간이다 한 방울 욕정欲情마저 산화하는 순간이다 블랙홀 입구에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내가 있다가 없다 없다가 있다 -유 희 시집 ‘틈새’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난센스 퀴즈다. 가볍게 웃어 넘기는 말이긴 하지만 사실 내려앉는 눈꺼풀의 무게란 가히 감당할 수 없이 무거운 것이다. 어느 일터에서나 식사시간은 즐겁다. 그리고 그 이후에 찾아오는 근무시간은 나른하다. 소화기관의 포만감으로 인해 밀려들어 오는 잠, 시인은 그러한 식곤증에 빠지는 우리의 그 순간을 비켜 갈 수 없는 절벽이며 우회할 수 없는 막다른 길이라 한다. 그 앞에서 갈대인 듯 뗏목인 듯 동상인 듯 어찌할 수 없는 자신의 무기력을 확인하며 까무러지기도 하는 블랙홀, 그와 같은 입구에 내가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는, 누구나 피해갈 수…
한 겨울 꽃나무에게 ‘꽃을 피우라’고 주문을 외우고 간절히 염원해도 이뤄지지 않는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한다 한들 꽃을 피우는 것은 자연의 이치와 때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인간은 몸을 줄여서 작아지도록 설계된 존재가 아니다. 인간도 꽃과 마찬가지로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졌다. 더 뛰어나게, 그리고 더 비범하게! 과연 무엇이 나를 빛나고 훌륭하게 만드는가? 보통 자신을 뛰어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하는 일에서 전문성을 갖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만드는 일이 그러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메달을 따는 선수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내가 갈고 닦은 성과를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고 세상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뛰어난 성과를 보면서 인정한다. 단순히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여 “그 사람 참으로 훌륭하고 빛나는 삶을 살았지”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고 하여 뛰어난 인생의 결과라고 인정하지도 않는다. 대부분 뛰어난 삶을 살았다고 칭송받는 경우는 자신의 인생과 직업에서 거둔 발전과 연관될 때이다. 자신이 하는…
장바구니 물가가 너무 오르고 있다. 긴 폭염을 거치면서 농작물이 말라붙은데다 수산 및 축산물 가격마저 큰 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이달 들어 배추, 양배추, 시금치, 수박 등 채소와 과일 가격이 지난달보다 50% 이상 치솟았다. 고등어, 갈치 등 주요 수산물 가격도 지난해보다 30% 이상 급등했다. 폭염에 잎채소는 녹아들고, 열매채소는 열매조차 열리지 않아 공급 물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산물은 수온이 오르면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추석까지 이어질까 염려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태풍 솔릭이 우리나라를 관통하게 되면 농수산물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앙등이 한 달 남은 추석까지 이어진다면 추석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저조한 소비를 더욱 냉각시킬 것이다. 그렇다고 가격통제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먹거리 물가가 오르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고 영세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요식업계가 타격을 받는다. 주부는 장보기 겁나고, 서민은 한 통에 3만~4만 원 하는 수박을 사 먹기가 두렵다. 인건비 부담 증가를 호소하는 요식업계에 식자재 가격 상승은 경영난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식당마다 음식값을 올리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상위와 하위 10%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은 작년 기준으로 그 격차가 4.3배로, 통계가 나온 6개국 가운데 미국(5.07배) 다음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2016년에는 회원 22개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작년 기준으로 일본은 2.83배. 뉴질랜드는 2.81배라고 하니 한국의 임금 격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큰 것은 분명한 듯하다. 한국의 이런 현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60% 안팎에 그치고 있고,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50∼70% 수준에 머물고 있으니 상-하위 급여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대기업들이 수출 중심이어서 영업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데 비해, 중소기업들은 내수부진의 만성화로 활력을 잃고 있다. 이러하니 어느 정도 임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임금 격차다.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청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를 지나치게 깎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근로자의 급여가 대기업 근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