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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큼 이나 부글부글 끓는 것이 요즘 자영업자 심경(心境)이다. 올해처럼 힘든 시절이 없어서 그렇다. 특히 자영업자 둘 중 하나라는 직장인 출신은 더하다. 직장을 잃은 뒤 가족 생계를 꾸리기 위해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계획과 전혀 다르게 판이 흘러가서다. 자영업자는 지난해 8월 기준 569만명에 이른다. 156만명은 직원을 두고, 413만명은 나홀로 자영업을 한다. 가족일을 돕는 사람은 116만명이다. 상황은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더욱 나빠져 가고 있다. 상처도 크다. 그리고 직원을 둔 사람만 상처받은 것이 아니다. 본인의 고단한 몸을 추스르기 위해 ‘알바’를 써보겠다는 작은 꿈마저 깨진 나홀로 자영업자의 심경은 상대적 박탈감 그 자체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기금 문턱을 낮추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4대보험 가입이 전제조건임을 감안하면 그림에 떡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서도 작년 새로 창업한 자영업자는 115만 명. 83만 명이 폐업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한 해 동안 32만 명의 자영업자가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가슴 아프다.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가 은퇴하면서 자영업자도 고령화하고 있으나 현실과의 싸움이 더욱 처절해지
고고학적인 상자 /김관용 빈 곳을 찾을 수 없는 빈틈, 15층 베란다에 파를 심는다 모서리로 다가가 툭 건드리면 끈적이는 타액 싱싱한 것일수록 할퀸 상처는 오래 남는다지 발꿈치 아래서 돋아난 푸른 반점의 찌르레기, 그들의 눈물은 비료다 집안 공기는 모두 푸른 근육의 안쪽으로 몰려들고 피부의 바깥은 진공이 된 듯 스티로폼은 무언가 골몰하는 눈치다 바닥에 떨어진 얼굴에는 통증을 예감하는 낯익은 상형문자들, 보르헤스의 주석처럼 팽팽해지는 저녁 고집 센 파의 살, 파의 뼈, 잘린 손가락 그대로 암각되고 싶다 수식어가 빠진 문장처럼 혹은 유빙처럼 허공의 지층이 삐걱일 때 윗층의 기침소리 상자 속으로 구겨진다 파는 속이 비어서 허기진 식물이지만 그렇다고 대가 약해 마른 사랑에 기대지도 않아 후욱, 파의 관절이 꺾이는 날 한 술 더운 밥 위에서 단단하던 집착은 풀어지지 파는 자라는 것이 아니라 연두의 기운을 한 점으로 밀어 올리는 것이다 ‘싱싱한 것일수록 할퀸 상처는 오래 남는다’는 말을 거꾸로 하면 ‘할퀸 상처가 오래 남는 것일수록 싱싱하다’가 된다. 상처 없이 싱싱할 수는 없으니까. 상처를 이겨야만 싱싱한 것이니까. 상처가…
폭염이 이어진다. 어차피 여름은 더운 철이니 참고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땀이 눈으로 들어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덥다는 말이 새어 나온다. 사람이야 정 더우면 세수라도 하겠지만 털 가진 짐승들은 요즘 같은 더위가 더 힘들 것 같다. 털 가진 짐승 얘기를 하자면 먼저 개나 소를 떠올린다. 모두 사람 곁에서 살면서 많은 도움을 주는 동물들이어서 더 정이 간다. 충성심 또한 대단했다. 목숨 바쳐 주인을 구하는 개나 끝까지 새끼 낳고 일을 하면서 나중에 팔려가는 소는 귀중한 재산이기도 했다. 그러나 닭은 가축이면서 조금 가볍게 여겼다. 흔히 머리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 또는 닭대가리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닭이 그렇게 머리 나쁜 동물이라는 생각을 순간에 불식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마 이맘때보다 조금 빨랐던 때로 기억한다. 매일 같이 알을 낳던 닭이 알을 낳지 않기 시작했다. 닭은 한 번 알을 낳기 시작하면 배 안에 갖고 있는 알은 낳고 한동안 쉬게 되어 있는데 그 영리한 암탉이 알을 숨기기 시작한 것이다. 닭이라고 해서 무조건 알을 낳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가 낳은 알이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닭은 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비밀 장소에 알을…
23일 오후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가했던 북한탁구대표선수단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15일 입국했던 북한선수단은 주정철 선수단장(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을 비롯해 남녀선수 각 8명 등 모두 25명으로 이루어졌다. 이 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로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대전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서 남북한을 비롯해 세계 28개국 238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올해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북한선수단은 단일팀 경기를 포함해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따냈다. 북한의 함유성 선수가 U-21 남자단식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땄고, 차효심과 김남해 선수의 여자복식조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남북단일팀을 구성했던 박신혁 선수(북)와 이상수 선수(남)의 남자복식조가 동메달을 차지했고, 차효심 선수(북)와 장우진 선수(남)의 혼합복식조는 우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특히 이번 국제대회에서 남북탁구단일팀이 금메달을 딴 건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대회’의 여자단체전 우승 이후 27년만의 성과였다. 이런 성과에 더해 이번 코리아오픈 국…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타들어가는 농작물에 농심도 새카맣다. 게다가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수입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소비자물가 또한 천정부지처럼 들먹거리고 있다. 연일 계속된 찜통더위에 무와 배추 등 날씨에 민감한 채솟값이 줄줄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고, 과일·과채·축산물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폭염에 공공요금 줄인상이 가세하면서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소비자물가 움직임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도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실업률 증가로 연일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은 이달 말 거리로 뛰쳐나올 태세다. 국제유가마저 천정부지로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 초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이던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25일 현재 73달러까지 치솟았다. 당분간 70달러대 안팎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때문에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도 1천600원대를 넘어선 지 오래고, 2천원 하는 곳도 있다.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국제유가 상승은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7월
경기도가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파주 DMZ와 평화누리길 일원에서 ‘2018 상반기 생태자원 조사활동’을 펼친 결과 멸종 위기종 2급인 매화마름과 저어새, 삵 등 각종 멸종위기 생물들이 대거 발견됐다고 한다. 식물은 총 100과(科) 327속(屬) 575종(種)이 발견됐는데 이 중 희귀식물은 할매밀망, 쥐방울덩굴 등 22종, 특산식물은 벌개미취, 외대으아리 등 13종이나 된다. 뿐만 아니다.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작성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인 적색목록 식물도 10종이 있었다. 특히 평화누리길 일원에서 극상림인 서어나무 군락지, 발견됐다. 서어나무는 숲의 천이(遷移) 과정 중 극상의 단계에서 주로 관찰된 있다고 한다. 원앙, 호사도오 등 9종의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 저어새, 멸종위기 2급인 큰기러기, 재두루미, 독수리, 노랑부리저어새 등 14목(目) 34과 56속 79종 9천781개체가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다. 멸종위기 2급인 삵의 서식지도 발견했다. 한마디로 생태계가 살아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DMZ 일원 자연환경 생태조사 및 생태도감 제작 사업’의 일환으로써 2020년까지 데이터베이
그리스의 철인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렸던 행복의 정의를 보자. ‘사람들은 자기가 바라는 것을 얻게 될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람을 1차적 바람과 2차적 바람으로 분류했다. ‘1차적 바람은 돈·명예·좋은 음식 등의 본능적인 욕구가 해당되며, 2차적 바람은 그 바람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며 정말 좋은 것인가를 확인하는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1차적 바람과 2차적 바람이 모두 충족되는 것이라야 진정한 행복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본능적 욕구와 사회적 욕구가 합치되기를 바라는 행복론으로 결국은 사람 사는 사회에 참다운 행복은 없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인간의 행복은 자신의 처한 위치에서 성실과 노력으로 그 노력의 대가를 보상받을 수 있으며, 적으나마 자신이 목표로 내세운 것을 성취할 수 있고, 가정의 화합을 이뤄나가며 미래를 설계해 나가면서, 베푸는 삶을 살아가는 안분지족한 생활을 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사회사업가이자 작가인 헬렌켈러의 말처럼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인정’하는데 있다 하겠다. 한마디로 공기의 20%는 산소, 숲속의 50%는 나무, 지구의 70%는 바다, 사랑의 90%는 희생, 행복의 100%는 만족하는데 있는 것이다.…
지난 6월27일부터 소방기본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내용은 출동하는 소방차가 양보의무를 앞 차량에게 방송으로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길을 비켜주지 않거나 끼어들면,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된다. 기존에는 소방차 양보의무를 위반시 도로교통법을 적용해 승용차의 경우 7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었으나 더욱 강력하게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또한 소방차의 화재 현장 진입이나 소화전 앞을 가로 막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강제로 제거할 수 있으며, 소화전 앞 5m 이내 주차 금지에서 주·정차 금지로 확대하여 예고 없이 단속할 수 있다. 현장지휘관으로 출동하다 보면, 예전에 비해 많은 차량들이 모세의 기적을 보여주고 피양해주려 노력하는 모습에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 고의로 피양하지 않는 차량, 소방차량 사이에 끼어들어 자신만의 갈길을 버젓이 가는 차량 등이 여전히 보인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소방차량이 사이렌을 울리며 급하게 출동하는 것은 어딘가에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 응급환자, 화재로 생명과 재산에 위험이 발생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이를 돕고자 소방관이 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
본격적인 하계 휴가철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교통통행량과 함께 교통사고도 함께 증가고 있어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기북부청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휴가기간 교통사고 건수는 775건으로 같은 해 전달(6월21일∼7월10일) 690건 대비 12.3%(+85건)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인을 보면 졸음(전방주시 태만 포함) 68%와 과속 18.2%로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즐거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 지켜야 할 교통사고 예방안전수칙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운전 중 졸음이 올 때는 반드시 쉬어가야 한다. 장거리 운전 시 2시간마다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환기를 시켜 주고, 껌과 견과류 같은 가벼운 음식물을 준비해서 섭취한다면 교통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음주운전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70㎏ 남성의 경우 소주 두잔 정도면 면허정지 수치가 나올 수 있으며, 또 소주 1병당 혈중알코올 농도가 해소되려면 최소 6∼8시간이, 2병을 마시면 18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셋째, 초행길 렌트카 사고를 주의해야 한다. 휴가철 렌트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는 대부분 초행길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