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청계천을 따라 걷다보면 오른쪽에 위치한 큰 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형성된 의류전문 도매상가인 평화시장이다. 평화시장은 서울의 도심지를 흐르는 청계천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한에서 내려온 상인들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장이 청계천 인근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한국전쟁 직후 초창기에 청계천 주변에 형성된 판자촌에서 사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은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피난민들이 청계천 변 판자촌에서 재봉틀 한두 대로 옷을 만들어 판매하던 데서 출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청계천 변에서 노점상 형태로 의류를 제조·판매한 상인들의 약 60%가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이었다. 그 후 1962년에 오늘날 건물과 유사한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으나 인근에는 여전히 판자촌이 남아 있어 여기로부터 유입된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여 가내수공업 형태의 의류제조업이 영세 업체들을 지탱시켰다. 당시 영세한 의류상가와 제조업체가 밀집하여 있던 평화시장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들은 햇빛도 없는 좁은 곳에서 어두운 형광등 불빛에만 의존해 하루 14시간의 고
얼마 전 필자가 근무하는 지구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할머니가 지구대로 커피믹스 한 박스를 들고 오시며 받으라고 권했다. 극구 사양하였지만 할머니는 막무가내로 받으라 권하시기에 그 사연을 들어보니 자신의 동네를 매일 골목골목 순찰해줘서 고맙다는 할머니의 인사였던 것이다. 과연 경찰은 어떤 방법으로 순찰하는 지역을 정하게 될까? 지금까지 경찰은 각종 범죄와 112신고 건수 등 통계를 토대로 순찰장소를 정했다. 그러나 순찰이 필요한 장소는 지역에 거주하고 자주 통행하는 주민들이 잘 알 것이다. 순찰구역을 정함에 있어 이전의 경찰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로 주민이 필요로 하는 순찰의 필요성을 느끼고, 2017년 9월부터 전국적으로 ‘탄력순찰’을 실시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순찰장소와 시간을 조사해 이에 맞게 순찰하는 방식을 실시했다. 우리가 거주하는 곳에 순찰이 필요로 하는 장소가 있다면 ‘탄력순찰’ 희망장소를 다음과 같이 신청해보자. 온라인을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순찰신문고’라고 검색하거나 홈페이지(patrol.police.go.kr)에 접속해 순찰을 원하는 장소의 주소를 입력해…
우리 주위, 차도와 인도에 설치돼 있는 빨간색 소화전 시설물이나 도로상에 ‘소화전, 주·정차금지’라고 표기돼 있는 맨홀을 볼 수 있습니다. 법규상 ‘소방용수시설’이라고 부르는 이 시설은 화재현장에서 소방차에 적재돼 있는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소방용수시설을 소방관들이 사용하지 못하거나 지장을 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방용수시설은 도로교통법 제33조에 의거 5m 이내 주차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소화전 맨홀위에 버젓이 주차를 하고 또 너무 가까이 주차하여 소화전에 소방호스를 결합할 수 없거나, 심지어는 소화전 바로 옆에 쓰레기를 쌓아둬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빈번이 있습니다. 또 소방기본법 제28조 1항에서는 정당한 사유없이 소방용수시설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건설현장의 작업 등에 필요한 살수 차량에서 인근 소화전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차량에 보수하는 행위가 적발되고 있습니다. 시민들께서는 소방차량이나 상·하수도나 관계기관 차량 이외에 차량이 소화전에서 물을 받고 있는 경우가 있으면 불법인 것을 인지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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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동국대 일산병원 교수팀이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 빅데이터 15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제주 주민의 허리둘레가 81.8㎝로 전국에서 가장 굵었다. 가장 날씬한 광주(79.9㎝)보다 1.9㎝ 굵었고 비만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BMI)도 24.3으로 제일 높았다. 가히 ‘뚱보도(島)’라 할 만하다”는 내용이다. 청정한 공기와 싱싱한 해산물이 지천이고 올레길이 있는 제주여서 건강한 삶을 누릴 것 같은데 이런 천혜의 환경에 사는 사람들이 뚱뚱하다고 했으니 당연히 세인들의 화제가 됐다. “제주도는 맞벌이 비중이 61.5%로 전국 최고다. 부모의 보살핌 없이 자녀들끼리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칼로리가 높은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때우게 된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연구팀이 내놓은 분석이다. 비만은 보통 후천적 요인이 70%를 차지한다. 주로 스트레스에 따른 폭식·과식 등의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때문에 나타난다. 고혈압, 당뇨병, 심폐기능 장애 등 여러 질환도 일으킨다. 그래서 생명을 단축시키는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그런데도 현대인의 뱃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운동과 식이요법 프로그램이 수없이 많지만 성공을 거두기가 말처럼
시시포스 나비 /이윤훈 바위 위 나비가 몸을 부린다 생의 마지막 착지까지 자신을 올렸다 내려놓는 일 그 아찔한 노역 그동안 나비를 오역했다 이 세상 나비처럼 가벼이 건너고 싶다는 말, 거두기로 한다 -시집 ‘생의 볼륨을 높여요’ 언젠가 호랑나비가 작은 쥐똥나무꽃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을 본 적 있다. 가지가 휘청거리는 것도 아랑곳없이 꿀을 탐하는 모습을 보고 나 역시 아찔한 노역이라 생각했었다. 하루살이나 날파리처럼 아주 하찮은 목숨일지라도 살고자 하는 본능 앞에서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 다를 바 없는 사투의 행위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일 것이다. 나비의 이미지는 가벼움의 대명사지만 바위 위에 몸을 부리는 나비의 모습에서 그 이면을 꿰뚫고 그동안의 오역을 깨닫는 시인은 이러한 생명의 속성을 통해 시시포스의 형벌을 떠올렸으리라. 비단 나비뿐이겠는가. 가벼이 생을 건널 것 같은 나비가 저러할진대 평균 3만 여일을 하루하루 살아내야 하는 인간에 있어서랴! 표층적 인식은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한 발 다가서게 하는 매개체로서 작동한다. 시시포스의 바위를 등에 지고 오늘도 숱한 우여곡절과 질곡의 절벽을 기어올라야 하는 우리들의 비애가 겹쳐 읽…
필자는 인천송도소방서에서 근무하는 119구급대장이다. 요즘 매체에서는 현장에서 활동 중인 구급대원들과 관련해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다. 이에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 현재의 119구급대는 전문적인 인력, 기술, 장비 및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심정지, 심뇌혈관, 중증외상 환자에 대한 소생율을 높이기 위하여 스마트 의료지도(영상통화를 이용한 응급의학 전문의의 직접의료지도로 기존의 방식보다 빠른 전문소생술의 시스템), 담당 지도의사의 분기별 직접교육훈련, 권역응급의료센터 주관의 최신 의료경향의 중증 환자처치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등 고품질 구급서비스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환자가 발생할 경우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환자를 평가하여 119종합상황실의 구급상황관리센터로 연락하면 환자와 적합한 병원과 진료가능 여부까지 확인하여 구급차에 전달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헬기 역시 2대를 보유하여 먼 섬지역의 주·야간에도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다. 이러한 119구급대는 1년 365일 24시간 휴일 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렇듯 한사람의 응급환자를 위하여 구급대원은 개인의 현장 응급처치 능력 향상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부단히
기무사는 나에게도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 당시에는 보안사였다. 연대급 부대에 근무했기 때문에 자주는 아니더라도 부대 안에서 그들을 가끔 볼 수 있었다. 하루는 문서수발 차 본부대로 가다가 이해못할 광경을 목격했다. 소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인사주임이 연대 보안반 선임하사(중사)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것이었다. 계급장도 없는 그 선임하사를 나도 단박에 보안대에 근무하는 것을 알았다. 이를 보고 상병 계급장인 나로서는 한편으로 그러려니 하면서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몇 달 후에 병장으로 진급했다. 행정반으로 전화가 왔다. 다짜고짜 “중대장 있어? 지금 안 계십니다. 어디 갔어? 본부대에 가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야 임마! 중대장이 어디 갔는지도 몰라?” 아무리 군대지만 누군지 무례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기분이 나빠 좀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은 것 같았다. 마침 그때 인사계가 들어오셔 바꿔드리고 한참을 통화한 뒤 나를 바꾸라더란다. 보안부대 사무실로 뛰어내려오라고 했다. 사복차림에 머리를 기른 그는 난데없이 나의 따귀를 서너 대 때렸다. 신분을 밝히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중대장을 찾던 그가 감히 보안대를 못 알아보냐는 그런 태도였다.…
야생동물들의 농작물 습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확기는 물론이거니와 파종기와 생육기를 막론하고 밭작물들을 파헤친다. 고라니와 멧돼지에서부터 청설모, 조류 둥에 이르기까지 농가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은 종류도 다양하다. 남양주시의 경우 유해조수 기동포획단을 운영하고 지난해 멧돼지 503마리, 고라니 300마리를 포획한 바 있지만 개체 수는 계속 늘어나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다음달부터 일부 지자체가 실시하는 것과 같이 야생동물 포획 시 멧돼지는 5만원, 고라니는 3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최근 가장 피해를 입는 농작물은 옥수수와 고구마다. 수확철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밤사이 고라니와 멧돼지들의 습격에 쑥대밭으로 변해버리기 일쑤다. 지난해 경기도내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액은 13억7천여 만원이다. 그나마 지속적인 포획으로 피해액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농가를 감안한다면 실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가뭄·우박·고온·호우 등을 이겨내고 애지중지 재배한 농작물의 피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허망하기 짝이 없다. 특히 산촌지역은 농사를 지어 얻는 게 없을 만큼 피해가 심각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밤을 새워 농작물을
‘워마드(Womad)’라는 사이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워마드는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이란 뜻의 단어가 합성된 것이라고 한다. 이 사이트는 페미니즘을 옹호하고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사이트다. 페미니스트도, 여성우월주의자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 극단은 상대편을 인정하지 않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 극우와 극좌가 그래서 대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그런데 워마드가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대표적인 것이 성체 훼손 사건과 성당 방화 위협이다. 가톨릭 미사 의식에는 빵과 포도주가 사용되는데 빵은 예수의 몸을, 포도주는 예수의 피를 상징한다. 따라서 성체의식은 미사의 가장 신성한 핵심행위이다. 천주교인들에게 있어서 성체를 훼손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불경이다. 그런데 최근 워마드 홈페이지에 성체를 훼손한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예수 XXX 불태웠다’라는 제목의 글과 성체에 성적 모독 낙서를 한 후 불태운 사진을 올렸다. 이에 한국천주교주교회는 “천주교 신자들에게 성체는 지극한 공경의 대상”이라면서 “믿음의 유무를 떠나 종교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