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우~~ 구우~~” 비둘기 울음소리가 새 아침의 여명을 연다. 반팔 차림으로 새벽운동을 나가면 조금 차갑게 느껴지는 초추(初秋)의 바람이 불어온다. 백로가 지나서인지 풀잎엔 방울방울 물방울 고개 숙인 벼, 떼지어 날아드는 잠자리, 산자락따라 만발한 코스모스, 맑고 높은 파란 하늘…. 어김없이 계절이 바뀜을 실감한다. 올 여름은 우리에게 정말 특별하게 기억될 날들의 연속이었다. 싱가포르에서의 북미간 정상회담과 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 일부 종목이지만 남북단일팀 구성 등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많은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했다. 거기에 연일 맹위를 떨치며 35도를 상회하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됐다. 지표의 반사열은 찜질방 습열같아서 호흡이 헉헉 막히고 팔뚝엔 땀띠 천국이지만 부인이 입에 물려주는 ‘아이스바’는 순간적이나마 폭염을 물리치는 마술사로서 별미에 극치였다.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오손도손 알콩달콩 얼굴을 바라보며 산다면 얼마나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잠자리에서 내자(內子)가 갑자기 질문을 한다. 80대 중반까지 살 수 있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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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을 채우려는 과세자 입장에선 아무리 많이 걷어도 부족한 게 세금이다. 그러다 보니 한 푼이라도 더 긁어내려는 희한한 명목의 세금을 수없이 양산했다. 1세기 로마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공중변소에서 수거한 오줌으로 양털의 기름기를 제거했던 섬유업자들에게 물렸다는 오줌세를 비롯 러시아 귀족들에게 부과한 수염세, 17세기 프랑스의 창문세, 공기세, 독일의 매춘세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51년 지방세법 개정 이전 일부 지방에 요정 출입자에게 물리는 입정세(入亭稅)를 비롯 전봇대에 매기는 전주세, 개주인에게 부과하는 견세 등이 있었다. 피아노와 선풍기가 귀하던 시절이라 피아노세와 선풍기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세금에는 무슨 명목을 갖다 붙여도 불만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재정적자 축소가 아무리 급해도 그렇다. 또 무리한 세금 부과는 생각지 않은 부작용을 만들어내는 법이다. 이럴수록 과세자는 새로운 세수발굴에 더욱 나선다. 국민 건강과 복지 증진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행동을 억제 한다는 목적을 내세워 세수 증대 효과를 노리는 일명 죄악세(Sin Tax)도 그중에 하나다. 복지국가로 진화할수록 죄악세 대상은
불가와 깊은 연(緣)을 가진 꽃이 연(蓮)꽃이다. 불교를 설명 하면서 연꽃을 배제하면,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것처럼 믹믹하다. 부처님께서 마야부인의 옆구리로 세상에 태어나시어 일곱 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룸비니 동산에 연꽃이 피어올라 떠받들었다고 하며 부처님을 모신 사찰의 천정, 벽화, 문살, 탑, 기와 등 거의 모든 곳에 연꽃 문양이 새겨져있다. 부처나 보살이 앉은 자리가 연화좌(蓮花座)이고 스님네가 입는 가사(袈裟)를 연화복(蓮花服), 연화의(蓮花衣)라고 부른다. 부처님이 오신 날이면 어둠을 밝히는 연등을 단다. 연꽃은 곧 불심이며 불심은 연꽃으로 상징된다. 화엄경에서는 연꽃을 향(香), 결(潔), 청(淸), 정(淨)의 네 가지 덕으로 말하고 있다. 이 말이 아니더라도, 예로부터 연꽃의 고결함과 아름다움을 예찬한 글은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 함부로 탐하지 않는 처염상정(處染常淨), 그 자체가 불교적이다. 연뿌리는 질펀한 늪 바닥에처해 있어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본성을 간직하여 세상을 정화한다는 것이다. 중생들이 몸은 비록 어지러운 사바에 있어도, 정(淨)하게 지녀 세상을 구제해야 한다는 불교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것이다. 많은 꽃이 수면 위
1. 걷기의 시작은 자세부터 한국인의 체형은 근육양이 적고 좌식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걸을 때 흔들림이 크다. 이로 인해 발목이 안쪽 또는 바깥방향으로 꺽이는 내반(안장걸음) 또는 외반(팔자걸음) 현상이 많다. 등산은 많이 걷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바르게 걷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르게 걷기 위해서는 우선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올바른 자세가 골반을 받쳐주고 허리를 세워 주기 때문이다. 즉 골반은 디딤돌이고 허리는 주춧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올바른 보행방법은 맨발로 걷듯 가볍고 편안하게 걸으면 된다. 걸을 때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아야 하고 내측 발바닥에 하중의 70%를 실어야 한다. 명치, 무릎, 발끝을 일치시키고 양발의 모양이 11자 형태를 유지하는 스윙 워킹을 함으로써 발목, 무릎, 골반, 척추의 교정 효과가 있고 상체 추진력에 의한 에너지 절약형 보행을 해야 하는 것이다. 2.오르막길 내리막길 어떤 피로감이 나타날까? 우선 오르막길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오르막길에서 쉽게 지치는 이유는 숨이 차서 쉽게 지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르막길 어떻게 걸어야 숨차지 않고 편하게 걷는 것 인지 1분에 110m를 걷는 속도의 경우를 살펴보자.…
흐엉 1 /권혁재 가뜩이나 작은 체구의 흐엉이 유골 상자에 담겨 더 가벼워졌다 오래 견딘 중독증에서 수은처럼 차가운 죽음이, 납빛 살갗을 태우고 세 시간 만에 투명인간이 되었다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야자수 빽빽한 흐엉의 외딴 집 긴 잠결에 유언도 없이 깃털 같은 발걸음으로 흐엉이 떠나갔다 -시집 ‘안경을 흘리다’ 외국인 노동자수 100만 시대, 우리의 3D업종이나 사양산업, 건설업과 농축산업에 까지 그들이 아니면 이제 우리 산업의 동력은 주저앉을 지경에 이르렀다. 낯설고 물 설은 타국에서 그들이 겪는 고통과 설움에 동참해 함께 아파하며 시로 형상화해온 시인의 시선이 뭉클하다. ‘흐엉’! 이름만 들어도 베트남여인이 분명한, 온갖 궂은일과 냉대 속에서 살았을 그녀는 수은중독으로 한 줌 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간다. 부당한 작업환경과 문화적 배타성, 타 민족에의 우월감으로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우리는 대체 누구던가.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더 거슬러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일터에서 막장 같았던 눈물겨운 삶의 주인공은 누구던가. 우리의 자화상이 그들이건만 이제 조금 먹고 살만 하다고 그들의 인권을 무심히, 참혹하게 짓밟는
9월의 제철음식 9월은 제대로 가을이 시작되는 달이기도 하고 달빛이 곱다해 ‘가월’이란 예쁜 이름을 가진 달이기도 하다. 달 밝은 가을밤이란 뜻의 추석이 들어 있어 더욱 풍요로운 달이다. 가을의 상징인 흰이슬 백로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이 9월에 들어 있으니 명실상부한 가을이 왔음을 비로소 느낄 수 있다. 물러가지 않은 여름의 뒤끝으로 9월의 하순이 되어야 비로소 가을이라 부를 수 있겠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 오는 시원한 한줄기 바람만으로도 유래없는 폭염을 겪은 우리들에게 그저 반갑기만 한 달이다. 만삭의 보름달처럼 우리 마음도 둥굴고 부드러워져 남은 한 해도 무사히 저물기를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 고이 빌어 보는 9월이 됐으면 좋겠다. 9월은 가을 걷이가 막 시작되는 달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는 달이어서 여름이 제철인 식재는 모두 끝물이고 가을이 제철인 것들은 이제 막 맛과 영양이 차기 시작할 때이다. 9월의 논과 들에서는 벼와 곡식들이 가을 문턱의 따가운 햇살 아래 한창 무르익어 간다. 올벼는 이미 수확을 시작해 햅쌀이 나오고, 알이 영글기 시작하는 풋콩과 풋동부, 풋팥을 밥에 넣어 먹으면 풋곡식 특유의 신선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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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발생한 뒤 큰 피해를 줬던 메르스가 3년 만에 다시 발생해 국민과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메르스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같은 해 12월 23일 보건복지부가 공식 종식을 선언할 때까지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이로 인해 외국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했을 뿐 아니라, 각종 행사 취소, 내수경제 침체 등 피해가 심각했다. 그런데 또 다시 메르스라니, 당국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고 지난달 7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61세의 남성이 고열에 가래 폐렴 증세를 보였다. 검사 결과 메르스 양성 환자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환자 A씨가 입국 시 공항에서 설사 증세를 신고했는데도 공항 검역을 통과했다. 그런데 환자는 인천공항 도착 즉시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했다. 가는 도중 자신의 증세와 중동에 다녀온 사실을 병원에 알렸다니 환자가 참 지혜롭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그냥 집에 가거나 동네 의원이나 약국으로 갔다면 메르스는 크게 확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 뒤 정부의 대처는 신속했다. 메르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장관 후보자들과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에 대한 릴레이 인사청문회가 10일 시작됐다. 청문에서 심각한 비위 의혹 또는 흠결이 발견되거나, 자질이 의심스러운 후보자는 걸러져야 마땅하다. 또 여야 청문위원들은 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전락시키기보다는 후보자의 소신을 국민 앞에드러내 검증받는 장으로 활용하고, 후보자들은 당당하고 품격있는 답변으로 역량을 드러내 보이는 장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7대 비리·12개 항목의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기준을 만들었다. 병역면탈과 탈세·부동산투기는 부정행위 시점과 무관하게 임용에서 원천 배제하도록 했고, 위장전입은 청문제도가 장관급까지 확대된 2005년 7월 이후, 논문표절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 제정된 2007년 2월 이후의 부정행위에 한해 임용을 못 하게 했다.이 기준에 어긋나는 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엄정하게 규명돼야 한다. 그동안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2007년 8월과 2010년 6월 시점을 포함, 최소 7차례의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고,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2005년 7월 이후 두 차례의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다. 헌법재판관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