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지구 /이선이 숟가락이 축나고 아파트는 생각을 줄였습니다 허리끈이 해지고 말도 평수坪數를 줄였습니다 의자를 권하는 오후께로 쥐눈이콩만 한 별이 와서 졸다 갔습니다 좁고 시린 미간眉間 너머 주름을 펼쳐 벽오동 한 그루 심었습니다 구름을 헐어 오동꽃 몇 송이 빈 가지에 앉혔습니다 쪽창에 걸린 낮고 느린 심장 박동 수 길고양이 급식소 나무현판이 희미해질 무렵 허공을 내려 흰 등을 걸었습니다 - 포지션(2017년 겨울호) 단란함이 뚝뚝 묻어나는 말, 보금자리! 주택과 결합하니 그곳에서는 온갖 행복이 몽실몽실 피어날 것만 같다. 보금자리 주택은, 무주택서민, 저소득층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정책의 일환이다. 서민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는 복지혜택이건만 빈부격차가 날로 벌어지는 세태에서는 비애의 한 단면일 수 있다. 하여 숟가락도 축나고 말수도 평수를 줄여야 하는 것, 시인은 그런 상황을 시 속에 구현하지만 소소한 현상을 따뜻한 시적 감성으로 치환한다. 쥐눈이콩만 한 별도 졸다 가는, 신산한 걱정거리도 잠시 밀쳐두고 벽오동 꽃송이를 눈에 들이는, 허공을 발처럼 내리고 흰 달을 등불로 걸어보는, 나름대로의 낭만을 곁들인 최고의
푸르른 5월이 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날이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넘쳐나는 요즘 “우리 사회는 과연 어린이 한명한명을 하나의 인격체로 충분히 존중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아동들이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봐도 아동을 독립된 인격권을 가진 ‘인간’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말부터다. 그러다보니 ‘아동인권’을 흔히 근대 이후 서구에서 들어온 조류(潮流) 또는 우리 전통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가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조선민속학회가 발간한 최초의 민속학 전문학술지 ‘조선민속(朝鮮民俗)’에는 이런 말이 있다. “고조선과 삼한시대에 어린이들은 많은 존중을 받았다. 밥을 먹어도 반드시 아이들이 먼저 첫술을 뜬 뒤에야 어른들도 따라서 먹었고 밥을 담을 때에도 반드시 아이들 밥을 먼저 담았다. 명절이 되어 씨름을 한다든가 줄다리기를 할 때에는 반드시 아이들이 먼저 시작한 뒤에야 어른들이 뒤를 이어서 했다&rdq
비행기가 이룩을 하고 나니 행여 늦을까 첫새벽부터 서둘러 공항에 나와서 수속을 밟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루하게 기다렸다. 그러나 지루한 시간들을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 비행기 창 아래로 보이는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한참을 날아가니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 비행기는 지금 지상 10킬로 상공을 날고 있고 아래 보이는 곳은 부산의 모습이며 앞으로 4시간 반 정도 비행을 하여 목적지 괌에 도착한다고 안내 방송을 한다. 아름다운 육지의 모습도 잠깐이고 태평양 상공에 들어서자 구름이 아니면 망망대해만 보이는 것이 아무리 내려다봐도 지나가는 배 한 척 보기가 힘들고 몸은 점점 비틀리고… 좁은 공간에서 이렇게 긴 시간을 가야 한다는 것이 보통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비행거리를 치면 약 사천 킬로미터 정도 된다던데 ‘그렇다면 미국 본토나 유럽을 여행하려면 도대체 비행기를 몇 시간을 타야 되는 거야’ 하는 생각에 ‘아이고 빨리 남북통일이 되어서 기차로 쉬엄쉬엄 이동을 해야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은 몇 번 다녀보았지만 다섯 시간이 넘는 비행기 탑승은 처음이라 실은 &lsqu
경기흐름이 심상치 않다. 공장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물가는 안 오른 게 없다. 서민들의 호주머니는 비어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훈풍은 접경지역 투기를 부추긴다. 경기지표들이 심각한 상태인데도 아무도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최저시급 인상이 물가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서민생활은 피폐해져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운전직 등 일부 직종에서는 해고를 계획하고 있는 등 고용불안이 가중된다. 경기흐름이 총체적 난국으로 진입 중인데도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 이러다가는 남북정상회담과 지방선거라는 이슈에 휩쓸려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쟁에만 몰두한 정치권이나 정부 그 누구도 먹고사는 문제에는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3월 산업 활동 동향’에는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설비투자는 7.8% 줄었다. 산업생산 감소 폭은 2016년 1월(-1.2%)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지난 3월 중 생산과 투자가 동시에 큰 폭으로 줄고, 공장 가동률은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온국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특히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위에 이룩되었다. 따라서 국가는 조국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분들과 유족에 대한 관심은 물론 그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예산을 늘려 합당한 보상과 예우를 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분들에게 최저생계비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당이 지급되고 있으며 질병 치료 또한 맘 편히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지난 제19대 국회 때부터 ‘보훈가족에 감사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고 간사를 맡아 일했다. 또 제20대 국회에서도 ‘보훈가족에 감사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재창립하고 공동대표를 맡았는데,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보상과 예우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유공자의 보상, 취업, 의료, 연령조정 등 지원을 확대하는 법률안을 대표발의하고 각종 간담회와 토론회도 개최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수많은 보훈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국방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해당 상임위원회에 장기간 계류 중이거나 임기 말 자동폐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보훈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 이후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그동안 여러모로 소외된 접경지역 주민들은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냉면집이 붐비고 파주 등 안보 관광지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한반도의 봄을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회담의 성과인 ‘비핵화’와 ‘종전’으로 인해 영구적인 평화를 모든 국민들이 희망하겠지만 가장 간절한 사람들은 실향민과 이산가족, 그리고 접경지역에 사는 주민들일 것이다. 본보 보도(4월 30일자 19면)에 따르면 파주시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이제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대성동 마을은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역이다. 연천지역 민통선 마을인 횡산리 주민들의 표정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눈에 띄게 밝아졌고 마을 분위기도 분단 이후 최고조라는 소식이다. 물론 투기 세력들로 인한 부동산 경기 과열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정부의 적절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DMZ 관광’이다. 지난달 25
범죄로부터 받은 피해와 상처는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며 평생동안 가슴에 담고 우울, 불안 및 외상후 스트레스로 살아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경찰은 이런 범죄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일선경찰서에 범죄피해자 전담경찰관을 배치하였고 이제 필자는 해당 업무를 맡은 지 4개월째다. 4개월 동안 50여 명의 피해자와 상담하면서 대다수의 피해자들이 보호·지원 제도에 대하여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런 제도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경찰관으로서의 의무감도 생겼다.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제도는 타인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당한 사람과 그 배우자, 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국가가 경제·심리·법률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경제적 지원으로 범죄로 인하여 사망, 장해,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국가가 치료비 및 구조금을 지급하고, 생계가 곤란한 경우 긴급생계비 지원, 거주지를 이전한 경우 이전비를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는 심리적 지원으로 범죄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를 위한 상담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세 번째는 법률적 지원으로 법률
‘아동과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그러나 가끔 ‘여중생 집단 성폭행’, ‘학교폭력 피해자 자살’과 같은 부정적인 기사들을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된다. 해마다 정부부처에서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학교폭력 척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으나 배움의 전당인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란 좋지 못한 행동이 관행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아이들의 싸움에 관대한 분위기가 있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 어른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아이들 또한 어지간해서는 부모·선생님 등 어른들에게 자기들끼리 벌어진 일을 하소연하지 않는다. 학교도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교폭력은 암암리에 행해져 왔고 가해학생들은 아무런 죄 의식 없이 장난삼아 행하지만 피해자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끼고 자살에 이르기까지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에서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따라 젠더폭력을 중심으로, 아동·노인·장애인·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전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