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꽃 /서주영 바닥 밑의 바닥엔 키 작은 네가 있다 저항도 눈물도 잊은 웅크린 너의 목소리를 건져 올린다 눈도 귀도 닫아버려 음습한 이력 외줄 타는 어름사니처럼 일제히 소리 죽여 아슬아슬 어둠을 건너느라 한낮도 후미진 밤이었다 숙성된 어둠에게 할퀴고 물어뜯기며 맨살로 오롯이 버텨온 너를 묵묵한 한 떨기 시인이라 부른다 잘 있니? ‘바닥 밑의 바닥’에 사는 ‘키 작은 네가’ 궁금해서 안부를 묻는다. 그곳에서 언제나 ‘웅크린 너의 목소리’를 듣곤 했는데, 이제는 ‘눈도 귀도 닫아버려’ 더 고단하게 살아갈지도 모르겠구나. ‘외줄 타는’ 심정으로 ‘소리 죽여 아슬아슬’ 사는지라 ‘한낮도 후미진 밤’처럼 보였을 것인데, 그래서 밤이든 낮이든 ‘숙성된 어둠에게 할퀴고 물어뜯’긴 채로 ‘맨살로 오롯이 버텨’왔을 것을 짐작하고도 남겠구나. 그렇게 버티며 살아가는 네가 피워내는 ‘그늘꽃’의 향기를 맡는다. 그늘이 지기도 하고 그늘에 들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삶.…
나폴레옹이 남긴 명언이 있다. “인류의 미래는 인간의 상상력과 비전에 달려 있다.” 이 나라 저 나라 할 것 없이 모든 인류 모든 국가들의 미래가 경제력이나 군사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과 비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아무리 경제력이 있어도 상상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제력은 국민들로 살찐 돼지 신세에 머물게 한다. 상상력에서 건강한 문화가 일어나고 문화에서 밝은 정신세계가 열린다. 지금 우리나라에 꼭 있어야 할 것이 정치적 상상력이다. 최근 문재인-김정은 회담이 열렸다. 온 세계가 둘의 만남을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그 장면을 보면서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김정은이 던진 낚싯밥에 남쪽이 덥석 물어서 나라를 그릇된 길로 나가게 할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높다. 그런 점을 물론 염두에 두고 세심한 대책을 세워 나가야겠지만 최소한도 김정은이 판문점까지 나오게 한 것만도 큰 성공이란 생각이 든다. 설사 김정은이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남한을 이용하려 할지라도 염려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씨름판에서는 엎어치기라는 전략이 있다. 상대 선수가 넘어뜨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공격하여 올 때에 그 힘을 역이용하여 넘어뜨리는 기
‘서로 관계를 돈독히 한다’라고 하면 제일 먼저 ‘결연’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불교에 기원을 둔 이 단어는 문자 그대로 ‘인연을 맺는다’는 뜻인데,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자매결연’이라는 표현은 이미 굳어져 있다. 그 용례에서 보듯, 동맹이라는 경직되고 살벌하고 정치적인 용어와 달리 결연이라는 용어는 유연하고 평화롭고 정서적이다. 그래서 결연에는 형제(兄弟)가 아닌 자매(姉妹)가 쓰이는 것일까?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부터 중국 한자는 사람과 연관된 것에는 남성명사를 사용하고 사물과 연관된 것에는 여성명사를 사용하는 관습이 있는데 이것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 예를 들면 ‘자기나라’를 표현할 때 부국(父國)이라 하지 않고 모국(母國)이라 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설명으론, 영어에서는 어떤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에 sister라는 말을 많이 쓰며 자매도시라 할 때도 sister city라고 하는데 이를 그대로 옮겨져 그렇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자매결연을 맺는 행사가 60년대 초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전국 도시· 기업·대학과 농어촌간 대대적으로 펼쳐진 적이 있다. 당시 추진된 결연만 4,784개에 달한다
내년이면 3.1운동이 꼭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근 1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일본은 공식적인 사과는 뒤로 한 채 제 잘못 지우기에만 급급하다. 어디 우리나라뿐일까? 우리와 같은 전쟁의 아픔을 겪는 나라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여전히 존재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 10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수많은 것들이 성장하고 변했으나 아픔의 역사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 100년, 우리의 자녀들이 성장하고 그 후손들이 세상을 이끌 때에도 지금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기에 화성시민들은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 첫발은 2014년 동탄 센트럴파크였다. 시민들이 소녀상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일본이 저지른 반인륜적 만행을 고발하고 보상을 요구하는 것 이상이었다. 십시일반 모은 성금에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평화를 염원하는 인류 공동의 약속이 담겨있다. 화성시는 특별한 도시이다. 일제 강점기 그 어느 곳보다 격렬한 독립운동을 펼쳤던 도시이자, 가장 잔인한 탄압을 받은 도시였다. 비폭력 저항운동이었던 3.1운동은 화성에 이르러 그 양상이 변했다. 이에 일본군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독립운동에…
고교학점제를 말하기 전에 현재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이제 더이상 손댈 수 없을 정도로 파행이 고착화된 지가 오래다. 수시모집 이후에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정상수업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약 30%의 학생들은 자신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고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과목을 억지로 이수하느라 삶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미래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기 위하여 개별 학생들이 진로와 관련하여 각각 필요로 하는 과목을 충분히 선택할 수 있도록 개인화교육과정(personalized curriculum)을 운영해야 한다. 개인적인 선택보다도 국가와 학교에서 제공한 교육과정의 고정된 틀 속에서 학생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의무적으로 많은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오래된 시스템으로부터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개인적 필요와 진로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배울 수 있는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고교생부터는 자신의 삶과 진로를 고려하여 학생들에게 특정 과목을 선택하지 않을 권리와 함께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로 경기북부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 파주·문산과 통일로, 임진각 근처는 물론 심지어 연천지역 민통선 인근의 땅값마저 뛰고 있다는 것이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매매계약을 앞둔 토지의 해약사태나 계약보류까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이들 지역은 남북 화해 무드와 개발 기대심리로 이미 연초부터 주목을 받아온 곳이다. 경의선 연결을 비롯해 남북을 이어줄 통일로 주변 등 대부분의 경기 북부지역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자칫 ‘묻지마 투자’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파주의 민통선 내 농지와 경의선과 통일로 등 남북한을 연결하는 육로 주변의 경우 오는 2020년 개통예정인 서울~문산간고속도로와 2024년 개통예정인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연결 등 호재도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도 파주시 문산읍 토지 매매 건수는 지난 2월 26건에서 3월 40건으로 54%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해주고 있다.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고 일체의 개발이 제한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파주시 군내면의 3월 토지 거래량도 64건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판문점 선언 이후에는 더욱 관심이 폭증하고…
여자친구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며 흉기로 위협하고, 이별을 고했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여 사망하였다는 데이트 폭력 사건은 흔히 접할 수 있고, 날로 흉포화 되고 있다. 흔히 데이트 폭력은 연인간의 사랑싸움이라고 치부하고, 단순 폭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데이트 폭력은 엄연한 범죄이고, 폭행뿐만이 아닌 협박·납치·감금·성폭행·살인 등 강력범죄가 포함 된다. 데이트 폭력의 원인은 자신의 연인을 소유와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고, 데이트 폭력을 일종의 사랑 방식이라고 착각해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발생한다. 지난 5년(2012년-2016년) 동안 데이트 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467명이다. 한 달 평균 7명이 데이트 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상해 사건은 1만3천252건이었고, 검거된 사람이 2만8천453명에 달한다. 또 흉기 등을 이용한 특수 폭행은 5천687건으로 집계 됐다. 특히 연인 사이에 일어나는 강간 사건도 매년 500건이나 된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는 본인의 가족, 직장 등 개인정보를 가해자가 알고 있고, 보복이 두려워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지난달 29일 DMZ 일원을 자전거로 즐길 수 있는 올해 첫 ‘DMZ 자전거 투어’가 파주 임진각 일원에서 열렸다. 모두 알다시피 DMZ는 평소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곳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평소 민간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임진강변의 아름다운 비경을 보며 안보현장을 달린다는 특별한 코스여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지난 2010년부터 개최해 온 행사지만 특히 이번엔 4·27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터여서 더욱 느낌이 색달랐을 것이다. 어쨌거나 최근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을 하는 이른바 ‘자출족’이나 산악자전거 동호인, 자전거 여행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전거는 이제 일상적인 교통수단일뿐 아니라 엄청난 동호인을 거느린 레저스포츠가 됐다. 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전거 이용 인구는 약 1천340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매일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은 330만 명이나 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자전거 기반인 자전거 도로의 환경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가뜩이나 좁은 자전거도로 위엔 자동차들을 불법주차 시키거나 버스 승강장, 노점상이 들어선 곳도 있다.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겸한 곳도 많은 데 이런 곳은 사고 위험이
지난 4월 2일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학교 인질극이라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겠지만 이번 사건과 같이 테러 역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북부경찰청에서는 테러 예방을 위해 전철역, 백화점, 대형마트 등 테러취약시설에 대하여 하루에도 수회씩 연계순찰 및 점검을 하고 있으며 매월 관계기관들과 함께 대테러 훈련을 실시하는 등 테러 대응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민들은 아직까지 테러 위협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가 테러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사전에 준비하고 있다면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만약에 내 주변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을 발견 시에는 절대로 손대지 말고 신속히 반대 방향 비상계단을 이용해 건물 밖으로 대피한다. 엘리베이터는 위험하므로 이용하지 않는다. 둘째, 폭발음이 들리면 즉시 바닥에 엎드리고 귀와 머리를 손으로 감싸 두개골을 보호한다. 폭발이 종료되어도 연쇄폭발이 있을 수 있으므로, 좀 더 엎드려 있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