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허문태 도달해야 할 가장 높은 곳이 바닥이라니 내가 가장 싫어했던 바닥이라니 시궁창에 떨어질 수도 있다니 축축한 길바닥에 뒹굴 수도 있다니 네게 밟힐 수도 있다니 바람이 분다 노을이 붉다 자, 이제 비상이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 허문태 시집 ‘달을 끌고 가는 사내’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비상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꿈이다. 더 높은 곳은 어디일까. 더 나은 자리일까, 더 풍요로운 생활일까, 아니면 더 빛나는 명예일까. 아무튼 우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기 위해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시궁창에 뒹굴기도 하고 타인의 발에 짓밟히기도 한다. 나무의 비상은 낙엽이 되는 것이다. 낙엽으로 떨어져 다음해 나무의 성장을 돕는 것이 목표이다. 바람이 불고 노을이 물들면 우리 겸허한 자세로 생명의 본질에 어울리는 비상을 꿈꾸는 것이 옳지 않을까. /장종권 시인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1.05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청년세대의 취업과 창업이 어렵고 양육과 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클 뿐 아니라,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주택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이 때 여유가 좀 되는 부모들은 재산의 증여나 양도를 통해 자녀 지원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안이하게 처리하다가는 예상치 못한 세금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취직 못한 자녀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부모가 자금을 대여해주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직계존비속간의 금전소비대차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금전소비대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업상 목적이 분명하여야 하고, 이에 따른 이자지급 내역 등의 명세가 분명하게 입증되어야 한다. 사업자금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경우, 적정 이자를 받지 않으면 이에 대해서도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면서 매매형식을 빌려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더라도 과세관청은 일단 증여로 추정한다. 자녀가 실제 번 돈으로 본인의 아파트를 부모로부터 매입했다는 소명을 하여야만 증여세를 과세당하지 않는다. 증여 금액을 줄이기 위해 자녀에게 대출이나 전세금이 낀 아파트를 증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출범 초기부터 외쳤던 한반도 운전자론이 마침내 가시적 성과를 올렸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초청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만나는 시기는 5월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니까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셈이다. 과거의 경우를 보면,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 수뇌부를 만난 적은 있어도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 권력자를 만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특사 자격으로 과거 북핵위기 때 김일성을 만났고,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바 있었지만, 현직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문재인 정권의 중재 외교는 분명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전쟁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의 상황은 이제 통제가 가능한 상태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것도 역시 사실이다. 즉 전쟁위기는 넘겼지만, 앞으로 한반도 정세 특히 남북관계는 우리의 입장에서 더욱 걱정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미북정상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는 모르지
교차로에서 /김백겸 이정표가 있는 네거리에서 금강이 있는 대평리 벌판으로 갔더라면 안개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여주었을까 코스모스 꽃은 암호가 되고 대지는 숨 쉬는 고래처럼 에너지를 뿜는 풍경으로 산책길을 유혹하였을까 그날 아침 세계는 뮤즈의 꿈꾸는 눈을 하고 내 눈을 연인처럼 쳐다보았다 문명 감옥에 사는 내 정신은 그 눈을 마주보지 못하고 습관처럼 세종시 아파트의 안락함으로 돌아왔다 무도회에의 초대를 거절한 남자처럼 지도를 잃어버린 마젤란처럼 - 김백겸 시집 ‘거울아, 거울아’ 중에서 우리는 지금 삶의 이정표를 습관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고귀한 마음과 숭고한 정신이 눈에 보이는 안락함에만 갇혀 어두워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코스모스가 우리에게 선사했던 설레는 기쁨의 암호와 대지가 보여주었던 생명의 환희는 어디로 갔는가. 어느 틈으로 우리의 신화와 전설과 유희마저도 빠져나가고 있는가. 우리는 어쩌면 조만간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문명의 감옥에 갇혀 살지도 모른다. 로봇이 인간을 닮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로봇을 닮아갈지도 모른다. ‘나’의 존재의 의미가 매트릭스의 프로그램으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길
두레마을이라 할 때의 두레란 말은 예로부터 조상님들이 사용하여 왔던 순수한 우리말이다.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살던 시절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우물을 중심으로 마을을 이루어 한 우물의 물을 마시며 살았다. 그 우물물을 푸는 바가지를 일컬어 두레박이라 하였다. 온 마을 사람들이 너 것, 내 것 따지지 아니하고 함께 쓰는 바가지란 뜻이 담긴 이름이다. 그래서 두레박이다. 그리고 마을 공동체의 경계선을 의미하는 말에서 원둘레란 말이 나왔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품앗이로 일하던 관습에서 두레 품앗이란 말이 나왔다. 비슷한 말로 계(契)란 말이 있었지만 계는 양반들이나 힘깨나 있는 사람들이 쓰던 단어이었고 두레는 바닥 사람들이 쓰던 말이었다. 일제가 이 땅을 강점하던 시절에는 호남지방에서 농민들이 항일저항 조직을 결성하여 그 이름을 두레라 하였다. 나는 이러한 뜻을 바탕으로 우리 상황에 적합한 공동체를 세웠다. 마을의 역사는 4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 청계천 빈민촌에서 빈민선교를 시작한 1971년 10월 3일이 두레마을 공동체 운동의 시작인 셈이다. 그때 내 나이 30세에 장로회신학대학 2학년 학생이던 때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스라엘 모샤브같이 개인의…
보이스피싱은 우리 사회의 취약점을 파악하여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그 방법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다양하게 변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최근 수법 세가지 사례를 설명하고자 한다. 저금리 대출 사례- 사기범들은 주로 사업자 또는 돈이 급박하게 필요한 피해자의 심리를 이용하기 위하여 무작위로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는 저축은행 등을 사칭해 문자를 보내고 먼저 전화를 걸도록 한다. 이 때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직원 명부를 위조하여 보내주거나 피해자를 안심시키고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특정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대출을 해줄 수 있다고 속여 입금을 유도한다. 대포통장 사례- 자신이 검찰·경찰의 수사관이라고 사칭하며 피해자의 명의로 된 통장이 범죄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때 범죄자들은 일반인들이 식별하기 불가능한 홈페이지를 만들어놓고 피해자에게 그 사이트주소를 알려줘 사건이 조회되게 함으로써 속아넘어가도록 하게 한다. 그리고 공범 또는 피해자처럼 몰아세운 뒤 피의자와의 거래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특정 계좌로 돈을 이체해보라고 유도한다. 악성코드 URL주소의 메시지 문자 사례- 택배 배송을 사칭하거나 귀하의 통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수원권에 대형 종합병원이 들어설 전망이어서 이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수원권은 이전이 확정된 공군비행장으로 인한 건축물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로 개발이 60년간 제한되면서 수원의 대표적 낙후지역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수원시도 이에따라 동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수원비행장 이전, 수인선 지하화, 농진청 부지 활용 테마공원 조성, 당수동 국유지 개발 등 총사업비 2조원이 투입되는 4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종합병원 유치는 주민들의 관심사였다. 대형병원들이 동수원에 몰려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의료법인 덕산의료재단이 서수원 지역에 1천개 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설립키로 하고 지난 6일 수원시와 ‘서수원 지역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덕산의료재단은 수원시가 제시한 4곳 중 적당한 부지를 골라 본격적인 토지 매입절차에 들어간 뒤 우선 1단계로 2020년까지 병상 450개 규모로 개원토록 할 방침이다. 아파트단지가 형성되면서 20만명이나 거주하고 있는 서수원권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서수원 주민들에게는 큰 선물과도 같다. 종합병원 건립사업을 민선 6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5·24 조치’와 2016년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남북관계는 지난겨울 매서운 한파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그런데 이제 그 두꺼운 얼음을 녹이는 훈풍이 불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 북측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고 남북 선수단이 동시 입장했으며 여자 아이스하키는 단일팀을 이뤘다. 이어 지난 5일과 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오는 4월 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는 등 방북 성과를 얻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미국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도 5월 중에 열기로 했다. 누가 뭐래도 문재인 정부는 최고의 외교를 펼친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과 관련, 최근 저녁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대중연설을 통해 “전 세계, 그리고 북한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을 위한 위대한 타결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금 전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지방 정부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17개 광역시·도가 별도의 조례를 마련,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하고 있으며 기초자치단체는 37곳에서 남북협력…
‘병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병천 순대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병천은 순대보다 더 유명하고 뜻깊은 곳이다. 바로 독립운동을 하다 18세의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등진 유관순 열사의 발자취가 있는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3·1절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지는 3월, 오늘은 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자. 우리 세대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항상 ‘유관순 누나’라는 호칭이 익숙하지만 요즘엔 유관순이라는 이름 뒤에는 항상 ‘열사’라는 호칭이 붙는다.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한테는 이 ‘열사’말고도 ‘의사’라는 호칭이 붙기도 하는데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같은 분들이 대표적이다. 열사나 의사 모두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한테 붙여지지만 의사의 경우는 무력을 동원해 맞서 싸웠던 분들에게 붙여진 반면, 열사는 맨몸으로 일본과 맞서 싸운 분들에게 붙여진 호칭이다. 따라서 ‘유관순 열사’라는 이름만으로도 맨몸으로 일본에 저항하며 독립운동을 했을 유관순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천안시 병천면에 위치한 유관순 열사 유적은 기념관, 추모각, 초혼묘, 봉화탑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까운 곳에 생가도 위치해 있어 유관순 열사를 만나기에 더 없이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