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년작 <올랭피아>는 우리가 ‘마네’라고 하면 으레 반항적이고 저돌적인 화가라고 여기게 한 원인을 제공한 작품들 중 하나이다. 여전히 많은 논평들은 이 작품이 그 당시 일으켰던 사회적 파장을 열심히 환기시키고 있다. 작품의 모델은 빅토린 뫼랑이라는 이름의 여인이었다. <풀밭위의 점심식사>(1863)에 나오는 화면 정중앙의 나체 여인도 그녀의 모습이며 <철로에서>(1872)라는 작품 속에서 검은 원피스를 입고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있는 여인의 모습도 그녀이다. 당시 마네는 전문적인 직업 모델들과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아카데미 화풍의 관습이 몸에 배어 있어 포즈를 취할 때 마네의 요구사항을 잘 들어주지 않았고, 작품이 끝까지 완성될 때까지 포즈를 취해야 하는 이유를 잘 이해해주지 않았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그리고자 원했던 마네에게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그러나 마네는 빅토린 뫼랑이라는 좋은 모델을 만나 매우 흡족해했다. 화제의 인물 <올랭피아> 속 여인은 왠지 모르게 친근하면서도 속 깊은 매력도 지니고 있었다. 세련된 도시의 신사라면 아리따운 젊은…
구봉리 3 /박완호 신작로를 벗어난 길이 산등성이 너머로 지워지려는 판이었다 엇박자를 짚는 할아버지 지겟작대기에 부딪힌 초저녁 햇살이 소 잔등에 옮아붙고 있었다 부엌문 여는 할머니 손바람에 굴뚝 연기가 한쪽으로 기울어가고, 여물통 앞을 맴돌던 송아지가 겅중겅중 뛰기 시작하는, 그럴 무렵이었다 길이 끊긴 겨울산이었다. 바싹 말라버린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며 울어댔다. 먼지투성이 묵은눈을 밟는데 등산화 사이로 묵은 눈이 스며들었다. 지도에는 산등성이 너머 길이 적혀 있었다. 지도를 읽으면 길이 보였다. 거미줄처럼 엉킨 나무들 사이로 붉은 저녁햇살이 쏟아졌다. 젖은 흙냄새가 자욱했다. 신작로를 벗어난 길은 산등성이 너머에서 멈췄고 다시 자락을 따라 흩어졌다. 저만치 지게를 짊어진 할아버지가 느릿느릿 걸어갔다. 굽은 등에 햇살이 기울고 내처 쓸쓸한 소잔등에 옮아갔다. 마른 장작이 타며 할머니 눈시울을 뜨겁게 했는데, 저녁상을 차리라는 재촉이 소란스러웠다. 아무것도 모르는 송아지가 냅다 뛰어다니는 구봉리 황혼 무렵의 아찔하고 선명하면서도 사소한 풍경의 더미. /박성현 시인
노인정치(gerontocracy)가 새로운 용어는 아니다. 옛 소련은 1980년대 말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기 전까지 20여년 넘게 노인정치 시대를 이어갔다. 브레즈네프와 안드로포프 시절 권력 주위엔 70대 정치국원이 가득했다. 중국은 이런 면에서 최강이다. 지금까지 전직 국가 지도자들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로정치’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정치 전면에 나서는 노인들도 많다. 지난 2014년 88세에 튀니지 대통령에 당선된 ‘베지 카이드 에셉시’가 대표적이다. 5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그의 나이는 93세가 되니 나이는 숫자라는 것을 실감하기에 충분하다. 그뿐만 아니다. ‘시몬 페레스’는 84세였던 2007년에 이스라엘 대통령에 취임해 2014년 91세로 퇴임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1878-1965)은 81세에 총리에서 퇴임했다. 옛 서독 초대총리를 지낸 ‘콘라드 아데나워’는 87세인 1963년까지 일했다. 중국의 ‘덩샤오핑’ (1904-1997)은 국가주석에서 물러날 때 85세였다. 미국도 일찌감치 노인정치를 경험했다. 1984년 73세의 나이로 재선에 도전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에도 그는 고
정부가 재활용품의 제조·생산, 유통·소비, 분리·배출, 수거·선별, 재활용에 이르는 전 단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내용의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어제 내놓았다. 그전의 대책은 기존의 재활용품 폐기물 대책이 수거 시스템에 집중됐다면 이번 대책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방안이 담겨있다. 지난달 초 일어난 ‘재활용 폐기물 대란’은 정부의 긴급조치로 급한 불은 끈 상태이지만, 원인이 된 중국의 폐자원 수입금지 조치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제 폐기물을 외부로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 자체적으로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재활용률을 기존의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정부 대책의 목표이다. 정부가 이번에 여러 가지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예컨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일회용
5월은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부부의날(21일) 등 가정과 관련된 뜻깊고 의미 있는 기념일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어 가정의 달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일년 중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야할 5월이 반갑지 않은 아동들이 많다. 냉장고 속에서 토막시신으로 발견된 초등학생, 백골사체로 방에서 약 1년간 방치됐던 여중생 등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 아직도 어른들의 무관심속에 많은 아동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위의 두 사건이 모두 부모에 의해 발생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이 기대고 의지할 보금자리와 같은 존재가 부모일 찐데, 이런 부모가 자녀들을 학대한다면 이 아이들이 의지할 곳은 어디일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아동학대 행위자의 80%가 부모(방임은 90% 이상)이며 아동학대의 85% 이상이 가정 내에서 발생하였고 피해아동의 70% 이상이 최소 일주일에 한번이상 혹은 그보다 자주 학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 주변에서는 훈육이라는 명목 하에 아동학대가 정당화 되고 있으며 “남의 가정일이 갰거니” 하며 묵인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라는 행동경제학 용어가 있다. 최초 접한 정보가 기준점이 되어 판단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할 때 쓰인다. 즉 사람들이 어떤 판단을 하게 될 때에 초기 습득한 정보에 집착해 합리적 판단을 흩트리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앵커링 현상에 빠지게 되는 걸까?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선시 되는 것은 주어진 상황이나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황과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면 답은 달라질 수 있다. 세계적 마케팅 전략가인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펴낸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마케팅 바이블이라고 불린다. 22가지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 중 기억의 법칙, 인식의 법칙 등에서도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장에 먼저 들어가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나 그 보다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앵커링 효과’와 ‘마케팅 불변의 법칙’ 이 둘은 인식의 중요성을 말하는 의미에서 그 맥락을 같이 한다. 한국무역통계원의 2016년 경기도 소재 기업 항만별…
국토교통부가 한국항공정책연구소에 의뢰한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사업타당성 검토용역’이 지난해 11월 종료됐다. 조사 결과 육지와 백령도를 오가는 비행노선에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4.86을 기록해 사업 추진 기준인 1.0을 훨씬 웃돌았다. 즉, 사업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 잠재 수요를 예측했을 때 운항횟수 연간 1만2천회, 승객 수요 4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부터 인천시는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솔개간척지 127만㎡에 길이 1.2㎞, 폭 30m 규모의 활주로와 계류장·여객터미널·관제탑 등을 갖추고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소요예산은 1천154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2020년에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에 있는 섬으로 비행금지구역이다. 그러니까 백령도에 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안보와 직결되는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부나 군 당국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인천시는 백령도 관광객과 섬 주민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백령
사람들은 자신의 습관이 잘못된 습관인지를 안다. 그래서 고쳐 보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나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도 있듯이 어느 사이에 결심한 바가 해이하여지고 제자리로 돌아가고 만다. 우리들의 뇌(腦)가 그렇게 만든다. 뇌는 습관에 따라 입력된 바대로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택한다. 그래서 심리학에서 한번 입력된 습관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하였다. 연구 결과 습관을 고침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일수가 21일임을 밝혀내었다. 예를 들어 아침 8시까지 늦잠을 자는 사람이 6시에 일어나고 싶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방법 어떤 과정을 거쳐 8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6시에 일어나는 습관으로 바꿀 수 있게 되는가? 주위의 친한 분들에게 6시에 깨워주기를 부탁한다. 혹은 자명종(自鳴鐘) 시계를 구입하여 머리맡에 두고 6시에 큰 소리로 울리도록 장치하여 둔다. 물론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주위에서 깨워 주어도 본인의 의지력이 강력하지 못하다면 다시 누워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자명종 시계를 이용하여 6시에 울리게 해 두었어도 본인이 종소리 나게 하는 장치를 꺼버리고 다시 잠들어 버린다. 다른 어떤 방법보다 중요한 것이…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 고령화와 증가하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속에서 영유아 보육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 중 의왕시가 추진하고 있는 보육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의왕시는 지난 2016년 5월 시민들과 보육전문가들이 참여한 보육정책간담회에서 시민이 공감하는, 도심 속 풍요로운 자연특성을 반영한 의왕시 보육특화사업 ‘의왕 아이사랑’을 선포하고 9가지의 신규 ‘의왕 아이사랑 보육특화사업’을 확정 추진했다. 아이와 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한 보육환경 조성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의왕 아이사랑 보육특화사업’은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과 전문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의왕시의 명품 보육사업이다. 이에 의왕시의 9가지 신규 보육특화사업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수확하는 ‘텃밭 가꾸기’ 27곳에 제공… 성취감·먹거리 소중함 배워 의왕시는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친환경 농사체험의 기회를 주고자 분양형 텃밭과 상자형 텃밭을 제공해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면서 자연에 대한 친화력을 높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