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사전적 의미는 ‘평온하고 화목한 것’이다. 하지만 말하기는 쉬워도 이루려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국가간 전쟁과 평화의 대립에 관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에 대한 바람은 이미 먼 고대로부터 표현되어 왔다. 무력 항쟁이 없는 상태를 묘사한 ‘낙원’ ‘도원경’이라는 말이 오래전에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평화를 갈망하는 인류의 꿈을 번번이 무산 시킨 것은 다름 아닌 전쟁이다.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때문에 지구상 어떤 나라도 평화의 기간보다 전쟁의 기간이 길다는 것을 상식으로 여긴다. 어디 그것뿐인가? 과거의 역사에 비추어 평화 기간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다음 전쟁준비를 위한 기간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진정한 평화의 시기는 없었던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평화만 보더라도 그렇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전쟁도 평화도 아닌, ‘전쟁에 대신하는 위기라는 대체물’이 지배하는 평화라고 할 수 있어서다. 국가 내부에서 일어난 무력충돌은 내란·내전·시민전쟁 등의 이름으로 일단 국가간 전쟁과는 구별되고 있지만, 이 또한 복잡한 국제관계하에서는 곧 국제적 전쟁으로 발전하는 일이 허다하다. 내전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판문점 남쪽 지역으로 내려와 개최하는 4.27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작년까지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이 ICBM급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한데다 미국의 ‘선제 타격론까지 나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선언할 정도로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고 남북 대화를 언급하면서 한반도 분위기는 확 변했다. 김 위원장은 동계올림픽이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라면서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이어 1월 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첫 고위급 회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남북 대화의 물꼬가 터졌다. 남북 단일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구성됐고 남북이 공동 입장했다. 우리 측 연예인들의 평양공연장에 김 위원장이 깜짝 입장하면서 이 땅에는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핵시험장을 폐
최근 네이버가 내놓은 포털 댓글 대책은 댓글 조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크게 미흡해 보인다. 일례로 드루킹 일당처럼 타인의 계정을 대량으로 사들여 댓글을 조작할 경우 여전히 속수무책이어서다. 최근 ‘드루킹 사건’을 통해 불거진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조작 논란과 관련해 네이버가 밝힌 대책은 사용자 계정 하나당 댓글 추천 및 작성의 횟수와 시간 간격에 한도를 신설하거나 조정한 것이 주요 골자다. 댓글에 ‘공감·비공감’을 누를 수 있는 횟수는 계정당 50개로 제한했다. 지금까지 이 부문과 관련한 횟수 제한은 없었다. 한 계정으로 연속해 댓글을 달 때 적용하는 시간 간격은 현행 10초에서 60초로 늘렸고, 이전에 제한이 없던 공감·비공감 클릭에도 10초 간격을 도입했다. 계정 하나로 같은 기사에 달 수 있는 댓글 수는 최대 3개로 제한했다. 그러나 서두에서 지적 한것처럼 여전히 악의적으로 사용한 여지가 충분하다. 네이버는 2004년 4월 기사에 댓글을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서비스를 개편해왔다. 노출 기사에 대해 독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도 벌이는 순기능이있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근거 없는 인신공격·욕설·허위사
가로가 170미터, 세로가 40미터에 이른다는 대형 수조 안에서 1/25 크기로 압축된 세월호 모형이 거듭 미끄러지듯 돌면서 기우는 장면을 보았다. 물은 그 귀한 생명그릇을 전혀 받치지 못하고 힘없이 놓쳐버렸지만, 그 품에 놀라운 진리를 지니고 있었다. 1899년 예순에 접어 든 모네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지베르니의 집 안에 꾸며놓은 연못에서 무언가 강렬한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노년의 평안한 생활을 위해 연못을 꾸민지는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당시 가진 것에서 땅을 좀 더 구입해 구덩이를 파고 물을 채웠으며, 멋드러진 일본식 다리도 놓았다. 온갖 이국적인 아름다운 식물들을 심었고, 연못에는 물론 수련을 심어놓았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그가 심고 가꾼 식물들은 왕성하게 자랐고 연못은 완벽한 작은 세계로 거듭났다. 그러자 연못 앞에서의 평안한 노후는 온데 간데 사라지고 모네는 안절부절 해야 했다. 결국 그는 이 작은 세계 속에 파묻혀 말년을 보내고 만다. 작품을 위해 간혹 센 강이나 런던을 몇 달씩 다녀오기도 했지만 여행을 마치고 나서는 반드시 지베르니의 연못 앞에 앉아 수련 작업에 열중했다. 물이 보내오는 신호는 매순간 그를 강렬하게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 메신저 ID를 도용하여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등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는 범죄 수법인 지인사칭 메신저피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한 지인에게 급히 거래처에 결제를 해야 하는데 카드 비밀번호 오류로 보내지지 않는다며 타인 계좌로 돈을 이체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체 내역을 사진 찍어 보내달라고 했는데 이에 회피했고, 급하다는 말에 돈을 부쳐주었다. 알고 보니 메신저피싱이었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인사칭 메신저피싱 피해 구제신청이 1천468건이었으며 피해액만 33억원에 달했다. 이와 같이 메신저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 등 지인이 메신저로 금전을 요구할 때면 먼저 반드시 전화로 본인 및 사실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상대방이 통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인확인을 회피하고, 급하게 금전요구를 한다면 메신저피싱을 의심해 직접 신분을 확인할 때까지 일체 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자신의 메신저 계정이 도용당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바이러스 검사 및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를 자주 하여 메신저피싱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이나 이메일의 첨부파일, 인터넷 주소 등을…
112신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이에 비해 경찰관 수는 현저히 부족한 현실에서 폭력과 욕설로 정당한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로 인한 치안 공백이 늘고 있다. 이로써 다급하게 경찰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떠안아야하는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에게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당한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관에 대한 폭행, 모욕 등 공무집행방해행위에 대해 인권이라는 명분아래 받아들여져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한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의 약속인 법을 어기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임을 인식하도록 엄정한 법집행이 필요한 시기이다. 현행법상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 공무집행 방해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과 민사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함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관공서를 찾아 난동을 부리고 현장 경찰관을 폭행, 모욕하는 일들은 계속하여 증가하고 있다. 무관용 원칙을 견지하는 경찰에서는 공무집행 방해시에 초기 강력 진압함은 물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강력 대응함으로서 공무집행 방해사건 등으로 공권력이 위축되고 그로 인한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한 공권력
‘천개의 문화오아시스’ 통해 시민 문화공간 조성 박물관·책방·음악카페 등으로 꾸며 유휴공간 제공 2022년까지 생활문화동아리도 1천개 육성 나서 ‘문화오아시스’와 연계해 문화성시 인천 완성 계획 시민이 기획·참여하는 市생활문화축제 ‘대성황’ 78개 동아리서 1천여명 회원 모여 화합의 장 마련 문광부 ‘2019 동아시아 문화도시’사업에 뽑혀 中·日 도시와 생활·문화 동아리 교류 확대 예정 인천시 ‘문화주권 선포’ 2차년도 계획 인천시가 문화주권 선포 2차년도를 맞아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조성사업과 ‘천개의 생활·문화 동아리’ 지원사업을 대표사업으로 정하고, 2022년까지 5년간 150억 원을 투입해 생활문화 활성화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시는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조성사업을 통해 민간의 작은 문화공간이나 공공의 유휴공간을 시민 중심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꾸미고, 천개의 생활문화동아리를 적극 지원·육성함으로써 시민이 일상생활…
쟁반탑 /복효근 탑이 춤추듯 걸어가네 5층탑이네 좁은 시장 골목을 배달 나가는 김씨 아줌마 머리에 얹혀 쟁반이 탑을 이루었네 아슬아슬 무너질 듯 양은 쟁반 옥개석 아래 사리합 같은 스텐 그릇엔 하얀 밥알이 사리로 담겨서 저 아닌 석가탑이겠는가 다보탑이겠는가 한 층씩 헐어서 밥을 먹으면 밥 먹는 시장 사람들 부처만 같아서 싸는 똥도 향그런 탑만 같겠네 점심때쯤 시장 골목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통도사에 가면 보물 제471호 봉발탑이 있다. 부처님의 발우 모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석조물인데, 부처님 입멸 후에 오실 미륵부처에게 법을 전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밥그릇을 받들고 있는 봉발탑이 와글거리는 시장 한복판에 나타났다. 양은 쟁반 옥개석을 5층까지 차곡차곡 포개 얹고 붐비는 시장 골목을 누비는 탑의 주인은 대한민국의 대표 서민 김씨 아줌마. 곧 석가 탄신일이 돌아온다. 그래서 더욱 빛나는 탑, 무수한 설법보다도 배고픈 중생의 시장기를 달래주는 저 서민의 무한한 자비의 힘, 5층 쟁반탑에 경배하고 싶다. /이채민 시인
예나 지금이나 전쟁에 대한 공포는 변함이 없다. 승패를 따질 것 없이 수많은 생명이 숨지는 혹독한 피의 대가를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행사는 매우 각별 했다. ‘더 이상 전쟁은 없다’며 무기를 부수고 녹이는 것으로 평화를 다짐한 게 대표적이다. 역사도 오래 됐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엔 이를 ‘주검위리(鑄劍爲犁) 마방남산(馬放南山)’이라 했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나오는 말로써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들고, 말을 남산에 풀다’라는 뜻이다. 전쟁을 끝내고 민생에 힘쓴 다는 의미다. 그런가 하면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추수 후 창과 화살촉, 칼 등을 녹이며 부족 간 평화를 약속하는 의식을 가졌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전통 덕분에 인디언들이 오래 공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구약 성경에는 더욱 구체적인 구절이 있다. 미가서 4장3절과 이사야서 2장4절에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내용이 있어서다. 기록된 시기가 기원전을 감안하면 주검위리의 유구함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현대에 와서도 변함없다. 1991년 7월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전략무기감축협정식을 가졌다. 두 정상은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