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산양식업 중에서 가장 역사가 긴 것은 ‘김’ 양식이다. 그리고 구전되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다. 약 370년 전인 1640년대 전남 광양지방 얘기도 그중 하나다. 조선 인조 때 태인도에 사는 김여익(金汝瀷)이라는 사람이 해변에 표류해온 참나무 가지에 붙은 녹색 해초류 양식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김 양식의 시초라는 것. 그래서 이름도 양식자의 성을 따서 ‘김’으로 불렸다나? 이러한 이야기들로 미루어 볼 때 김 양식은 조선 중기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 한자어로 ‘해의(海衣)’, ‘자채(紫菜)’라고 한다. ‘해태(海苔)’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이것은 일본식 표기다. 이러한 김은 고려인삼과 함께 예나 지금이나 한국 최고의 특산품이다. 일제 강점기시절 일본은 수출이라는 명목으로 우리 김을 수탈해 가기도 했다. 해방과 6·25전쟁 뒤 수출 상품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1953년부터 중요한 전략수출 품목이었고, 현재 일본, 미국 등 세계 90여 개국에 팔리고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유럽에선 블랙 페이퍼(Black Paper)라며 비아냥댔지만, 요즘은 비타민A와 단백질, 칼슘이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인식이 바뀐 뒤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덕분
사랑 /신금자 내가 바라본 곳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누군가 바라본 곳에 내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뿌듯한 보람이 되는 것 사랑이 그런 것이라면 나 사랑하고 있는 것이리 그대 사랑하고 있는 것이리 그러니 사랑이란 그 누군가로 하여 하나가 되는 것 나는 없어지고 없어져서 그 누군가에 하나가 되는 것 누군가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사랑인가 희망차고 용기 있는 맑은 마음만 지나가던 날 우리는 누군가에게 연서를 쓴다. 같이 할 수 없는 빈방에도 햇살은 맑은 아침으로 다가온다. 한바탕 몸살을 앓는 생명의 붉은 기운들이 청백한 숨결로 창공을 보면, 봄비 속에 속삭임처럼 향기는 감미롭기만 하다. 그리움들로 피어나는 일들이 흠뻑 젖어 있는 가슴에도 우리는 누구에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있었을까 아니면 간절하게 적시는 사랑의 마음을 주었던가, 백번을 보고 천 번을 보고 지나도 그 사랑은 사랑으로 머물고 말일이다. 잊을 수 없는 까만 밤들로 바다를 그리고 산책을 한다. 누군가 당신을 잊지 않으려 빗소리보다 더 쓰리고 가늘게 슬프게 울어야 한다. 지나간 시간들을 사랑의 눈물로 보내서는 슬픈 일이다. /박병두…
고은시인의 문학관 건립이 전국의 지역문학모델이 되는 문학관으로 건립되었으면 한다. 고은시인에 대한 아쉬운 문제들은 인문도시의 깊은 사유와 틀에서 지역문인들과 충분한 소통의 가교가 되었다. 고은문학관과 함께 수원문학관 또는 홍재문학관 건립도 동시에 추진된다면 참 좋겠다. 고은시인은 군산에서 태어나 안성시에 20여 년간 거주해오다 13년 8월 수원에 거주하고 있다. 고은시인이 태어난 군산에서도 시민회관 재개관 대신 고은문학관을 만들자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지금은 수원의 시민으로서 문학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금요문학광장 초대작가로 시민들과 지역문학인들과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이로써 지역문인들과 막걸리잔도 나누며 정겨운 시간을 가졌다. 수원에는 토박이 문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수원문학에는 우수하고 인품 역시 훌륭한 문인들이 있다. 시인이자 화가인 나혜석, ‘먼동’과 ‘디데이의 병촌’ 등 작품을 집필한 소설가 홍성원 선생, 그리고 시인 박팔양, 오빠생각 작사자인 최순애 아동문학가, 엽기적인 그녀 영화로 알려진 곽재용 영화감독, 역사소설가 김광주(김훈 소설가 부친) 등 다수의 인물이 있
“대통령과 총리, 장관만 바뀌었지 공무원들은 그대로다” “어디 해수부 뿐인가. 정권이 바뀌었어도 아직 공무원의 습관적 적폐는 여전” 지난해 세월호 선체 수습 과정에서 미수습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으나, 해양수산부가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일자 이런 내용의 글들이 인터넷을 달궜다. 그런데 요즘 다시 그 말들이 생각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지방분권 개헌 그리고 국민 기본권 강화 개헌은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마련돼 있다”면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자치분권’을 약속했다. 아울러 지방분권의 강화 또 그 속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 분권의 강화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행정안전부도 중앙권한의 획기적 지방이양, 강력한 재정분권 추진 등 5가지 핵심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19일 수원시 주관으로 수원시청에서 열린 ‘자치분권 로드맵(안) 현장토론회’에서 윤종진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정책관은 “조만간 수원, 고양, 용인에 (100만 특례가)내려갈 것이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윤종인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도 “지방자치분권 등을 진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라고 강조한
문화(文化)란 무엇인지 그 정의를 질문한다면 답변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들 중에 하나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체계를 말한다. 시민(市民)은 도시 지역 및 국가 구성원으로서 정치적인 권리를 갖고 있는 주체로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을 뜻한다. 문화는 시민과 같은 다른 단어와 합성하여 문화시민이란 복합명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이 주어진 자연환경을 변화시키고 본능을 적절히 조절하여 만들어낸 생활양식과 그에 따른 산물들을 모두 문화라고 하며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영화와 같은 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02년 유네스코는 문화는 한 사회 또는 사회적 집단에서 나타나는 예술, 문학, 생활양식, 더부살이, 가치관, 전통, 신념 등의 독특한 정신적, 물질적, 지적 특징으로 정의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가치관을 시민이 지적 고급함으로 만들어 현대사회에서 공동으로 향유하는 것이 문화시민이 가져야 할 사회적 덕목이자 태도일 것이다. 어린 시절, 집이 서울 한가운데 있다는 이유로 시골에서 올라오는 친인척으로 집안은 항상 북적거렸다. 그런 가운데 어머니는 항상 바빠 자녀들과 다정히…
서민의 창업 터전인 음식점·주점업 경기가 지난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음식점·주점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이하 생산지수 기준) 감소했다. 200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12월 통계가 빠졌다고 하지만 1∼11월 감소 폭이 너무 커, 연간 기준으로 2015년(-1.8%), 2016년(-0.8%)에 이은 3년째 감소가 확실시된다. 음식점·주점업 생산이 3년 연속 떨어지는 것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라니 이들 업종의 경기가 얼마나 나쁜지 짐작할 만하다. 이런 업종 불황의 이면에는 전반적인 소비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가 회복세라고 하지만 아직 확실한 소비회복 단계는 아니다. 지난해 1∼11월 소매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6년 같은 기간 증가 폭(4.5%)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혼밥·혼술 등 소비 트렌드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직장 회식의 간소화와 편의점 간편식 등의 소비 증가가 음식점이나 술집 매상을 줄었다는 것이다. 2016년 9월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한국
새해가 밝아 왔다. 언제나 지나간 건 묵은해고 다가오는 건 새해다. 매번 하는 새해에 각오는 묵은해가 되기 전에 벌써 온데간데없다.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그렇게 보내기를 얼마나 했던가. 세월 참 빠르다. 세월만큼 심간이 편한 것도 없을게다. 세상에 뭔 일이 있든 알 바 없다는 듯 가는 게 세월이다. 한때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고자 무던히도 애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래도 젊고 혈기 왕성하던 시절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런 것들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렇다 보니 특별하게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 없이 지내게 된다. 그렇다고 아무런 계획이나 희망이 없이 세상을 사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름의 계획이라는 것은 있다. 계획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를 않는다. 오늘은 무얼 하고 내일은 무얼 한다든지 아니면 아침에 뭘 하고 저녁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그런 당장 현실적인 삶 속에 계획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서 가는 편이다. 그러나 내가 뭘 해야겠고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계획에서는 나름 고민을 하면서 세운다. 그게 내 인생의 설계라는 거창한 계
만년의 세잔은 고향 엑상 프로방스에 위치한 생트 빅투아루 산을 즐겨 그린다. 그가 남긴 수십 점의 생트 빅투아르 산들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한편으로는 늘 한결같다. 비교적 먼저 그려진 1880년대 후반의 생트 빅투아르 산에는 좀 더 어두운 색과 분명한 윤곽선들이 담겨져 있다. 이 형태와 저 형태가 서로 싸우기라도 하듯,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이며 꿈틀거릴 것 같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조금씩 그의 작품을 알아봐주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동시대 인상파 화가들에게는 훨씬 못 미치는 성공이었다. 화가는 살롱전에서 번번이 낙선했음은 물론이고, ‘낙선전’을 함께 했던 인상파 화가들의 부류에 낄 수도 없었다. 타협을 알지 못했던 화가는 파리를 등지고 고향으로 내려와 똑같은 대상을 반복해서 그리고 또 그린다. 이후 화가의 개성이 살아날수록 산 주변의 지형과 식물들의 윤곽선은 뭉개져갔고, 심지어 어떤 작품에서는 생트 빅투아르 산마저 땅, 하늘과 함께 덩어리져 버리곤 했다. 더 이상 생트 빅투아르 산은 작품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대신 대담한 화가의 터치와 함께 펼쳐지는 색의 향연이 전면에 드러난다. 변화는 조금씩 이루어졌다. 약간의 선을 뭉개
거꾸로 福 /마경덕 동네 자장면 집에 福자가 거꾸로 서 있다 오가며 만나는 뒤집힌 바로 선 福은 들어오자마자 바로 나간다는데 뒤집히고 거꾸로 처박혀야 福이 온다는데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속 좀 그만 뒤집으라 했고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개골창에 그만 처박히라고 했다 뒤집히고 처박혔지만 우리 집엔 福이 오지 않았다 금주를 맹세한 남자들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 마경덕 시집 ‘사물의 입’ 중에서 사는 것이 고단해서 술을 마셨을 것이다. 동네에서 술을 많이 마신 남자들은 하나 둘 죽어나갔다. 길에서 술 취한 아버지를 만나면 반가움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늘 난감한 표정이었다. 똑바로 서 있으면 들어오자마자 바로 나간다는 福, 그래서 뒤집히고 거꾸로 처박혀 바로 나가지 않기를 바라는 자장면 집의 福. 얼마나 간절하면 어머니는 두 손을 싹싹 빌듯이 빌면서 福을 기원했을까. 술 취한 아버지는 어머니 속을 뒤집고 술 취해 개골창에 처박힌 할아버지는 할머니 애간장을 녹였다. 외줄을 타듯 늘 아슬아슬한, 오늘도 무사한 것이 福 아닐까. /김명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