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수호자 논쟁’.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인 1931년경 칼 슈미트(C. Schmitt)와 한스 켈젠(H. Kelsen) 사이에 벌어진 논쟁이다. 한 명은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중립적 권력인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한 명은 대통령, 의회, 사법부, 헌법재판소 모두 헌법의 수호자이고 특히 헌법재판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했다. 과거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던 대통령이 헌법의 유일한 수호자인양 떠들며 대통령의 결단을 따라야 한다는 논지의 주장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2달 넘게 탄핵정국을 걷고 지금 현 시점에서는 더욱 공허하게 들린다. 필자가 대학교 학부 시절 헌법교수님이 강조한 말씀이 기억난다. “헌법의 최종적인 수호자는 국민이다. 굳이 국기기관 중 헌법의 수호자가 누구인가를 꼽는다면 헌법재판소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은가!” 헌법재판소. 1987년, 이른바 ‘87항쟁’을 겪은 대한민국 국민은 제9차 현행 대한민국헌법은 헌법재판소 제도를 도입했다. 기본권보장과 헌법수호에 보다 효과적인 권력분립의 장치로써 선택했다. 1987년…
1830년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발표되었을 때 비평가들은 작품을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었다. 시체 더미를 넘어서며 민중을 이끌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전혀 아름답게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주류를 이루고 있던 신고전주의 회화에서는 여인들이 대개 이상적인 균형과 절제미를 지닌 매끄러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삼색기를 들고서 민중의 기수 역할을 하는, 화면 중심에 위치한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건장했고, 반쯤 벗겨진 드레스와 드러난 몸에는 얼룩이 묻어 있으며, 겨드랑이에는 털까지 나 있었다. 작품을 보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들라크루아는 이미 대세적인 화가였으며, 그 이전에 발표했던 ‘키오스 섬의 학살’, ‘미솔롱기 폐허의 그리스’와 같이 다른 지역의 전쟁이나 혁명을 다룬 작품들로 대중들의 큰 반응을 이끌어낸 적이 있었다. 수십 년째 혁명과 반동이 반복되는 시국에 이성과 균형을 외치는 신고전주의 화풍은 지친 대중들의 정서를 전혀 반영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신고전주의 회화는 권력과의 유착관계로 신진 화가들의…
‘곳간’을 채우려는 과세자 입장에선 아무리 많이 걷어도 부족한 게 세금이다. 그러다 보니 한 푼이라도 더 긁어내려는 희한한 명목의 세금을 수없이 양산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나 공통이다. 역사도 인류만큼이나 오래됐다. 1세기 로마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공중변소에서 수거한 오줌으로 양털의 기름기를 제거했던 섬유업자들에게 물렸다는 오줌세를 비롯 러시아 귀족들에게 부과한 수염세, 17세기 프랑스의 창문세, 공기세, 독일의 매춘세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65년 전인 1951년 지방세법 개정 이전 일부 지방에 요정 출입자에게 물리는 입정세(入亭稅)를 비롯 전봇대에 매기는 전주세, 개주인에게 부과하는 견세 등이 있었다. 피아노와 선풍기가 귀하던 시절이라 피아노세와 선풍기세를 받기도 했다. 요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선진국의 경우 건강과 관련된 비만세 탄산음료세 포테이토칩세 선탠세 트랜스지방세 같은 기발한 세목이 잇따라 추가되고 있어서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세금을 거둔다는 명분 때문에 비교적 조세저항이 적은 편이라 지구촌 파급 효과도 크다. 하지만 세금에는 무슨 명목을 갖다 붙여도 불만이 생겨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김왕노 애초부터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이건 처녀에게 폭력적인 것일까, 언어폭력일까. 내가 알던 처녀는 모두 아줌마로 갔다. 처녀가 알던 남자도 다 아저씨로 갔다. 하이힐 위에서 곡예하듯 가는 처녀도 아줌마라는 당당한 미래를 가졌다. 퍼질러 앉아 밥을 먹어도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 아저씨를 재산목록에 넣고 다니는 아줌마, 곰탕을 보신탕을 끓여주고 보채는 아줌마, 뭔가 아는 아줌마, 경제권을 손에 넣은 아줌마, 멀리서 봐도 겁이 나는 아줌마, 이제 아줌마는 권력의 상징, 그 안에서 사육되는 남자의 나날은 즐겁다고 비명을 질러야 한다. 비상금을 숨기다가 들켜야 한다. 피어싱을 했던 날들을 접고 남자는 아줌마에게로 집결된다. 아줌마가 주는 얼차려를 받는다.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란 말은 지독히 아름답고 권위적이다. 어쨌거나 아줌마는 세상 모든 처녀의 미래, 퍼스트레이디 이른바 ‘퍼스트레이디’의 시대다. 낡고 퍼진 이미지를 떠올리던 ‘아줌마’라는 단어는 더 이상 ‘언어폭력’이 아니다. 당당한 ‘처녀의 미래’다. 아줌마는 ‘권력의 상징’이다.
요즘 시국과 맞물려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는 ‘더 킹’이다. 사법고시 합격 후 평검사에서 부장검사, 검사장, 검찰총장에 오르고 정권의 줄타기를 잘 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까지 진입하는 ‘정치검사’들의 이야기는 현실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 권력 상위층인 검찰 조직을 풍자했다. 비록 영화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하는 김기춘·우병우씨 등의 인물들이 떠오를 정도다. 한국의 사법 질서를 유린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사법고시 선후배로서 법 위에 군림해왔다. 노무현 정부는 이런 검찰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도입했다. 이 법률안은 국회에서 통과돼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사법고시는 올해 2017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대신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3년 과정의 로스쿨을 졸업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법조인이 될 수 있다. 로스쿨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경제, 경영, 외교, 의학,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를 전공한 법조인을 배출할 수 있다. 법 밖에 모르는 법조인이 아니라 각 방면의 전문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법고시를 완전히 없애고 로스쿨만 남게 되면서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법시험 존
최근 경기도내 7개 연구기관이 ‘경기도 공공기관 협력연구 협약’을 맺었다. 경기연구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경기복지재단,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으로 경기도의 각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주요 기관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기관들은 사회·경제·기술·복지·농업 등 전 분야에 대한 통섭연구를 진행키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통섭연구란 학문끼리의 융합을 통해 지식을 통합해 살펴보는 학제간 연구를 말하는 것으로 최근 모든 분야의 연구에 있어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기도내 연구기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통섭연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발전의 속도와 넓이가 이전과 달리 상상할 수 없이 발전하고 있는 21세기 사회에 경기도민 전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이러한 통섭연구를 위한 협력체계가 더 이전에 구축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와 같은 연구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에 대한 연구의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다. 경기도에 살고 있지만 자신이 경
‘디지털인문한국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교육부의 코어(인문역량강화)사업으로 새롭게 설립된 한국외대 디지털인문한국학 융합전공·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 주제였다. ‘디지털인문학과 역사학의 변화’, ‘디지털과 아날로그, 인문학과 과학기술 융합시대의 한국학’, ‘디지털 인문한국학이 나아갈 방향’, ‘해외 한국학과 디지털인문학’, ‘디지털인문학 논의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역사학에서 문화콘텐츠학, 그리고 다시 ‘디지털기술 기반 문화콘텐츠학’이라 할 수 있는 지식콘텐츠학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 또한 디지털인문한국학 융합전공에 거는 기대로 세미나에 참석했다. 필자가 동료들과 함께 기초를 세우고 있는 지식콘텐츠학 전공은 지식 표상과 처리 능력의 함양을 위해 통계학과 프로그래밍은 물론 온톨로지, 위키, 전자문화지도 등의 지식 망에 대한 다양한 정보/디지털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우선, 디지털인문학 교육의 첫걸음인 위키 콘텐츠 제작기술을 배우면서 용인중앙시장(2015년…
최근 6년간 경찰에 허위신고로 접수된 건수가 4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촌각을 다투고 신속하게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할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곳이 현실화되고 있다. 112 신고 전화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비상벨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허위신고로 인해 다른 사람의 안전이 위협받고 경찰력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경찰청에 접수된 112 허위신고는 3만8천385건이다. 이 가운데 형사입건 된 건수는 2천401건에 불과하고, 경범죄를 적용해 벌금, 구류, 과료 처분한 것도 9천949건에 그치고 있다. 허위신고는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적용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한,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도 2013년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허위신고자에게 6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처분할 수 있다. 하지만 112 허위신고로 구속된 건은 87건에 불과하다. 허위신고는 타인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빼앗고, 국민들의 혈세와 경찰력을 낭비를 초래하는 심각한 범죄임에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봄을 맞이하려 만물이 기지개를 펴는 요즘, 개학과 아울러 졸업식 시즌도 시작돼 각 학교마다 한창 분주한 때다. 강당의 대형 스크린에 3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담은 영상이 띄워지자, 228명의 졸업생들은 영상에 나오는 자신들의 모습에 옆 친구들과 추억을 회상하며 재잘거린다.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삼삼오오 서 있는 가족들의 눈빛에서는 자녀에 대한 대견함과 학교생활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교가제창을 마지막으로 졸업식은 차분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지난 2일 군포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의 모습이다. 온 몸에 밀가루를 뿌리고 계란을 투척하는 등의 졸업식 뒤풀이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폭력적인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학생과 교사 및 가족 간에 조용히 축하하며 단출하게 보내는 추세이다. 오히려 누군가 소란스런 뒤풀이를 하려 하면, 주위에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라 밀가루를 들고 있는 용감한(?) 학생은 거의 볼 수 없고, 계란까지 귀해진 요즈음, 졸업식에서 계란 구경이 더 힘들 거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마저 나온다. 학생들의 질서 의식 수준도 점점 높아져 졸업식이 갈수록 합리적이고 평화로워지고 있는 건 참으
2015년 서예식 교장 부임 이후 문화예술 교육에 집중적 투자 지난해 교육부장관상도 수상 관현악단, 인근 학교와 연계 200여명 연합 연주로 박수갈채 난타반 운영해 재능기부 펼쳐 학생들 아이디어로 벽화 작업도 수원 매원중학교는 지난해 말 열린 교육부의 ‘전국 학교예술교육 우수사례 성과발표회’에서 ‘예술로 행복한 학교’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처음 실시한 ‘예술드림학교’중 한 곳으로 선정된 매원중은 인근 초·중·고등학교와 연계한 ‘2016 예술드림학교’를 모범적으로 운영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그간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여자 하키부’로 이름을 알려왔던 매원중이 한 해만에 전국 최고 수준의 예술교육 운영 학교로 선정된 데는 지난 2015년 부임한 서예식 교장의 의지와 노력이 컸다는 평가다. 교육 현장에서 ‘알파고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 교장은 ‘미래에 어떤 직업이 생겨날 지 예측이 어려워진 지금, 감수성과 창의성을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