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역에서 /오민석 북청 간이역 붉은 철로 사이에 민들레 피어있다 기차가 지나간다 잠시, 아주 잠시 흔들리는 꽃잎들 나는, 폐허, 라고 쓴다 나는, 상처, 라고 쓴다 다 지나갈 것이다 지나갔으면 좋겠다 잠시, 아주 잠시 흔들리다가 다시 돌아오고 싶다 - 오민석 시집 ‘그리운 명륜여인숙’ 인류의 역사든 한 나라의 역사든 모든 역사에는 기록되지 못한 사실들이 너무도 많다. 기록자의 편파적 견해나 오만 혹은 불성실이나 기술의 한계에 의해 누락된 사실들은 ‘폐허’에서, 그것도 그 주변부에서 잔해로 떠돌다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무의미로 치부되어 소멸된 것들이 역사의 모태가 아닐 것인가. 개인의 역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간이역 같은 것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고속철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간이역에서의 잠시의 하차가 우리의 삶의 여정을 진정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의 역사에서 기억되지 못한 간이역들은 얼마나 안쓰럽고 애잔했던가. 그 ‘폐허’ 속에서 여전히 ‘상처’로 남아 흔들리고 있는 내 삶의 잔해들. 비록 다시 돌아와야 하지만, 잠시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엊그제 구속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0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증거인멸의 시도가 있었다는 점도 참고됐다. 탁월한 법 지식으로 무장한 노련한 김 전 실장은 물론이거니와 조 장관 역시 현직 장관으로는 최초로 구속 수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조 장관은 즉시 사의를 표명했고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이를 수리했다. 법원으로부터 이들 두 사람에 대해 구속을 이끌어낸 박영수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는 실패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수사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지시를 부인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정황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는 등 활력을 찾게 될 전망이다. 이들에 대한 구속수사과정에서 혐의를 서서히 입증할 수 있는데다 수사의 범위마저 한층 더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실장이 문체부 인사나 각종 인사 또는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설 명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을 맞아 상품권 등 선물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더불어 인터넷사기도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남부지역에 설명절을 전후한 시점(2016년 1월18일∼2월17일) 인터넷사기 신고는 906건으로 월평균 810건보다 12%(96건 증가) 가량 늘어났다. 명절전후 인터넷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누리꾼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지나치게 싼 가격을 제시하면서 직거래 현금을 제안하는 사람은 일단 의심해야한다. 부득이하게 직거래를 하는 경우 직접만나 물품을 받는 것이 좋으며, 인터넷 안전거래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모바일앱 ‘경찰청 사이버캅’으로 판매자 계좌 및 전화번호 등을 조회해 보는 것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스미싱은 휴대전화로 명절인사, 무료쿠폰, 돌잔치 초대장, 택배도착 등을 빙자한 메시지와 함께 온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게 되면 소액결제되거나 금융정보가 탈취되는 범죄를 말한다. 스미싱 피해는 2016년 114건이 발생되어 2015년(214건 발생)보다 47%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설명절 특수시기를 노린 범행
이제 며칠 후면 4일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비록 경제가 어렵다곤 하지만 연휴기간을 이용한 해외여행객들로 공항이 붐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8일 설 연휴를 열흘 앞둔 현재 주요 항공사들의 국제선 항공권은 대부분 80% 이상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가 지나면 전체적인 예약률이 더 상승해 국제선 항공편이 거의 만석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체불된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경기가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많은 사업주들이 파산직전에 몰려 임금지급을 미루고 있다. 특히 영세사업장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최근 소비 심리가 바닥으로 떨어져 회생할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데다가 탄핵 정국까지 겹쳐 걱정이 중첩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초 중소기업 2천779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7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제환경 조사’를 보면 올해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48.2%), 악화될 것(39.6%)이란 응답이 87.8%나 됐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올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에 더해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하는 것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체불 임금이 지
방금 제목을 본 독자들은 자칫 ‘식상하다.’ 혹은 ‘당연한 말이지.’라며 무심결 넘어갈 수 있다. 독자들의 생각이 맞다. 많이 들어왔던 말이라 식상하고 당연하며 기본적인 문구이다. 하지만 이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아 교통사고가 늘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아시는지. 인천 경찰은 이번 2017년 ‘생명띠·생명선’ 캠페인을 통하여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띠 매기, 정지선 지키기를 중점으로 추진해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가 안전띠 매기를 생활화 하고 모든 운전자는 보행자를 보호·배려하기 위해 정지선을 지키자는 슬로건으로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두달 간 보행자 보호불이행을 단속해 온 결과 15년 동기간 대비 교차로 교통사고 건수는 인천 전체 22.3%가 감소했으며 남동구에서는 15.7%가 감소했다. 물론 단속만으로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것은 편향적인 생각이지만 단속에 우선하여 홍보 활동이나 시설 개선이 어우러진다면 한층 더 안전한 남동구가 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인천 경찰에서는 이번 한 해 동안 ‘생명띠·생
아동·청소년기는 신체적 발달뿐만 아니라 정서·행동적 발달 또한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잠재되어 있는 정신건강문제는 이후 성인기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 5명 중 1명이 정신건강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10명중 1명이 전문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중 실제로 서비스를 받는 경우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청소년건강행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스트레스 인지율이 남학생 29.6%, 여학생 41.7%, 우울감 경험율이 남학생 19.7%, 여학생 27.8%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률은 남학생 9.6%, 여학생 13.9%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들 중 최하위이다. 학교는 아동·청소년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며, 발달 및 사회화의 주요한 장소가 된다.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또한 학교 환경 속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보편적이고 예방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교육 과정 안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이해하
맹자는 항심(恒心)이란 도덕을 지키려는 마음, 법을 지키려는 마음,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는 마음이라 했다. 그러면서 ‘거짓’은 항심을 잃었을 때 나온다고 설파 했다.옛 선현들은 일찍이 이런 진리를 깨닫고 불항기덕(不恒其德))하면 혹승지수(或承之羞), 즉 “항심을 잃거나 변하면 반듯이 수치스러운 일을 당 한다”고 했다. 서양에서도 거짓말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고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와 파멸의 길을 걷게 한다는 진리를 똑 같이 인식하고 있다. 해서 거짓 행위 자체를 ‘악(惡)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철학자 몽테뉴는 거짓말을 “저주받은 악”이라 정의했다. 악의적 모함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하는 거짓말을 빗댄 표현이다. 괴테는 “영혼을 갉아먹을 정도로 남을 해치는 무형의 무기”라며 “매우 간악한 것이다”라고 했다. 심리학자 폴 에크먼 교수는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속이는 기쁨”이 존재해서라고 했다. 거짓말을 통해 남을 속이면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있다는 우월감을 느끼고 자존감 유지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낳는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조그만 사
느낌이 좋은 사람 /권현형 봄눈은 바라보는 자의 눈동자에 쌓인다 첼로와 하프를 위한 흰 눈의 낙법(落法) 저 장엄한 서사의 주인공은 봄눈 내리듯 깨끗이 사라지는 이마 자기 발자국 소리를 천둥처럼 듣는 자 나비, 나비의 흰 망령(亡靈)들 찍히는 자의 혼을 들여다보느라 사진 찍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사진작가의 눈 느낌이 좋은 사람과는 밥을 함께 먹지 않겠다고 고집 부리는 너의 이마 위에 봄눈이 내린다 시는 글로 쓰는 그림이라고도 한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봄눈이 내리는 풍경이 그려지는 시다. 나비의 혼령처럼 사뿐사뿐 봄눈 내린다. 섣부르게 기지개를 켜려던 꽃망울, 기침을 하던 새싹 위로 내리고 있다. 오랫동안 천천히 들여다봐야 할 봄눈을 시인은 느낌이 좋은 사람이라 했다. 사람을 마음에 두면 그 사람만을 쫓아 눈이 따라가듯, 봄눈 내리는 풍경이 가슴으로도 가득 안겨온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며칠간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그러고 보니 대한 추위인가보다. 포근한 겨울이라 안심을 했더니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그래도 겨울이란 이름값을 할 모양이다. 예년에 보면 소한 추위가 대한 추위보다 더욱 거칠어서 흔한 이야기로 대한이가 동생 소한이네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거니 소한 추위에는 얼어 죽은 사람이 있어도 대한 추위에는 얼어 죽은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겨울 추위를 이겨내라고 어른들이 해주시던 말씀이 기억이 난다. 그러나 올겨울은 소한이가 형 대한이로부터 한수 배우는 그런 겨울나기인 것 같다.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다 별안간 강추위가 와서 그런지 주변에 감기 환자가 많이 눈에 띈다. 우리 집에도 엊그제부터 아버지가 감기로 인해서 힘들어 하신다. 기침이 심해져 숨쉬기조차 불편해 하신다. 아무래도 병원에 모시고 가야겠다 싶어 말씀을 드리고 용하다는 동네 의원으로 모시고 갔다.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일찍 오신 분들이 여러분 있는데 대부분이 노인 분들이시다. 언제나 그렇지만 특히 추위에는 연로하신 분들이 더 힘든 계절인 듯 싶다. 한참을 기다려 차례가 왔다. 평소 알고 지내는 원장님이라 아버지를 모시고 진료실로 들어가니 반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