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후의 날 같았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간) 벌어진 폭탄테러 목격자들은 이 같은 말로 참상을 전했다. 영국군 통역사로 일했던 한 남성은 가디언에 "사방에 부상자가 있었다"면서 '최후의 날'(Doomsday)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탈출을 희망하며 배우자와 3개월 된 딸을 데리고 공항 근처에 머물다가 이번 테러를 목격했다. 다른 남성은 로이터통신에 "폭발이 일어난 순간 내 고막이 터져나가고 청력을 잃은 줄 알았다"며 "토네이도에 비닐봉지가 휩쓸리는 것처럼 시체와 신체 조각들이 공중을 날아다녔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특별이민비자(SIV) 보유자로 공항 진입을 위해 이번에 폭탄테러가 발생한 장소 중 하나인 공항 주요 출입구인 애비 게이트에서 10시간을 대기하고 있다가 참사에 휩쓸리게 됐다. 폭발이 발생한 곳에서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던 한 남성은 뉴욕타임스(NYT)에 "(폭발이 일면서) 우리는 땅바닥에 쓰러졌고 외국 군인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폭탄테러가 벌어졌을 당시 "사람들이 밀집해 있으며 서로 밀치는 상황이었다"면서 "폭발이 일었을 때 나도 사람들 가운데 갇혀있었다"
26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는 두 차례 폭탄테러 이후 공항은 한층 아비규환 상태에 빠졌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테러 직후 촬영한 영상이 확산하며 참혹한 현장과 절규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그대로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공항 애비게이트 부근 도랑에 각종 쓰레기와 피 흘린 시신들이 한데 쌓여 오수에 잠겨 있었고, 담벼락 위에도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시민들은 그사이를 걸어 다니며 쓰러진 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거나, 시신 더미에서 누군가를 끌어내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이들은 믿기지 않는 듯 참변 현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영상을 촬영하던 남성은 주위 상황을 찍으면서도 끝없이 흐느꼈다. 이날 미국 CBS 방송은 아프간 보건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테러로 사망자가 90명, 부상자가 150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힘든 하루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후 5시 25분께 백악관 이스트룸 연단에 섰다. 미군을 포함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자 예정에 없던 연설 일정을 서둘러 잡은 것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이스트룸에 들어선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입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조는 어느 때보다 강경했다.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고 끝까지 쫓아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테러 배후로 지목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해 공격 계획을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테러리스트에 저지당하지 않겠다며 대피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강경한 어조 사이로 감정에 북받쳐 목멘 모습도 보였다. 취재진과의 문답 과정에서는 애초 탈레반과 평화합의를 맺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다가 "최근 일어난 모든 일은 근본적으로 내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프간전 종전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며 연설과 문답을 맺었다. 그는 "여러분, 20년의 전쟁을 끝낼 때였다"는 말을 남기고 퇴장했
한국 정부가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에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을 수용하기로 하는 등 아프간 피란민 대피에 관여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감사의 뜻을 밝혔다. 미국 합참 행크 테일러 소장은 25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의 공수 지원과 관련해, 우리의 (아프간) 피란민 대피에 기여해준 데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 보복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과 그 가족 391명은 우리 군 수송기를 타고 한국시간 26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정부는 한국을 도운 이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은 물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물론 한국 정부에 협력한 아프간인이 아닌 여타 피란민의 경우 한국 땅에 수용되지 않고, 미국으로 향하는 중간 기착지로 한국이 활용되지도 않는다. 이어 테일러 소장은 '북한이 탈레반을 지지하는데 한국의 피란민 공수와 관련한 대북 모니터링을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하는 어떤 것이든 경계 유지를 확실히 하는 임무 속에서 감시하고 있다"며 "사령부의 임무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
일본에서 구급 이송할 병원을 확보하지 못한 의식 불명의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병원들은 열이 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목숨이 위독한 환자를 거부했다. 이는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으로 응급 의료 체계가 부분적으로 마비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26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이달 18일 오후 9시 15분께 일본 수도권인 지바(千葉)현 이치카와(市川)시의 한 주택에서 남성이(63)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친족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으나 바로 병원으로 옮기지 못했고 결국 사망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성은 의식이 없었고 체온이 38.9도까지 올라가는 발열 증상이 있었다. 소방당국이 남성을 이송할 병원을 물색했으나 '원인 불명의 발열이 있으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30여 개 병원으로부터 수용을 거절당했다. 남성은 신고 후 거의 4시간이 지난 익일 오전 1시 5분께 집에서 약 50㎞ 거리에 있는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이 확인됐다. 뇌출혈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발열이 있으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기 때문에 받아줄 곳을 찾기가 매우…
한국 정부와 기관에 협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으로 이송되는 아프가니스탄인 380여명은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체류자격과 처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과거 아프간 내 한국 대사관, KOICA(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등에서 근무한 아프간인과 그 가족 380여명을 군 수송기를 통해 26일 국내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법무부는 아프간 협력자들이 국내에 입국하면 우선 최장 90일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단기비자(C-3)를 발급하고, 이후 장기체류 비자로 일괄 전환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아프간 협력자들의 이송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난민' 자격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입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법적인 지위는 달라도 이들에게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체류자격과 각종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받으려면 난민법에 따라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에 별도로 난민 인정을 신청하고 법무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를 통과해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장기체류가 가능한 거주비자(F-2)를 받는데 이 경우 취업이 가능할 뿐 아니라 사회보장, 교육 지원, 사회적응교육, 직업훈련, 생계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프
평균 나이 8살의 중국 아이돌 그룹 '천부소년단'(天府少年团)이 아동 착취 비판에 데뷔 5일 만에 해체됐다. 25일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천부소년단의 소속사는 전날 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그룹 해체 소식을 발표했다. 소속사는 성명에서 "내부 논의를 통해 천부소년단을 해체하고 후속 작업을 성실하게 진행하기로 했다"며 "사회 각계와 네티즌의 비판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7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천부소년단은 지난 20일 데뷔와 동시에 논란에 휩싸였다. 평균 나이가 8살로 가장 나이가 많은 멤버가 11살이고, 최연소는 7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어린이들의 데뷔에 깜짝 놀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어린이를 돈벌이에 이용한다"며 아동 착취라는 비난도 했다. 언론도 비판에 가세했다. 중국중앙(CC)TV는 논평에서 "아이들을 절대로 돈벌이로 만들지 말고, 인생의 길을 찾기 전에 데뷔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도 "어린아이들을 아이돌로 육성하는 것은 사실상 아동학대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이 24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국민 등의 대피 시한 연장 문제를 논의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연장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31일 철수 시한을 고수한 데 따른 것으로, 아프간 사태로 불거진 미국과 서방 선진국 간 균열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7 회원국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그간 자국민과 아프간전에 협력한 현지인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나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G7 회의 전부터 더 많은 사람이 탈출할 수 있도록 시한을 미룰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시한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고집에 막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8월 31일까지 대피 종료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를 위해 탈레반의 계속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 시한 연장이 필요한 상황을 대비해 관계부처에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는 점도 설명했지만 방점은 시한 준수에 있었다. 이렇다 보니 G7 성명에선 당면한 우선순위가 안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기로 한 엘살바도르가 내달 비트코인 본격 통용을 앞두고 준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전국 곳곳에 200대의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고, 50곳의 지점도 개설한다고 밝혔다. 고객들은 ATM과 지점을 통해 수수료 없이 전자지갑에 있는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의 또 다른 법정통화 미국 달러로 인출하거나, 혹은 달러를 전자지갑 내 비트코인으로 입금할 수 있다. 중미 엘살바도르는 부켈레 대통령 주도로 지난 6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7일부터 비트코인이 달러와 더불어 법정통화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미국 등에 있는 이민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돈이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고 편리한 송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 국민은 송금 수수료로 매년 4억 달러(약 4천670억원)를 지불한다. 이것만 아껴도 국민에게 엄청난 이익"이라며 "또한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더 안전하고 실용적"이라고 강조했다. 엘살바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시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에 정식 승인을 내리면서 미국에선 정체됐던 백신 접종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대행은 이날 화이자 백신을 정식 승인한 뒤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가 미국인들이 이 백신에 확신을 가져도 좋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우드콕 국장은 "FDA가 (정식)승인한 첫 코로나19 백신으로, 대중들은 이 백신이 안전성과 효과, 제조 품질에 관한 FDA의 최고 표준을 충족한다는 것에 확신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식 승인이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벌이는 싸움에서 "중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DA가 정식 승인한 백신과 긴급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똑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졌고, 백신 1·2차 접종 때 서로 뒤섞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FDA는 이날 정식 승인 뒤 이번 조치가 신속하게 내려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24시간 일하며 화이자의 데이터 외에도 자체 분석을 통해 이런 주요 사안을 심사할 때 통상적으로 걸리는 시간의 약 40% 만에 정식 승인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화이자 백신은 작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