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주요 도시들이 ‘지역순환형’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역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자원의 지역 내 조달 비중이 높고, 또 투자가 지역 내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고용과 소득이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경제시스템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지자체가 지역의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용해온 대표적인 정책수법은 공공투자와 공장유치였다. 그러나 공공투자는 지자체의 대규모 채무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방대한 재정지출을 동반하는 공공투자에 의한 지역경제 활성화책은 지금 우리 지자체의 살림살이 형편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할 수도 없고, 또 생각할 수도 없는 정책 기조임에 틀림없다. 또 국제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각 도시의 공장유치 또는 외자유치 대결 양상을 보면, 기업을 유치하거나 또 유치한 기업을 잡아두기 위해서 지자체가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예를 들어 지자체가 외국기업을 지역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그 기업의 본사가 들어오지 않는 한 해당 지역경제에 대한 효과는 극히 미미하거나 꽤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역개발에 관한 기존의 정책 기조를 넘어
사람이 세상에 낯을 들고 사는 것이 부끄러움을 표현한 말이다. 군자는 비록 궁하다 해도 亡國之勢(망국지세)에 처하지는 않으며 비록 가난해도 亂君之祿(난군지록)은 받지 않는다. 이 말은 ‘형세가 기울었다고 해서 아첨하거나 비굴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난세에 높임을 받고 폭군에 동조하는 것을 군자는 수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史記(사기)에 項羽(항우)장사와 관련한 내용이 있다. 劉邦(유방)과 항우가 밀고 밀리는 싸움에서 1천명에 가까운 항우의 군대가 전멸해 20여명만이 항우를 따르고 있었다. 이때 진퇴양난에 빠진 항우가 부하들에게 “나는 군대를 일으켜 단 한 번도 패한 일이 없었다. 내가 지금 여기에서 이토록 괴로워하는 것은 하늘이 나를 멸망시키는 것이지 결코 내가 싸움에 약하거나 비겁한 것 때문은 아니다. 지금 그 증거를 보여 주겠다”라고 크게 소리 지르며 한나라 유방의 군대 속으로 돌진했으나 이미 기울어진 대세로 싸워보지 못하고 도망을 쳐 강가에 이르러 31세의 젊은 나이에 자결했다. 자결 직전에 따르는 병졸 하나 없는 자신을 돌아보며 면목이 없음을 한탄한 내용인데 실패에 실패만 거듭하고 고향에 돌아갈 면목이 없을…
오산시는 올해 크고 작은 다양한 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과도한 홍보 경쟁과 참여인원 부풀리기 경쟁 등으로 내실을 기하기보다 행사 규모만 키워 부실한 축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지방자치 행정력만 낭비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도 시는 축제가 평년 수준이면 성공했다고 자평하며 행사에 동원된 인원이나 규모만 부풀리려는 노력을 하고, 새로운 아이템이나 축제방식을 개선하지 않은 채 안주하고 있다. 또한 축제를 책임질 수 있는 책임자 위치에 있지 않으면 그 누구도 축제에 대해 평가나 발언하는 것조차 금기시 되어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시에서 개최하는 축제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춰지고 있다. 오산시의 대표 축제인 ‘뷰티축제’는 ‘뷰티’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낭비에 따른 실속이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축제 전문가나 담당자들은 새로운 아이템을 옛것과 접목해 신선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축제 책임자는 책임 소재를 만들지 않으려고 무난한 진행을 원하고, 토호 세력들은 굳어진 사고방식으로 변화를 싫어해 늘 지역 축제는 ‘그 밥에 그 나물&rsq
내년 1월1일부터 지번 주소가 사라지고 일제히 도로명 주소를 써야 한다. 불과 한 달 남짓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혼란스럽다. 택배 등 배달업이 일반화됐지만 이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정착되지 않았다. 일반 시민들은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경기도와 경인지방우정청이 지난 9월 한 달간 우체국을 통한 우편물 4억3천여만통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 가운데 16.5%에 가까운 7천만여통의 우편물만 도로명 주소가 표기됐다. 이러다가는 우편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번 도로명 주소 개편은 100여년 만에 이루어지는 큰 변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게 태반이다. 그만큼 앞으로 불편도 적지 않을 것이어서 걱정스럽다. 행정기관에서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주민들 대부분은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 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번에 바뀌는 주소체계는 단순 주소만 바뀌는 게 아니라 일제침략에 의해 강제적으로 바뀐 주소를 되찾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익숙하지 않아 도로명 주소 자체를 어려워하고 있다. 새 주소는 종전 지번 주소와 시·군·구, 읍·면까지는 같지만 리(里)와
용인시가 그동안 추진해왔던 주요 사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투융자 심사 뒤 3년이 넘도록 사업 추진이 지연된 ‘백남준 디자인 거리’ 조성사업과 ‘상현초~이현초 터널 도로공사’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가운데 백남준 디자인 거리 조성사업은 백남준아트센터와 경기도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이 들어서 있는 상갈동 일대 1.3㎞ 구간(면적 153만㎡)을 문화·관광 특화거리로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37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시는 조성 구간을 절반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따라서 벽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갤러리 회랑, 미디어벽천, 피아노길, 소리영상 상자, 광장, 예술체험이 가능한 테마어린이공원 등의 시설계획 중 일부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갈~수지 간 도로 중 상현초~이현초 구간의 도로 개설사업도 사업비 증가와 예산확보계획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시의회가 교통성과 타당성부터 재검토하라며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용인시는 예산 확보 방안과 사업의 필요성 등을 충분히 반영해 계획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심각한 재정난 때문이다. 용인시의 재정 상태는 최악이다.…
국가 공권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용될 경우에만 정당화된다. 그러나 한국의 현대사에는 정당화될 수 없는 국가 공권력의 사용이 확인되곤 한다. 2009년 1월20일 용산4구 남일당에서 철거민들을 진압한다는 목적으로 사용됐던 공력권 역시, ‘누구의 무엇을 지키기 위한 폭력’이었는지 의문투성이다. 2009년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김석기는 용산참사 진두지휘의 책임을 물어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공직에서 물러난 김석기의 이후 행보는 권력의 비호아래 곳곳에서 출몰했다.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자리를 거쳐 오사카 총영사를 지낸 이후, 2012년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경주에서 출마하는가 하면, 지난 10월16일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기에 이른다. 권력에 대한 그의 한결 같은 욕망은 지난 총선 출마 당시 “용사참사 때문에 출마하지 못한다면 억울한 일”이라며 마치 스스로를 피해자인 냥 읍소하기도 했다. 멀쩡했던 가장 다섯이 가족의 보금자리를 지키려다 국가에 의해 망자가 됐고, 이 과정에 경찰 1명도 죽었다. 다섯 가장의 유가족들은 지난 5년 동안 무더운 여름의 더위와 매서운 겨울 추위도 아
西瓜는 수박이다. 舐는 달콤한 맛을 핥아먹는다는 말이다. ‘수박 겉핥듯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다는 말은 사람들이 외모만 가지고서 무엇을 판단하고 인지하려 한다면 이는 옳지 않는 일이다’(西瓜外皮不識內美言 人不可以外貌知也). 이렇듯 사람들은 속 내용은 알지 못하면서 겉만 보고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많고 또 그렇게 한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가족끼리도 금이 가고 아픔에 이르는 결과들을 보게 되니 하물며 남들과의 관계는 말해 뭐하나. ‘말을 타고 달리며 산천을 구경한다는 뜻으로 사물을 깊이 살피지 않고 겉만 살짝 훑어 봄’(走馬看山)이 그것이고, 名馬(명마)를 고르는데 털만 보고(以毛相馬) 얼굴만 보고 사람을 고르는(以貌取人) 것이 상통하는 말들이다. 속담에도 눈먼 사람이 단청 구경하기라든가, 중은 중이라도 절 모르는 중이란 말이 있다. 여러 사람과 만나면서 살아가다 보면 깊이 있게 잘 아는 사람은 가만히 있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더 아는 척하며 떠들어대는 사람이 있다. 또 속담에 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에 구더기 스는 것은 모른다 하였듯이 겉치레나 허세는 자기를 긁어 먹는 벌레를 몸속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 불조심을 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왔다. 그러나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불로 인한 크고 작은 화재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로 인해 소중한 가족과 이웃, 친구를 잃고, 산불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작은 관심만 갖는다면 화재는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첫째는 전기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한 콘센트에 여러 개의 플러그를 꽂아 사용하는 문어발식 사용을 하지 않는다. 각종 전기기구 사용 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야 하며, 전기장판 등 발열체를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한 전선 등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가스화재 예방이다. 소방서 출동의 상당수가 음식물 취급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데 주방에서 음식물을 조리하는 중에는 절대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또한 조리기구 주변에는 가연물을 놓지 말아야 하고, 가스 사용 전·후에는 환기를 시켜야 한다. 마지막 불조심은 담뱃불이다. 통계로 볼 때 전체 화재건수의 20% 정도가 담뱃불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술에 취한 채 잠자리에서 흡연하다 발생하는 경우, 불씨를 완
/문인수 11월, 이 빈 당간지주에 뭘 걸치고 싶다. 단풍 붉게 꿈틀거리며 바람 넘어가는 저 산능선 다리 벌리고 서서 오래 바라본다. 저걸 걷어 길게 걸쳐 입고 싶다. 파장에 홀로 남아 거나하게 한잔 아, 탈진한 生의 거대한 춤, 저녁노을에다 섞어 훨훨 몸 넘고 싶다 -- 문인수 시집 ‘동강의 높은 새’ / 세계사 한 해가 저물어가는 11월의 붉은 단풍들. 굽어진 곳마다 붉게 물든 ‘산능선’은 삶의 고단함이 묻어 있는 얼룩과도 같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다보면 아침 출근길에 입었던 셔츠엔 열심히 일하고 흘린 땀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는다. 산과 산, 능선과 능선으로 이어지는 존재의 생성과 소멸. 그 사이에 ‘꿈틀거림’이 있다. 10월과 11월, 11월과 12월. 쓸쓸히 저물어 가는 환승역 같은 이 계절의 시작과 끝을, 우리는 그저 무심히 매일 걸쳐 입는 것이다.
2013년 11월19일, 오늘은 남과 북이 항로관제를 위한 직통전화를 개통한 지 15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7년 11월19일, 남과 북의 항공교통관제소 간에 직통전화가 분단사상 처음으로 개설됐다. 이 직통전화의 개통 후 1998년 3월3일, 남측의 민간항공기가 분단사상 최초로 북한의 영공을 통과했다. 이로써 남북 간에 교류협력 대화와 접촉도 촉진하는 계기가 마련됐던 것이다. 현재 판문점을 경유하는 남북직통전화는 33회선이다. 항공관제용(인천↔평양) 2회선을 비롯해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용(자유의집↔판문각) 5회선, 회담지원용(서울↔평양) 21회선, 해사당국용(서울↔평양) 2회선, 경협사무소용(서울↔개성) 3회선 등이다. 판문점을 경유하지 않는 남북직통전화도 15회선으로 별도 설치돼 있다. 즉 군 상황실용 직통전화 9회선(경의선 6회선, 동해선 3회선)과 남북열차운행용 직통전화 6회선이 있다. 그러나 지금 남북직통전화는 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불통(不通)과 공전(空轉) 속에 빠져 있다. 판문점 경유의 33회선 중에는 조절위나 경제회담 직통전화 등과 같이 당초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회선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