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추석을 맞아 시골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께 드릴 양념갈비와 불고기를 준비하기 위해 농수산물시장에 있는 정육점에 들러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샀다. 아내는 바쁘다며 청과물코너는 들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내가 그냥 둘러만 보자고 우겨 S지역에서 생산된 포도 한 박스를 샀다. 특히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당도가 높고 향이 좋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보다 비싸게 거래됐다. 그런데 그날따라 매우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서 가게주인이 맛보라고 건네준 한 알을 맛본 후 상표를 믿고 샀다. 그런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집에 와서 먹어보니 당도가 낮고 시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오는 10월 30일 실시하는 하반기 재·보궐선거는 경기 화성갑선거구와 경북 포항남·울릉선거구 두 곳에서만 실시되는 초미니 선거다. 화성갑선거구에는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민주당 오일용 후보,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가 등록신청을 마쳤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에 맞설 후보로 대어를 내어 빅매치를 노렸으나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과열, 혼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새누리당의
상강(霜降) /이상국 나이 들어 혼자 사는 남자처럼 생각이 아궁이 같은 저녁 누구를 제대로 사랑한단 말도 못했는데 어느새 가을이 기울어서 나는 자꾸 섶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뿔을 적시며>(2012년, 창비)에서 “아궁이 같다”라는 말은 낯설다. “굴뚝같다”라는 말이 기다려도 드러나지 않는 안타까움을 담았다면 이 말은 스스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대상 없는 사랑의 허전함을 오늘 우리도 아프게 겪고 있지 않은가. 그가 누구였든 가슴 속에 숨겨놓은 사람 하나가 상강 무렵이면 자꾸 떠오른다. 그래서 ‘제대로 사랑한단 말도 못했’다는 구절 앞에 털썩 주저앉는다.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아 못내 서럽다./이민호 시인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23일 남북회담본부에서 금강산기업인협의회(금기협) 소속 기업인들과 면담을 가졌다. 통일부장관이 면담한 금기협 소속의 기업인들은 금강산관광사업에 투자한 현대아산의 협력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 소속의 회원들이다. 이 단체의 회원은 현재 49개 회원사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의 가장 큰 의미는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주무부처인 통일부 장관이 금강산관광 투자기업인들과 면담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이번 면담은 앞으로 금강산관광 투자기업인들의 소망대로 금강산관광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확인한 자리였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될 때 금강산관광사업도 재개될 수 있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강산 관광의 중단 이후 5년이 넘도록 그동안 고통과 아픔을 참고 견디며 살아 온 금강산관광 투자기업인들의 가슴에 맺힌 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단 말인가? 금기협의 자료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5년 동안 회원사들의 피해액은 현지 투자비 1천700억원과 5년간의 매출 추정액 약 5천200억원 등 총 7천900억원에…
조선시대에 격쟁(擊爭)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임금의 행차 때 징이나 꽹과리를 친 뒤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는 제도다. 조선 정조(正祖) 때는 사회 기강을 위협한다며 신하들이 격쟁을 반대하자 정조는 “고할 데 없는 저 불쌍한 백성들, 저들은 실로 죄가 없다. 그렇게 만든 자들이 죄인이다”로 일갈했다고 한다. 소통을 중시했던 정조 때의 격쟁 건수는 1천300여건으로 이전보다 두세 배에 이르렀으며, 암행어사나 관리를 보내 철저히 검증케 했다. 사회가 변화해 가면서 현대적 청렴의 의미도 변화됐다. 특히 소방에서의 청렴 의미는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을 넘어 직원 상호간, 소방과 시민 간 소통의 단계로까지 진화했다. 그 답은 한 나라의 청렴도를 판단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자료가 있다. 바로 국제적인 부패 감시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1995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청렴도순위인 ‘부패 인식지수(CPI)’이다. 2012년 12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183개국 가운데 덴마크, 핀란드, 뉴질랜드가 100점 만점에 90점을 받아 청렴도가
저녁과의 연애 /강영은 저녁의 표정 속에 피 색깔이 다른 감정이 피었다 진다 보라 연보라 흰색으로 빛깔을 이동시키는 브룬스팰지어자스민처럼 그럴 때 저녁은 고독과 가장 닮은 표정을 짓는 것이어서 팔다리가 서먹해지고 이목구비가 피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는다 여럿이 걸어가도 저녁은 하나의 눈동자에 닿는다 빛이 굴절될 때마다 점점 그윽해져가는 회랑처럼 그럴 때 저녁은 연인이 되는 것이어서 미로 속을 헤매는 아이처럼 죽음과 다정해지고 골목이 점점 길어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 -‘詩로 여는 세상’ 2013년 여름호 저녁은 ‘해질 무렵부터 밤이 오기까지의’를 이른다. 빛이 물러가고 어둠이 다가오는 사이의 시간이다. 경계의 시간은 낯설다. 지나간 것과 다가올 것 사이에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이 있다. 여기가 어딜까,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어디로 가야할까. 주변에 대한 낯설음과 자신에 대한 의문으로 인해 ‘팔다리가 서먹해’진다는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다. 자신의 수족을 서먹하게 여기는 감정이란 얼마나 고독하고 불안한가. 시인은 꿈을 꾸듯 낯선 저녁과의 만남을 ‘연애’라고 표현함으로써 긍정적…
엊그제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던 3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전체 인생의 반이 지나는 나이가 바로 30대지만 내면의 고민은 목숨을 담보로 할 정도로 복잡한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30대는 20대 풋풋한 젊음으로 품었던 “뭐든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어느덧 “모든 걸 해야 한다”로 바뀌는 시기다. 또 현재 몸담고 있는 길을 그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 연령대이기도 하다. 때문에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매우 큰 세대다. 내 인생에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진정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 내게도 사랑이 올까? 등을 고민하며 방황하는 세대 또한 30대다. 비록 짧지만 수년간 사회경험을 해서 20대와는 다르고 육체적 정신적 노화가 덜 진행돼 40대와도 구별된다. 하지만 가끔 나에게 마흔이란 나이는 절대로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살기도 하는 보헤미안이 30대다. 이런 30대지만 사실 시간은 없다. 그런데도 미래를 위해 해야 할일은 너무 많다. 수명은 계속 늘어나지만 연장되지 않는 정년을 감안, 3
이틀을 꼬박 앓던 아내가 사과가 먹고 싶단다. 한밤중에 마트에 간 이유다. 구토를 동반한 두통으로 몸앓이를 심하게 한 것을 옆에서 뼈저리게 지켜본 터라 서둘렀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내가 원할 때를 기다려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라, 세 군데를 돌아다녀 가까스로 구입했다. 어두워서였을까. 집으로 돌아와 사과 박스를 열었을 때 대부분이 상해 있었다. 그나마 제 모습을 갖춘 몇 알을 깎아 아내의 입에 넣는 것으로 남편의 도리를 다했다. 누가 이 많은 사과를 상하게 했을까.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 잠든 아내를 뒤로 하고 찬찬히 사과 박스를 살폈다. 진원지는 예상처럼 사과 하나에서 출발했다. 당연, ‘썩은 사과 이론’이 떠올랐다. ‘한 개의 썩은 사과가 상자 속 다른 사과들도 썩게 한다’는 논리다. 우리에게는 ‘애치슨라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외교 전문가 딘 애치슨은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이런 연설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개의 썩은 사과가 상자 안에 있는 신선한 사과를 모두 썩게 한다.” 그의 말은 ‘썩은 사과 이론’이라 불리며 21세기에까지 즐겨 인용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우물을 흐린다’는 우리 속담과 격을 같이한다. ‘소수가 다수에게…
21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 내용은 고용률 확대를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임금과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에 있어서 차별이 없고 기업주가 필요로 하고 근로자가 원하는 시간에 일하는 정규직 일자리다. 다시 말하자면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정규직과 차별 없고 정년도 보장되는 정규 일자리다. 그런데 사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기혼 여성의 전일제 근무가 어렵기 때문에 시간제로 전환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자신의 전문분야를 더 공부하려는 청년들에게도 유용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8월16일 인천시청에서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부가 확산을 추진 중인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의 명칭을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바꾸자고 제안한 바 있다. 시간제 일자리라는 것이 좋게 어감이 와 닿지 않는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바꾸자는 아이디어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경기도가 적극 나섰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노·사 모두에게 나쁘지 않다. 이
용인 역북 도시개발사업의 토지매각과정에서 사업 시행사 대표들이 서로 짜고 뇌물상납계획과 매각공고 조작 등을 논의한 사실이 녹취파일을 통해 드러났다.(본보 22일자 1면 보도) 공개된 녹취파일 내용대로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내용 중에는 용인도시공사 간부에게 돈을 전달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걸도록 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사전 각본대로 들러리를 세우거나 밀어주기를 통해 매각공고 무력화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경쟁 입찰을 가장하기 위해 나머지 업체가 들러리를 서거나 저급한 방법으로 단독입찰이 가능하도록 져주기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천300여억원의 대형 토지매각사업 입찰이 일부 시행사의 담합과 뇌물상납 놀이터로 전락한 꼴이다. 용인도시공사는 지난 1월22일 용인 역북지구 내 B블록(5만5천636㎡) 일반 매각공고를 낸 뒤 23일 취소했다. 25일 재차 공고를 냈다가 3일 뒤 취소하고 당일 제안방식으로 재공고, 단독 입찰한 K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선정과정이 녹취파일을 통해 시행사 대표들 간에 오고간 대화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그것도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예측대로 이루어졌다. 사전에 용인도시공사…